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도”라는 섬은 한자어로 “於靑島”라고 표기한다. 지명을 가리키는 대명사를 어조사 “어”자로 표기하는 것이 특이하다. 감탄으로 시작되는 푸른 섬이 어청도(於靑島)라고 할 수 있다. “아, 청도여!”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어청도는 전라도 쪽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서해바다에 위치한 섬이다. “어청도”는 행정구역상 전북 군산시에 속해 있으며 고군산열도 맨 끝자락에 딸린 섬이다. 면적은 2.07km, 해안선 길이 10.8km로 아주 작은 섬이다. 현재 주둔하고 있는 해군부대 장병을 포함하여 300여명의 주민들이 살아가고 있다. 어청도는 거리상으로 전북 군산에서 72km, 중국 산둥반도로부터 300km 떨어져 있으며 우리나라 서해 중부에 자리한 서해상에 맨 끝섬에 위치하고 있다. 어청도는 전북 군산에서 2시간 40분 정도 여객선을 타고 들어와야 할만큼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다.

▲ 흰눈썹울새

나는 2년 전에 이름조차도 생소한 어청도라는 섬에 부임하여 하나님과 교회를 섬기는 성직자이다. 이 곳 어청도에 들어온 지 엊그제 같은데 2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나고 있다. 어청도는 참으로 아름다운 섬이다. 그 이유를 세 가지 측면에서 꼽을 수가 있다.

▲ 흰꼬리딱새

첫째는 어청도라는 섬은 자연과 생태계가 전혀 오염되지 않은 상태로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어청도에 희귀하고 아름다운 철새들이 모여 든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청도는 육지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적인 환경때문에 문화적이고 경제적인 혜택은 누릴 수가 없다. 그러나 어청도만이 간직하고 보존하고 있는 천혜적인 자연과 창조세계가 주는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섬이 주는 최고의 자부심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 한국동박새

어청도는 철새들의 보고(寶庫)다. 봄철과 가을철에 예쁜 철새들이 먼 길을 날아가다가 이 곳 어청도에 날개를 쉬는 곳이다. 봄에는 3월 중순부터 5월까지, 그리고 또 한 차례 10월말에 매우 귀하고 아름다운 철새들이 어청도를 찾는다. 시베리아로, 또는 남쪽으로 날아가다 중간 기착지로 어청도를 찾아 날개를 쉬고 먹이를 공급하는 최적 장소가 되는 셈이다.

▲ 붉은뺨멧새

나에게는 매일같이 새벽기도를 마치면 즐거운 일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교회당 앞 울타리와 뒷 뜰에 모여드는 철새들과 대면하는 일이다. 아니 철새들과 대면을 떠나서 먹이를 주는 일이 참 흥미롭고 행복한 순간이다.

▲ 붉은배오색딱다구리

그리고 울타리 옆에 개수대에 새들이 와서 먹을 물을 담아 놓는 일이 참 의미가 있다. 어떤 새들은 그들 가까이 다가가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부지런히 먹이를 찾아 부리를 놀리는 모습이 참으로 예쁘고 정겹고 평화로운 모습이다.

▲ 노랑할미새

내가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주주님들에게 어청도를 찾는 탐조객들과 본인이 촬영한 아름다운 철새 사진 몇 점을 소개한다. 철새를 담은 사진은 이미 우리 어청도교회 식당 안에 전시하여 어청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소중한 볼거리가 되고 있다.

▲ 쇠유리새
▲ 붉은지빠귀
▲ 노랑배진박새
▲ 할미새사촌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박명수 주주통신원  kosen21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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