玉不琢 不成器, 人不學 不知道!
'옥불탁이면 불성기요 인불학이면 부지도'라는 이야기는 사극의 단골 멘트입니다. 5경의 하나인 예기에 나오는 문장이라 한자 좀 배웠다면 반드시 아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옥이라고 해도 쪼아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될 수 없고, 사람도 배우지 않으면 도리를 모른다. 

현대 중국어에서 知道는 '안다', 不知道는 '모른다'는 뜻입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도 배우지 않으면 무식, 무지한 인간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요. 스스로 노력하여 배우지 않으면 멈춤이 아니라 오히려 퇴행입니다. 쇠는 녹슬면 고철의 효용이라도 있지만, 무지한 인간은 재앙이고 타인을 해하는 독이지요.

인간사에서 어제가 오늘이 아니듯 자연도 지난 어제는 오늘이 아닙니다. 비바람이 바위도 뚫고 오랜 풍화와 침식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냅니다.

400년 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영국의 이민자들이 미 대륙에 상륙하기 전 그 드넓은 땅엔 오로지 자연이 천지창조의 주인이었습니다. 1억 5천만 년 동안 바람이 바위를 훑고 지나다 보니 약한 부분은 좀 더 닳아 결국에는 구멍이 나서 아치가 되었다고 합니다. 유타주 아치 캐년에 있는 Landscape Arch는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고 하여 해질녘 열심히 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1억 5천만 년의 풍화작용으로 이루어진 Landscape Arch. 유타주 아치 캐년 2016년
1억 5천만 년의 풍화작용으로 이루어진 Landscape Arch. 유타주 아치 캐년 2016년
1억 5천만 년의 풍화작용으로 이루어진 Double Arch. 유타주 아치 캐년 2016년
1억 5천만 년의 풍화작용으로 이루어진 Double Arch. 유타주 아치 캐년 2016년

대만에는 비바람과 파도가 만든 유명한 지질공원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女王頭(여왕의 머리)라는 형상의 바위가 있는데, 언제 목이 떨어질지 몰라 걱정하는 소리가 최근에 자주 들립니다. 몇백 년은 안전할 거라고 하던 코끼리 코 형상이 몇 달 전에 무너지면서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중국어로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을 표기하기가 어려웠는지 예전에는 이집트 여왕 바위라고 불렀는데, 언제부턴가 그냥 女王頭라고 부릅니다. 주말에는 워낙 많은 사람이 몰려들어 사진을 찍기에 관리인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해안가로 내려가기 전에 공원에는 실물 크기의 복제품을 만들어 향후 무너질지 모를 클레오파트라 바위를 영구히 기억하려고 전시해 두었습니다.

野柳(예류)地質公園은 타이베이 동북 해안가에 있습니다. 태풍이 자주 지나가는 길목입니다. 공원 문을 열기도 전에 미리 도착하여 줄을 섰습니다.

공항으로 가기 전 이른 아침에 일행이 마지막 행선지로 들렀습니다. 
공항으로 가기 전 이른 아침에 일행이 마지막 행선지로 들렀습니다. 
여기저기 다양한 형상의 바위 군락. 아래는 촛대바위
여기저기 다양한 형상의 바위 군락. 아래는 촛대바위
클레오파트라 형상이 중앙에 있는 공원.
클레오파트라 형상이 중앙에 있는 공원.

이곳 지질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클레오파트라 상은 돌로 원을 만들어 접근을 제한하고 관리인이 지키고 있습니다.

클레오파트라 상의 목이 갈수록 가늘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우측은 아이스크림 바위
클레오파트라 상의 목이 갈수록 가늘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우측은 아이스크림 바위
닭다리처럼 보이나요?
닭다리처럼 보이나요?

자연도 하루하루 달라지는데 인간이 변화를 멈춘다면 不知道이고 아무리 옥그릇이라도 깨지면 쓸모없습니다. 어제의 도와 오늘의 도가 똑같다면 그것은 도가 아닙니다. 道可道 不可道(도덕경에서)

건강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움직이고 활동하지 않으면 눕게 되고,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근력이 감소합니다. 근력이 감소하면 누워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러면 소화력이 떨어지죠. 소화를 못 시키면 삽관하여 영양물질을 투여하게 되고, 불편하니깐 호스를 뽑으려 하고, 병원이나 시설에선 관리를 위해 손발을 묶겠지요. 소리를 지르거나 요동치면 잠을 재우고.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한국에서 간병인을 사용하려면 월 5~6백만 원이라고 합니다. 돈을 버는 방법은 간병인을 안 쓰고 입원 기간을 줄이는 방법이 실효적입니다. 건강이 부자라는 말 실감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배우지 않으면 퇴행이고, 걷지 않으면 가난해집니다.

편집 : 김동호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장

김동호 객원편집위원  donghokim7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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