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멀리서 날아왔니 얼마나 자리잡기 힘들었니
솔씨 알갱이, 어쩌다 스쳐가는 눈과 비로 목축이고
가는 뿌리, 양분 없는 거친 바위 수십 년 헤집고도

바늘 솔잎 달은 가지, 하늘 볕 향해 온 힘 뻗어가며
말라 쓰러지지 않고 당당히 네 몸 일으켜 세웠구나

그리 외롭진 않을 거야, 오는 이 가는 이 없다 해도
서러운 네 맘 너보다 더 알아줄 이 생겼으니 말이야

너를 향해 살폿 고개 내민 더 가냘픈 솔 친구와 함께
숨 막히게 멋진 해돋이 해넘이 볼 수 있으니 말이야

둘이 오붓이 구름이 전하는 세상 너머 요런 저런 소식
네 몸 같은 서낭바위와 정겹게 들을 수 있으니 말이야
달려오는 파도에게 속닥속닥 전할 수도 있으니 말이야

                                            해월 씀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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