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 “미국 쪽에만 영상 공급 계약”
한국에서는 아직 예고편도 볼 수 없어

 

미국 파라마운트사는 지난 17일(현지시각) 자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파라마운트플러스를 통해 지난해 10월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극을 집중 조명한 2부작 다큐멘터리 ‘크러시’(Crush)를 공개했다
미국 파라마운트사는 지난 17일(현지시각) 자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파라마운트플러스를 통해 지난해 10월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극을 집중 조명한 2부작 다큐멘터리 ‘크러시’(Crush)를 공개했다

최근 미국에서 이태원 참사의 원인과 과정을 짚어낸 다큐멘터리 ‘크러시’(Crush)가 공개됐지만 영상 공급 계약 문제로 아직 한국에서는 시청할 수 없는 가운데, 한 외신 기자가 해당 다큐멘터리를 본 뒤 “한국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소감을 남겼다.

국내에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영국 출신 라파엘 라시드 기자는 2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세부 장면이 보기에 참혹하다”면서도 “그날 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하고 싶다면 이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인터뷰와 관련해 다소 불미스러운 일을 겪었다는 라시드 기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볼 수 있어야 하는 중요한 스토리텔링이다. 참사 1주기를 앞두고 결국 (이 같은 다큐가) 나올 때가 된 것”이라며 “언제든 볼 수 있다면 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는 다중인파 밀집 사고로 159명이 숨지고 196명이 다쳤다. 핼러윈을 맞은 주말에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폭 4m 이내의 경사진 골목에서 수백 명이 끼여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벌어진 참사였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 파라마운트사는 자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파라마운트플러스를 통해 참사를 집중 조명한 2부작 다큐멘터리 ‘크러시’(Crush)를 공개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휴대폰·감시카메라(CCTV)·바디캠 영상 등 무려 1500시간 분량의 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경찰에 접수된 신고 녹취를 재연하며 정부 대응의 총체적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라시드 기자는 “다큐멘터리는 어떻게 무고한 사람들이 이태원역 바로 옆 통로에서 숨이 막혀 죽었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그날 그곳에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당국이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크러시’ 예고편. 유튜브 갈무리
‘크러시’ 예고편. 유튜브 갈무리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이 다큐멘터리를 볼 수 없는 상태다. 파라마운트 누리집과 유튜브 공식 계정에 올라온 공식 예고편은 재생 버튼을 눌러도 오류 화면만 뜬다. 파라마운트플러스의 일부 콘텐츠를 국내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국내 토종 오티티인 티빙에도 이 다큐멘터리는 올라오지 않았다. 라시드 기자는 “왜 이 다큐멘터리를 볼 수 없는가를 두고 한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파라마운트플러스 한국은 한겨레에 제작사가 파라마운트플러스 미국하고만 영상 공급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예고편과 본편을 볼 수 없는 이유는 저작권 문제인 셈이다. 현재 제작사가 미국 외 다른 국가와 콘텐츠 제공을 논의한 것은 없다고 파라마운트플러스 한국은 덧붙였다.

이처럼 공식적인 경로로는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엑스(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가상사설망(VPN)으로 우회 접속해 한국에서도 이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다는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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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 이 : 김미경 편집위원

한겨레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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