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만 수교국에 관한 기사가 한국 언론에도 소개되었습니다. 지난 4월 25일 한국 언론에, 대만방문 과테말라 대통령 "'대만공화국' 굳건히 지지할 것" ...(연합뉴스), 과테말라 대통령 “대만은 형제 국가, 절대적 지지”…中 반발할 듯(동아일보) 등의 제목이 보입니다.

현재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환영받고 있지요. 종종 대만 친구들과 여행 중에 공항에 도착하여 입국심사를 받을 때, 저는 비자 없이 통과하지만 대만 사람들은 비자 심사를 받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대한민국 위상이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높아졌지요. 어떤 기준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한국 여권이 일본 여권보다 더 효용성이 있다는 기사도 봤습니다.

온두라스, 중국과 외교관계 추진…대만 외교관계 13개국으로 줄어/한겨레 2023. 3. 15
'온두라스, 중국과 외교관계 추진…대만 외교관계 13개국으로 줄어'/한겨레 2023. 3. 15

3, 4월에 대만을 뜨겁게 했던 기사는 온두라스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를 맺었다는 내용입니다. 현재 남아있는 13개 수교국 중에 교황청(바티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국과 대만 사이에서 경제원조로 저울질하며 대만을 지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3월 26일 온두라스가 대만과 단교하기 전에 대만에 무리한 원조를 부탁했고, 대만이 난색을 보이자, 중국과 수교를 했다고 하더군요.

수교국인 온두라스 유학생들에게 대만은 많은 지원을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단교로 이번 학기 이후에는 장학금을 받을 수 없어 귀국하던지 중국으로 유학처를 옮겨야 합니다. 내가 있는 어학원에서도 온두라스 학생들을 위한 일정 조정으로 중간 2주 휴강 없이 계속 수업하라고 교육부에서 지시가 내려왔답니다. 어학원 교사와 다른 나라 학생들 불만이 많지요.

중국은 차이잉원(蔡英文) 정부 들어 외교적인 압박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다들 이름도 낯선 미미한 국가들이지만 그동안 8개 나라가 대만과 단교를 했지요.

대만의 수교국 현황을 소개하겠습니다. 2018년 한겨레 기사에 잘 정리된 도표가 있습니다.

사진 출처 : 한겨레 2018. 5. 30. 김외현 기자(빨간 점선은 현재 단교 국가)
사진 출처 : 한겨레 2018. 5. 30. 김외현 기자(빨간 점선은 현재 단교 국가)

1969년도에는 대만 수교국이 중국보다 많았지만 1971년 유엔 상임이사국이 대만에서 중국으로 교체되면서 역전을 시작합니다. 1972년 중-일 수교, 1979년 미-중 수교로 중화민국(대만)은 세계 외교무대에서 점점 힘을 잃어가지만, 대세에 순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스러운 건 굳건한 우방이자 형제국인 대한민국 서울에서, 상대국과 대사급 외교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었지요. 따라서 주한 대만 대사는 가장 영향력 있는 외교관이었습니다. 그러다 북방외교를 펼친 노태우 정권에서 1992년 한-중 수교를 하며 대만과 단교를 합니다. 같은 분단국, 반공이 국시라고 함께 떠들던 대한민국의 배신에 당시 그들은 엄청난 충격과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이 대만에겐 중요한 국가였다는 의미였지요.

지난 30여 년 한국과 중국, 대만과 중국은 경제 밀착도가 엄청나게 높아졌지요. 그 관계가 미-중 대결 구도에서 출렁이는 돛단배가 되었습니다. 요사이 대만 국민들의 심사는 예측 불가입니다. 본인들도 잘 모르겠다고 하네요.

지난 연말 중간평가 성격의 투표에서 대만 독립 성향의 현 집권당인 민진당이 참패하며 대부분의 자치단체장을 친중 보수당인 국민당이 차지합니다. 그동안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친미 발언과 자극적인 행동으로 중국과 대결 구도로 몰아가자, 민심이 이반하였지요. 거기다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이 TSMC를 폭파할 거라는 등의 이야기가 돌며 대만인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결국 대만의 위기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지요.

그렇다고 중국과의 통일을 지지하는 층이 늘어나지도 않습니다. 특히 홍콩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홍콩 자치가 지켜지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중국과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 여론이 광범위합니다.

이미 연임에 성공하여 8년째 집권한 민진당 정권의 차기 대선 후보는 지금 부총통(부통령)인 라이칭더(賴淸德)입니다.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현재 압도적인 1위입니다. 40%대를 유지하고 있고, 여타 국민당, 민중당, 친민당 후보를 다 합쳐도 안 될 정도입니다. 모두 10% 전후로 나오니까요.

현재 대만의 민심은 현상 유지이며, 중국과 대결해서 좋을 게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것입니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김동호 편집위원  donghokim78@gmail.com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키워드

#대만이야기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