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사주팔자, 생일과 나이

사주팔자(四柱八字)는 생년월일(生年月日)을 60갑자로 표기한 것이지요. 60甲子는 우주의 별 기운인 5운 6기(運氣學)의 그물망이지요. 사주팔자는 태어나는 순간, 이 그물망의 어느 지점에 걸리는가를 나타내는데 한 마디로 ‘나의 탄생 비밀 부호’가 되네요. 4柱 8字 곧 4기둥 8글자를 말하는데 주역 4象 8卦와 연결되어 있지요. 이 생년월일은 바뀌지 않지요. 사람의 운명이 바뀌겠지요. 사주 명리학은 바다의 해류(선천성)처럼 그 흐름을 파악해서 운명(후천성)을 능동적으로 개척해 나아가는데 참고하는 것이지요.
 
1)역학(易學) - 우주 천지 자연 변화의 이치를 공부하여 밝히는 학문. 과학.
              기학(氣學)이라고도 함  (주역. 우주 변화의 원리)

2)역술(易術) - 역학을 인생과 생활(삶)에 응용하고 적용하는 기술.
               (사주명리학. 점. 풍수지리학. 관상학. 성명학 등)

모든 역술은 시간, 공간(대우주)과 인간(소우주) 곧 3간(間)의 상호 관계성을 알아보는 것이지요. 한 마디로 자연의 이치에 따르는 삶을 살기 위한 것이지요. ‘맞느냐 틀리느냐, 좋으냐 나쁘냐’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 수양이며, 애지욕기생하는 공부이지요. ‘사랑은 그 사람의 삶을 온전히 살게 해 주는 것이다(愛之欲其生)’라는 말은 우주 천지 자연의 섭리이며 법칙이지요. 곧 태극기의 태극 원리이지요(연재물 2회).

▲ 영화 <극비수사> 중 사주를 풀어 범인을 찾는 과정을 보여주는 유해진

공자께서 역경을 위편삼절(韋編三絶) 하시고 터득한 이치가 태극원리이지요. 이것을 한 글자로 인(仁), 네 글자로 극기복례(克己復禮), 다섯 글자로 애지욕기생이라 할 수 있지요. 여기에 대해 풀어 말씀하신 것을 제자들이 <論語>라는 책에 모아놓았다고 하지요.

요컨대 사주 명리학 그 외 모든 역술 공부는 자기 수양이지요. 내가 운영자가 되는 것이지요. 내가 가게 주인이 되는 것이지요. 내가 대답해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지요. 생각과 마음이 변하지요. 의욕이 생기지요. 내가 변하지요. 그래서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면 자신을 만들어 가고, 자신을 찾게 되고, 자신을 알게 되지요. 자신을 모르면 초조 불안, 근심 걱정, 두렵고 외롭고 괴롭고, 방황에 휩싸이지요. 길을 몰라 헤매듯이...  

사람의 생각이 마음이고, 마음이 생각이지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생각을 하고, 어떤 때, 어떤 것을 선택하고 판단할 것인가? 이것이 중요한 것이지요. 그래서 역술가는 이법(터득!)과 심법(각!)을 해결한 도사 곧 도를 아는 선비(知道之士)들이 할 수 있는 일이지요. 사실 많은 공부를 해야 하지요. 

역학에서 운명(運命)이라 함은 후천적 운수(運數)와 선천적 명수(命數)를 말하지요. 선천 명수는 천성(天性) 체성(體性) 적성(適性)을 말하지요. 그러면 후천 운수는 사람에 있어서 선천명수를 제외한 모든 것이 되겠네요. 성장과정, 환경, 시대상황, 교육, 버릇, 태도, 습관, 의식, 감성, 심리, 인간 관계, 노력, 의지, 직업, 건강 등 그리고 성명(姓名)을 말하지요. 이 후천적 운수를 통해 운명을 적극적 긍정적으로 개척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지요. 운명은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이지요(연재물 4회).

그러면 사주팔자는 생일이고 나이를 의미하는 것이네요. 우리들은 언제부터인가 돌잔치를 시작으로 생일을 축하하지요. 지구라는 별에 태어난 우연성과 필연성에 대한 감사와 위대성을 축하하는 일이라 할 수 있겠네요. 또한 어려운 인생살이를 한 해 한 해 무사히 마친 것에 대한 위로도 있겠지요. 그런데 호주 원주민의 생일 파티에 관한 이야기는 새겨 볼 만하지요. 생일과 나이에 관한 좋은 예화이지요(아래 글 참고).

의사였던 말로 모건이 오스트레일리아(호주)에서 원주민 부족과 함께 대륙의 사막을 건너며 보낸 석 달의 기록인 <무탄트 메시지>에 나오는 이야기라지요. 5만년을 살아온 그들의 땅에 어느 날 흰 얼굴의 사람들이 밀고 들어와 땅을 차지했지요. 숲을 불태우고 강을 더럽히고 사람과 동물들을 죽였지요. 원주민들은 할 말을 잃었고 그들에게 외지인은 원래 인간과 다른 돌연변이(무탄트)로 보였다는 것이지요.

아래 인용 글을 보면서 저는 생일은 축하만 할 것이 아니라 선행과 봉사를 하는 날임을 생각해 보았지요. 바빠서 그리고 여건이 안 된다면 불우 이웃 돕기,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 돕기, 시민단체 등에 1,000원이라도 성금을 후원하는 날로 생각하면 좋겠다는 것이지요. 나이는 정신적 성숙이고 책임이라는 것을 인식해야겠다는 생각에서이지요. 나잇값을 해왔는가? 가슴이 철렁하네요. 그 동안 저 자신도 참 잘못해 왔네요. 세월이 가면서 뒤늦게라도 깨닫고 있지요. 그렇게 실천하면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하지요.

나이라 하면 ‘해, 날(日) 살, 세(歲), 살이’라는 말과 관련이 있겠지요. 그리고 공자님의 나이 공식은 오늘날에도 음미해 볼만한 가치가 있네요. 그 당시에는 평균 수명이 40대 정도였겠지요. 장수하신 공자는 만년에 70살에 이른 자신의 삶을 다음과 같이 술회했다고 하네요.

"吾十有五而志于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 -<논어> '위정'편-

"나는 열다섯 무렵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 서른 무렵에 내 뜻을 세웠고, 사십 무렵에는 흔들리지 않게 되었고, 오십 무렵에는 천명을 알게 되었다. 육십대에는 남의 말이 순수하게 들렸고, 칠십이 넘자 마음 가는 데로 따라가도 이치에 어긋나지 않게 되었다."

50세에 지천명(知天命)이라 하지요. 하늘의 명을 안다는 것이지요. 바로 천지 자연의 이치를 알아서 그 순리에 따라 사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철든다’는 말이네요. 그런데 이 수준은 공자님 정도의 수준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우리들은 50살이 되어도 철부지(節不知)들이 아닐까요?

그러면 오늘날의 시대 상황으로 65살 곧 경로증을 받을 나이에는 지천명을 이해하고 조금씩 깨달아 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네요. 공부하고 참회하고 깨달아 가면서 조금이라도 나잇값을 할 수 있는 시기로 만드는 것이지요. 다시 한 번, 나이는 책임이고 관용이고 깨달음이라는 것을 되새겨 보아야겠네요.

<참고 글>   무탄트 메시지에서

내가 생일 파티에 대해 이야기 하자, 그들은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
나는 케이크와 축하노래, 생일 선물을 설명하고,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면
케이크를 꽂는 양초의 숫자도 하나 더 늘어난다고 이야기했다.

그들이 물었다.
“왜, 그렇게 하지요?” 
“축하란 무엇인가 특별한 일이 있을 때 하는 건데 나이를 먹는 것이 무슨 특별한 일이라도 된다는 말인가요? 나이를 먹는 데는 아무 노력도 들지 않아요.”

그러자 내가 물었다.
“나이 드는 것을 축하하지 않으면, 그러면 당신들은 무얼 축하하지요?”

그러자 그들은 대답하기를
“더 나아지는 것을 축하합니다. 작년보다 올해 더 훌륭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으면 그걸 축하하는 거지요. 하지만 그건 자기 자신만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파티를 열어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지요”

나(말로 모건)는 이 말을 깊이 명심해 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나이를 먹으면서 각자에게 어울리는 이름을 선택해야 한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그 사람이 가진 지혜와 창조성과 삶의 목표도 더 뚜렷해진다면 일생동안 마땅히 그의 이름도 여러 번에 걸쳐 이름을 바꾸게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편집자 주] 공자는 <주역>을 읽은 지 3년 만에 '지천명', 즉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주역은 동양학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란 뜻이죠. 주역은 유학에서 말하는 '삼경' 중 하나입니다. 원래 이름은 <역경>인데 '주(周)나라시대의 역(易)’이란 뜻에서 <주역>이라고 부릅니다. 한겨레 주주인 김상학 선생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동양철학 특히 주역에 대해 관심 갖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호기심에 책을 들추면 너무 어려워 곧 덮어버리곤 할텐데요. 이번 기회에 주역을 쉽게 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학 주주의 '쉬운 역학(易學)'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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