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산 장군과 봉오동 독립전쟁을 기억하는 식당이 문을 열었다.

kbs 한국인의 밥상에서 2021년 광복절 특집으로 최운산 장군의 밥상이 방송되었다.

 

봉오동의 독립군은 헐벗고 굶주린 것이 아니라 정식 군복을 입었고, 물좋은 봉오동에서 농사지은 곡식으로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았다. 더구나 소와 돼지를 잡을 때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귀한 음식인 순대도 만들어 먹었다는 내용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FgHjph9LKbg&t=2s

나는 방송에서 봉오동의 독립군들이 봉오동 독립전쟁 승전 후 함께 나누었던 잔치 음식 순대를 만들었다. 형제들과 함께 봉오동에서 독립군들을 먹이고 입힌 할머니 김성녀 여사와 어머니에게서 배운 솜씨를 발휘했다.

 

그 이야기가 한계레 온에도 실려있다.

독립군의 밥상을 만들다 1편 

http://cms.han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687

독립군의 밥상 2

http://cms.han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688

독립군의 밥상 3

http://cms.han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693

대전 유성터미널  근처 봉오동순댓국 1호점 
대전 유성터미널  근처 봉오동순댓국 1호점 
식당 외벽에 봉오동과 순대에  관한 소개 문구가 붙어 있다.
식당 외벽에 봉오동과 순대에  관한 소개 문구가 붙어 있다.

그런데 20218월 방송을 보던 대전의 한 사업가가 최운산 장군봉오동 순대에 마음을 빼앗겼다. 음식 관련한 사업을 하거나 식당을 경영해 본 적이 없었지만 봉오동 순대가 아주 좋은 사업 아이템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무엇에 끌리듯 봉오동순댓국이란 상호로 식당을 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당시 투자자를 모아 여행 관련 사업을 추진하던 중이었다. 그들에게 자신이 사업계획을 변경해서 봉오동순댓국을 경영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러자 투자자들이 모두 떠났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규모를 줄여 시작했다.

최운산 장군순대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다. 경험이 없지만 경쟁력 있는 식당을 열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전국의 맛있는 순댓국집을 다 찾아다녔다. 그리고 한편으로 자료를 확인하며 방송에 출연했던 최운산 장군의 후손들을 찾았다. 처음 그의 연락을 받았을 땐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직접 만나 오랜 시간이 걸려 나를 찾아냈다는 설명을 들으니 무엇이 그의 마음을 그렇게 움직였을지, 놀랍고 신기했다. 안정된 생활을 하던 그에게 삶의 방향을 전격적으로 바꾸게 만든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1호점에는 독립운동가  포토월이 있다.
1호점에는 독립운동가  포토월이 있다.

 

최운산 장군의 밥상방송이후 북간도 독립군에 대한 이해가 새로워졌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방송을 보고 만주 독립군의 이미지가 헐벗고 굶주린 빨치산으로 정형화되어 있었다는 것과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 식량과 군복, 무기가 필수품이란 것을 깨달았다고, 봉오동과 청산리 독립전쟁을 이제야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다고 감사를 전하는 사람이 많았다. 거기에 더하여 방송에 나온 순대가 정말 맛있어 보인다고, 그 순대를 먹어볼 기회가 생긴다면 좋겠다는 사람도 많았다. 기뻤다. 방송을 만들면서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내용이 전해졌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한 발 더 나가 자신의 삶을 걸어보겠다는 사람이 생겼다. 정말 반갑고 감사했다. 그러나 조심스러웠다. 식당을 운영한다는 것은 우연히 만남이 아니다. 스쳐 지나가는 일회성 인연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인의 솜씨를 넘어 삶을 걸어야 하는 긴 레이스를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가 단지 최운산 장군과 봉오동을 단순한 사업 아이템으로 활용하려는 사람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 그를 믿고 응원하기로 했다. 봉오동의 구체적인 모습과 무장독립군기지 봉오동의 역사도 상세하게 알려주었다.

 

순댓국을 비롯해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순댓국을 비롯해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그는 예정대로 지난 5월 대전 유성터미널 사거리에 봉오동순댓국1호점을 열었다. 독립운동, 그중에서도 북간도 무장투쟁을 생각하게 하는 식당이 문을 연 것이다. 봉오동 순대를 그대로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사골 국물에 내장과 순대가 들어있는 맛있는 순댓국이다. 식당을 방문하고 순댓국을 먹으면 마치 봉오동에 간 것 같은 기분이 들 것 같았다. 대전에 있어 자주 방문하지 못해 아쉽다. 예상보다 많은 손님이 다녀 간다고 한다.

대흥동 '봉오동순댓국' 2호점 
대흥동 '봉오동순댓국' 2호점 

 

그리고 지난 8월 말 '봉오동순댓국 2호점'이 대전 시내 중심가 대흥동에 문을 열었다. 대전의 명소 '성심당' 건너편에 있는 대흥동성당 뒤 센텀시티 1층이다. 1호점보다 접근성이 더 좋다. 우연히 연결된 건물주의 요청으로 예정보다 빨리 입지가 좋은 시내 한복판에 2호점을 열게 되었다고 한다. 주방에 들어가 직접 순댓국을 끓이는 정회영 사장의 순수한 열정이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보았다.

이제 시작하는 이 식당을 찾아오는 손님이 봉오동과 청산 독립전쟁에 대해, 북간도 무장투쟁사에 대해 새롭게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봉오동순댓국이 선한 의지와 선한 인연이 이어지는 식당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편집 : 최성주 객원편집위원, 김동호 편집위원
최성주 객원편집위원  immacole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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