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집니다. 활동하는 단체 대화방에는 거의 매일 건강 관련 이야기나 몸에 좋은 운동, 먹거리 혹은 나름의 비방이나 경험을 공유하지요.

제가 보기엔 대만 친구들 대화방이 좀 더 자유롭게 많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타인의 의견 표시에 더 너그럽습니다.

몇 개의 골프 모임방에 가입되어 있는데 보수 지지자들이 많아 보입니다. 그래도 크게 다투거나 탈방을 하지는 않더군요. 선거 국면에서 경찰간부출신인 국민당 열혈지지자의 일방적인 사진과 지속적인 홍보에 진보적인 민진당 지지자가 반대의견을 제시하자 여기저기서 정치적인 견해로 피곤하게 하지 말라는 압력 글이 올라오자 더 이상 번지지 않더군요.

반면에 한국 친구들 대화방은 좀 더 엄숙하고 다른 의견에 민감하며 쉽게 상처를 주고받는 경향이 있어 보입니다.

대만에서 단체 대화방을 통해 얻은 정보로 매일 실천하는 습관 중의 하나가 아침마다 사과 하나 먹기입니다.

사실 입이 짧은 저는 한국에서 힘들게 올린 체중을 해외에 나오면 한두 달 만에 4~5kg 까먹고 말지요. 그래서 몸무게 유지가 과제입니다. 한국에선 365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이 해외에 나오면 음식점 앞에만 가도 적응이 안 되는 낯선 음식 냄새에 식욕이 사라지곤 합니다. 그래서 자주 장에 탈이 나곤 합니다. 누구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다 대만 친구가 권하는 아침 공복에 사과 하나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공복에 먹으라는 이유는 사과가 위에 오래 머무르면 위산에 산화가 되어 오히려 좋지 않다며, 장에 빨리 내려가야 유익하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어학원에서 배우는 교재에도 사과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람들 말에 따르면, 一天吃一個蘋果, 就不必看醫生了!(하루에 사과 한 개를 먹으면, 의사를 볼 필요가 없다!)"

병원에 갈 일이 없다는 의미이지요. 그만큼 대만에서는 사과가 널리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만은 과일 천국인데 사과와 배는 열대기후에 안 맞는지 거의 수입에 의존합니다. 1980년대 한국의 사과와 배가 귀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겨울철에는 일본과 미국 사과가, 여름철에는 남미나 뉴질랜드산이 많이 보이고 한국 사과는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그다음에 아침마다 챙겨 먹는 것이 양배추샐러드입니다. 맛과 영양을 생각해서 양배추에다 이것저것 첨가하다 보니 내용도 풍성해졌지요. 사과와 양배추 덕분인지 대만에서는 체중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11월에 국회의원과 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이른 아침 장을 보려는 오토바이가 줄지어 몰려옵니다.
11월에 국회의원과 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이른 아침 장을 보려는 오토바이가 줄지어 몰려옵니다.

그동안은 마트에서 사다 먹었는데, 몇 달 전에 이발하러 갔다가 과일과 야채 싸게 사는 시장을 소개받아 일주일에 한 번 새벽시장에 가서 과일과 야채를 사 옵니다.

대만은 대부분 무게로 가격을 정합니다. 한 근(斤)은 600그램으로 한국과 같습니다. 중국은 500그램이니 착오 없으시길. 중국에서는 몸무게도 대부분 근으로 이야기해서 처음에는 꽤 놀랐지요. 몸무게를 120, 140 그래서 황당해했었는데 그때 한 근이 500그램임을 알았습니다.

수박은 한 여름에 자주 먹었는데, 약 4천원으로 한 주를 시원하고 달콤하게 보냈습니다.
수박은 한 여름에 자주 먹었는데, 약 4천원으로 한 주를 시원하고 달콤하게 보냈습니다.

사과나 귤과 같이 크기가 어느 정도 작고 균일한 건 개수로 가격을 정합니다. 수박이나 바나나는 근으로 팝니다. 수박은 너무 커서 4등분으로 잘라서 팔지요. 매일 먹는 사과와 바나나 외에 요즘은 귤과 단감이 제철이라 자주 먹습니다. 한국에서 철 따라 먹던 맛있는 과일들 생각이 간절합니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김동호 편집위원  donghokim7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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