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일은 평화마라토너 강명구 선수가 유라시아횡단마라톤 일정을 부분적으로 마무리한 날이다. 출국한지 1년 3개월 만에 강선수는 임진각에 도착했다. 애초 목표한 북한 땅을 달리지는 못했지만 아무도 이루지 못했던 최초 유라시아대륙 횡단마라톤 기록은 기네스북에 오를 감이라고 생각한다.

12월 1일 오전 9시에 강선수를 비롯한 서포터들은 파평중학교에서 마라톤을 시작하여 12km를 달려 마정초등학교에 도착했다. 마정초등학교에서는 평마사 회원들과 원불교 동지들이 강선수를 환영하기 위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강선수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의 기도로 무사히 돌아오게 되었다.” 며 감사를 전했다.

▲ 파평중학교를 출발하여 마정초교를 향해
▲ 마정초교에 도착한 강명구 선수와 동반달리기 주자들
▲ 마정초교 환영식에서 강명구 마라토너

마정초등학교 환영식이 끝나고 김봉준 화백이 연출한 ‘평화의 띠’ 행진이 임진각 망배단까지 이어졌다. 어전귀 후원자의 고공자전거 뒤로 임진각 평화문화제 현수막을 든 사람들과 평화의 띠를 든 후원자들이 또 뒤를 이었다.

▲ 마정초교에서 '평화의 띠잇기'
▲ 마정초교에서 임진각까지 행진

 

임진각에는 많은 시민들이 모여 강선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착한 강선수도 신이 나는 것 같았다. 지나가는 외국 사람을 붙잡고 ‘One Korea'를 외쳤다.

▲ 임진각 환영행사

임진각 망배단 행사는 경기도청의 도움으로 진행되었다. 이장희 상임대표는 “작년 강선수가 출발할 때 한반도가 전쟁이냐 평화냐 하는 기로에 서있었지만 점차 한국에 다가올수록 북한 평창올림픽 참가를 시작으로 남북평화회담, 북미회담 등 평화의 봄이 오고 있다."며 "강명구 선수가 달리는 길은 평화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 평마사 상임대표 이장희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경기도에서는 “파주에서 개성까지 마라톤을 준비하고 있다.”며 “여기 모인 많은 분들이 참석하길 바란다.”고 했다. 또한 ”북에서는 관광품목은 유엔 제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녘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관광방문해주길 원하고 있으므로 5.24 조치가 빨리 해제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 경기도 평화부지사 이화영

강명구 선수는 “단둥에서 달리기가 멈췄지만 더 큰 희망을 가진다.”며 “이번에 달렸으면 혼자 달렸겠지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기 있는 모든 분들이 신의주로 달려가서 함께 평양시민들 손에 손을 잡고 달려올 수 있을 것 같다.” 며 “그 때 꼭 함께 하자.”고 당부했다.

▲ 망배단에서 인사말하는 강선수

경기도 민예총 공연은 사물놀이패의 북과 장구에 맞춰 신명나게 펼쳐졌다. 하얀 치마저고리를 입은 나비선녀는 분단의 애끓는 심정과 통일의 열망을 춤으로 표현했다.

 

행사의 마지막은 DMZ센터에서 경기도청이 주관하는 평화토크쇼다. 토크쇼는 강명구 선수와 '마을버스 은수의 희망달리기‘ 저자 임택 여행작가, 이장희 상임대표가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강명구 선수는 “북의 입북허가를 기다리면서 압록강을 따라 마라톤을 했다. 달리다 보니 바로 건너편에 북한 땅이 보였다. 헤엄치면 달려갈 수 있는 그런 거리였다. 내 동포가 사는 그렇게 가까운 곳, 그렇게 쉬운 곳을 건너가지 못하고 바라보야만 했다. 서로 왕래할 수 있는 길이 하루라도 빨리 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 DMZ에서 평화 토크쇼

457일 동안 평화통일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던 강명구 선수는 앞으로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을 것 같다. 아직 그가 달리지 못한 미완의 길인 신의주에서 평양, 개성, 임진각까지 길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 길을 달리게 되면 유라시아마라톤 후속편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한겨레:온> 김동호 주주통신원은 "어리석은 늙은이가 산을 움직였다면, 강명구님은 우리 가슴속에 자리잡은 미움과 공포를 몰아내고 평화와 희망을 옮겨 심었다"며 '강공이화(姜公移和)'란 사자성어를 헌사했다. 이렇게 강선수의 평화마라톤과 달리면서 쓴 128건 글은 남북평화를 갈망하는 우리 마음속에 큰 울림을 주었다.

(강명구 선수 유라시아 평화마라톤 이야기 마지막 글 : 연길-우수리스크 행 버스 안에서 작은 통일 / http://www.han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8302)

그간 1년 3개월 강선수와 함께 달려온 ‘[특집] 강명구의 유라시안 평화마라톤’ 연재 글도 강선수의 감사 인사말을 전하면서 마치고자 한다. 북녁땅을 달릴 때 다시 만나길 기약하며...

“평화의 소중함을 알리려고 꼬박 457일 동안 17개국 약 1만 5천여 km를 달려왔습니다. 작년 9월 1일 네덜란드의 헤이그에서 시작할 때는 북은 핵실험을 계속하고 미사일 발사를 하면서 북미는 언제라도 핵단추를 누를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언제라도 한반도에는 전쟁이 터질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터키를 달리고 있을 때 북한이 평창 동계 올림픽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이어서 봄에는 판문점 4,27 남북정상회담, 여름에는 북미 정상회담, 가을에는 평양 공동선언으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제가 만들어 낸 것은 아니지만 평화는 내 발걸음과 나란히 달려오고 있는 모습이 연출되었습니다. 힘들고 고비도 많았지만 힘이 솟아났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고독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의 연속이었지만 제 마라톤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관심을 조금이나마 모을 수 있었다면 충분히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평양 찍고 판문점 거쳐서 서울로 들어오려고 했는데 그것은 미완의 숙제로 남겨둔 채 들어와서 너무 허망하고 아쉽습니다.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미완의 평화마라톤을 여러분과 함께 완주하는 날이 곧 오리라 믿습니다.“

▲ 2017년 9월 1일에서 2018년 10월 단둥까지 달린 일정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사진 : 김진혁 한국NGO신문 기자 / 동영상 : 김미경 주주통신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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