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을 보고

 

영하의 날씨에
몸을 붙들고 울고 있었네.
몸을 살리고 살아온 잎들이
하나 둘 헤아릴 수 없는 것들을 꼭 끌어안고
절정의 슬픔처럼 바닥을 뒹굴고 있었네.
그 잎들이 하나 둘 깊은 사연을 담은 눈물처럼 보여
눈물을 헤아릴 수 있다면  하나 둘 헤아려보고 싶었네.
붙들고 살리고 살아온 것과 이별한 슬픔을 함께 울고 싶었네.
바닥을 뒹굴며 남은 몸부림으로 사그락 사그락 울부짖고 있었네.
거리에 남은 불빛들만 반짝이며 허우적 하늘을 보았네.
소리로 반짝이는 초겨울 나뭇잎들과 어우러져
외로운 길손들도 보듬는 것만 같았네.
나는 그 무엇을 위해 이 세상을 흔들리며 걷고 있을까?
나는 어느날 저 잎처럼  절정을 울부짖을까?
 


<편집자 주> 김형효 시인은 1997년 김규동 시인 추천 시집 <사람의 사막에서>로 문단에 나왔다  <사막에서 사랑을> 외 3권의 시집을 냈다. 산문집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 한·러 번역시집<어느 겨울밤 이야기>, 2011년 네팔어, 한국어, 영어로 네팔 어린이를 위한 동화 <무나 마단의 하늘(네팔 옥스포드 국제출판사)>외 2권의 동화도 출간했다. 네팔어 시집 <하늘에 있는 바다의 노래(뿌디뿌란 출판사>도 출간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민족작가연합 회원이다.


편집, 사진 : 양성숙 편집위원

김형효 주주통신원  Kimhj00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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