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과정의 문제를 제기함

서울교육대학교는 서울의 거의 모든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 내는 곳이다.

교육은 ‘바람직한 인간을 형성하여 개인과 가정, 사회생활에서 보다 행복하고 가치있게 살아 갈 수 있게 하며, 나아가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 발전을 꾀하는 작용’이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참조). 교육법상 교육의 목적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하는 것이다.

교육에 있어 그 시작이며 근간이라 할 만한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은 교육의 개념이나 교육의 목적에 비추어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어야 하고, 심각한 비교육적 문제가 있어서는 안되는 곳이다. 작년 경 대두되었던 남학생들의 여학생들에 대한 성희롱적 행위는 그것이 교육대학에서, 예비초등교사들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라 더욱 심각한 것으로 여져졌던 것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심각하다 할 만한 일이 지난 6.4. 치러진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과정에서 나타났다. 내막을 잘 아는 신분이 확실한 제보자에 따르면, 서울교육대학의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방식은 그 기준부터가 잘못 되었다. 교수 표 79.5%, 직원 13%, 조교 0.5%, 학생 7% 비율을 반영하여 총장임용후보자를 선정한다는 것이다. 학교의 중심이며, 가장 중요한 주체인 학생들(그들은 머잖아 나라의 미래 동량을 길러 낼 예비교사들인데) 학교의 총장을 선정하는데, 학생 의사 반영 비율이 7% 밖에 안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반 민주적이다. 대부분 교직원들이 학생들에게 바람직한 총장인가를 기준으로 총장임용후보자 투표를 한다 보기 어렵고, 조교들도 교수들의 입장을 반영할 가능성이 많다고 볼 때, 사실상 서울교육대학 총장임용후보자는 93%의 비 학생 표로 결정된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후보자의 단면을 보자. 후보자 1은 S와 K 전 총장의 지원을 받았다. S 전 총장은, 교수재임기간 중 문제의 "정수장학회 이사"를 역임하고, 총장시절 삼성재단의 사립 삼성초교이사도 지냈으며, 그 자리를 본인의 지지로 임용된 후임 K 전 총장에게 물려 준 분이다. S 전 총장은 총장시절 비리로 서초경찰서에 고발되기도 했다. 후보 1은 K 전 총장시절 대학원장겸 부총장을 역임했다.

후보자 2는 진보적 교수협의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민주성향 후보로 알려져 있다.

후보자 3은 C 전임 총장의 지원을 받았는데 C 전 총장은 총장시절 비리로 측근 보직교수들과 함께 교육부 감사를 받은 분이다. 1차투표에서 탈락하자 학벌이 같은 교수들을 규합하여 후보자 1을 지지했는데, 이는 가히 야합이라 할 만 하다.

선거과정 중에 중립을 지켜야 할 당시 교무처장을 비롯한 보직자들이 선거에 개입하여 후보자 1을 지원하였다. 그 과정에서 음식, 술 제공 등 문제가 난무했으나 학교 당국에서 아무런 재제가 없었다 한다.

그 투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순위 후보자: 기호1 ㅇ00 -교원 47.7%(60표), 직원 4.426%(32표), 조교 0.219%(7표), 학생 0.55%(115표), 합계 52.895%

2순위 후보자: 기호2 ㅈ00 -교원 31.8%(40표), 직원 8.574%(62표), 조교 0.281%(9표), 학생6.45%(1,348표), 합계 47.105%

기호 1 후보자는 직원의 약 1/2, 학생의 8% 미만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20표 많은 교원들 표에 의해 1순위 후보자가 되었다. 반면 기호 2 후보자는 직원 표의 약 2배, 학생 표 92% 이상의 지지를 받고도, 교원 표 20표 차(15.9% 차)로 인해 1순위 후보자가 되지 못했다.

교육적이고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서울교육대학의 총장 임용후보자 선거가 이래서는 안된다. 국정농단으로 탄핵된 대통령과 관련된 정수장학회나, 국민적 지탄의 대상인 삼성재단과 관련된 전 총장과 손잡은 후보, 학생들의 지지가 지극히 적은 이가 총장 후보가 되고, 1순위자가 되어야 하는가? 서울교육대학에서, 보직교수들이 선거운동을 하고, 3순위 후보가 야합을 하는가 하면, 버젓이 향응이 이루어졌다는데 아무런 재제를 안하는 그런 총장 임용후보자 선정 과정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더구나 위대한 촛불혁명에 따라 치러진 선거로 탄생한 촛불정부에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고, 그렇게 1순위가 된 후보를 임용해서도 안될 것이다. 차제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투표에 있어 학생들의 의사가 10% 이상 반영 되도록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도 민주적이고 교육적인 서울교육대학을 위해 민주적 참여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정영훈 주주통신원  jyhkjmn@naver.com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