깻잎 장아찌

다듬지 않은 깻잎 한 봉지 집에 가져와 저울에 달아보니 300g, 한 장 한 장 20장씩 차곡차곡 쌓았더니 예상보다 많아 170 여장 된다. 천 원의 행복이다.

어릴 때 엄마는 가을이 되면 누렇게 익은 깻잎을 따다 실로 묶어서 무쇠 가마솥에 삶았다. 삶은 깻잎은 수분을 최대한 제거하고 막장에 장아찌로 재서 1년 동안 밑반찬으로 주었는데 요즘 살림 구조에서는 그런 맛을 낼 형편이 안 된다.

생 깻잎을 조리할 때 양념을 많이 넣으면 처음 먹을 땐 좋아도 조금 두면 곰팡이 밥이 되었다. 곰팡이 안 나게 하려 이 궁리 저 궁리 소금 많이 넣고 물을 끓여 부을까~ 간장을 끓여 부을까~ 그러나 너무 짜도 안 먹게 되니 전쟁 통 밑반찬도 아니고 안 먹으면 무슨 소용인가. 언젠가 액젓과 간장 등에 취향대로 조미료 더하고 올리고당이나 물엿을 첨가하니 곰팡이가 안 생기던 경험이 떠올랐다.

 

소금과 액젓 가미해 끓인 물 식혀서 식초와 올리고당 첨가하고 손질해 놓은 깻잎에 부었다. 서너 시간 지나 깻잎이 절여지면 물만 따라서 한 번 더 끓어서 식혀 부었다. 이렇게 하니 간이 약해도 곰팡이 나지 않고 우기 내내 부담 없는 밑반찬이 되어 가성비 최고가 되었다.

저장식품일수록 첨가물을 최소화해야 맛이 변하지 않고 오래간다. 소금, 액젓, 식초, 올리고당 등 양념은 살림하는 집은 주방에 늘 비치되어 있는 상비 양념이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신성자 주주  slsoc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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