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모성과 모성 구분

 

               생명모성-모성 @ 필자
               생명모성-모성 @ 필자

이 글은 생명모성 교육 철학의 기본을 밝히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생명모성 교육철학은 앞서가는 한국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이고, 한국인들 안에서 자생해 온 인생철학을 바탕으로 정립된 것이다. 생명모성 교육철학은 주체 의식과 공동체 의식을 조화롭게 조율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생명모성 교육철학은 생명과 모성을 핵심 단어로 하고, 생명과 모성의 상관관계를 치유와 자기계발의 관점에서 밝혀 준다. 

생명모성과 모성은 확장 선상에 있으면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모성은 자기 자식과 관련된 것이며 손이 안으로 굽는다. 모성은 배워서 터득하는 것이 아니고 여성이 임신하여 자식을 낳으면 대부분의 경우에 자연적으로 생겨난다. 그러나 모성은 불완전하고, 그것은 남성중심 사회에서의 여성의 조건이다. 그런 시대의 어머니들은 가부장적 전통의 규범 속에서 양육을 받고 자라면서 심적으로 눌려 있다. 그들의 가슴 속에는 각종 상처와 설움과 화가 축적되어 있다. 엄마는 불안정하고, 자기애적이고, 고지식하다며 일본인 정신의학과 뇌 과학 분야 전문가인 일본인 오카다 다카시는 ‘엄마라는 병’이라는 책을 썼을 정도다.

책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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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 안에는 어머니의 본능적인 자식 사랑과 더불어 집착과 자기 확장의 욕심이 두루 섞여 있다. 유교의 역사 속에서 살아 온 어머니들은  존재감에 대한 상처를 받아 뇌리에 지니고 있고, 그 결과로, 자녀들에게 무의식적으로 마음의 병을 감염시킨다. 생명모성 교육철학에서는 이런 전염 작용의 요원을 ‘엄마 바이러스’라고 명명하였다.

생명모성은 모성의 팔을 한껏 벌려 세상을 향하는 인류애를 말한다. 생명모성은 남녀 인간의 뿌리 영성이고, 모성 영성이고, 이상형이다. 남성도 엄마의 몸을 통해 태어나기 때문에 생명모성이 내재해있다.  생명모성은 자아 초월에서 시작되고, 자타의 경계가 없는 경지를 말한다. 생태계 전체를 향한 마음이고, 자기 자신 및 육신의 자식도 그 안에 포함된다. 모든 이의 깨달음이 내재해 있던 생명모성의 발현이다.

‘홍익인간’(널리 인간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생명모성과 같은 의미이다. 지구촌 모두를 포용하고 아우르는 평화로운 인간 세상을 이루어서 다 같이 나누고 누리고 번영하자는 ‘홍익인간 재세이화’의 철학은 수천 년 동안 맥을 이어온 우리의 혼이다. 이 땅의 뿌리를 둔 사람들은 강인한 모성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을 발현할 때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보람을 느낀다. 땅에 뿌리를 박고, 땅과 더불어 숨 쉬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모성 영성인 생명모성이 그들의 뿌리 영성이고, 부성 영성은 후천적으로 접수하는 것이다.

가교 @ 필자
가교 @ 필자

실천면에서, 생명모성 교육철학은 모성과 관련된 근본적인 상처 치유를 통한 관점의 전환, 잇따라 일어나는 자아 초월, 그리고 자녀들과의 보다 건전한, 존재 대 존재 관계의 정립에 기점을 둔다. 인간은 유아기 때부터 무의식적으로 모성/생명모성의 의미와 실체를 터득해 간다. 감성과 영성이 발달해간다는 말이다. 생명모성을 터득해가는 유아시기 부터의 양육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어머니의 삶이고, 어머니의 감성과 영성이다. 어머니의 모성은 순수하고 넓고 깊다. 그 부분의 모성은 생명모성과 일치한다. 반면에, 슬프고 아픈 인간적인 어머니의 모성이 아이의 의식 속에 드라마를 만들어간다. 가슴이 끓고 쓰라린 어머니의 통증은 아이를 괴롭히고 아이 마음속에 심적 장애를 일으킨다.

모성은 성역인 동시에 악역도 포함한다. 이 사실을 인식하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법들을 계발해 가는 것은 앞서가는 한국에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새로운 모성관이 필요하다. 고통 속에 사는 어머니들이 모성의 굴레에서 벗어나 실현 가능한 이상세계, 자아초월의 차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가교를 만들어야 한다. 실은, 그러한 이상세계로 가는 길은 수도승들에게 보다 한국 어머니들에게 더 인접해 있다. 많은 한국 어머니들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해낼 용기와 결단력이 있기 때문이다.

- 김반아 교육철학 박사, 생명모성 연구소 소장

 

'생명모성'의 의미와 실천 - 김반아 박사@봄날 송순현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반아 주주  vanakim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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