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경자년이 기어코 왔어!! (필명 김자현)

 

저 비록 이름은 촌스럽지만 동해를 가르고 찬란히 솟아올라 가여운 한반도에

빛살을 뿌리며 팔천만 구석구석을 찾아갑니다

첫날 영시에는 지글지글 고생도 많이 한 기해己亥라는 녀석과 만나 바톤 터치를 했지요.

집체만한 미결서류를 질질 끌고 왔는데 딱 뻗기 일보 직전이더군요.

너덜거리는 그의 몰골 앞에 겁도 나지만 어쩝니까.

우리는 신의 부름을 받고 움직이는 메신저일 뿐인 것을요.

예수는 아닐지라도 가장 낮은 자세로 저 북녘의, 기아에 허덕이는 일천일백만을

돌아보는 것

또한 헐떡이는 난민을 찍어 세상으로 방출하는 그 오지의 현장을 우선

돌아보라는 것이 사랑과 공의만을 늘 행사하시는 신께서 경자, 이 년에게 내린

일차적 소임이 아닙니까.

 

일찍이 보나빠르트 나폴레옹이 거세시킨 줄 알았던 용중의 왕이 부활하여 유럽에 똬리를 틀고 스스로 신의 대리자라 공포, 입으로는 긍휼과 평화를 외치며 수천 개 보석이 박힌 옥좌를 깔고 앉아 할 일을 안 하고 직무유기를 하니 어쩝니까.

또한 그와 궤를 같이하는 하수인, 개독들이 번쩍이는 건물과 더 많은 소유를, 혹은권력을 위해 예수를 싸구려 좌판에 내놓고 넝마와 누더기를 만들고 있으니 어쩝니까.

보다 못한 신께서 암시와 상징, 갖은 수사를 동원하여 싸인을 보내셨으나

어리석은 인간들은 참과 진리를 알아보지 못하고 혹세무민하는 것들과 야합하여

한반도를 유린, 악마구리 끓듯 스스로 버러지와 짐승의 짓만 하고 있으니 그러니 어쩝니까.

하늘이 명 하신 대로 이 경자년이 뛰어야지요. 주려서 목마른 자 제일 먼저

돌아보고 억울하여 잠 못 드는 자에겐 또한 요람 흔들어 주라 하신

분부 잊지 않고 준행하겠습니다. 무모한 칼잡이들의 집단은

육류를 만드는 도수장으로 보내라는 말씀, 돼지를 잡거나 윤모라는 그중의 왕초는

소 도축장으로 보내어 그간 강호에서 쌓은 실력을 사람 잡는 데 쓰지 말고 소를 잡는 백정으로 강등시키시라는 말씀 또한 명심 거행하겠습니다.

 

그간 비가 오나 바람불거나 서초동으로 여의도로 촛불을 든 시민들, 그들이 무슨 죄입니까?

중차대한 시대이고 여전히 벼랑 앞에 선 듯 아슬아슬한 시간이지만 국정 하나하나마다 어째서 시민이 촛불을 들고 매번 난리를 쳐야 합니까.

자신의 생업을 위해 더 윤택한 삶을 위해 사랑을 나누어야 할 시간에 거리에서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서 외장을 쳐야만 하는 현실은

언제가 되어야 끝장이 납니까.

촛불로 앉힌 대통령은 뭐하고 국무위원들은 뭐하고 국회는 뭐하는 겁니까.

당신들이 받는 월급 시민들에게 나눠 주나요?

광화문과 서초동 여의도를 한가하게 거닐며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반추하게 될 날은 과연 올까요.

법과 권력을 남용해서도 안 되지만 날뛰는 짐승을 방치하는 방기도

직무유기라는 것을 깨우쳐야 하는 것도 하늘이 내린 엄명이라는 것을

이 경자년은 알고 말고요.

하지만 이제 전 세계의 어느 시민보다도 감각이 뛰어나고 정의로 무장된

우리의 시민들이 가만히 두고 보겠습니까.

그간 기레기 언론으로 인해 얼떠리우스가 되었던 통탄할 수십 년을 압축하여

4월이면 그들이 가차 없는 심판을 내릴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핵을 핑계 대고 가장 많은 핵을 보유한 미국이 북한이라는 감옥을 설정하고

경제제재라는 이름의 거대한 학살을 감행하고 있는 이 난국을 위해 제 손에 쥐어주신 기밀문서는 북미회담이 열리는 그날에 이 경자년이 뛰어가

잘 전달하겠습니다.

유사 이래 가장 큰 폭력, 지구촌, 글로벌이라는 이름의 뚜껑을 쓰고

방산자본이라는 자본주의 가운데

가장 파렴치한 폭력이 횡행하는 그 현장에 나타나실 신의 현현을 기다리며

그간 우리의 디엔에이에 흐르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부정적 트라우마로 인해

의기소침한 이들을 위로하러 다니겠습니다.

전 세계적 경기침체로 인해 우울한 이들을 일일이 돌아보고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정착하기까지 혼란이라는 와중을 겪을 가여운 이들을 샅샅이 살피겠습니다.

되다만 남북의 경협, 이를 위해 애쓰는 현장도 신발이 닳게 쫓아다니겠습니다.

그리하여 금강산 관광이 열리고 이산가족이 부둥켜안을 수 있는 날을

앞으로 당기겠습니다.

무엇보다 열려라 개성공단, 서두르자 평화철도, 그리하여 한반도의 봄 언덕에

눈이 맞은 남남북녀 꽃반지를 끼워주고 화관을 씌워주는 곳

선남선녀 합궁의 밤을 마련하고 새파란 별떨기 아래 차일을 치고

멍석을 깔을 터이니

이 경자년이 마련한 잔치마당에 팔천만이여, 춤을 추며 오시옵소서!

어깨와 어깨를 곁고 강강수월래를 부르며 그간 오해와 반목을 헐고

우리 영원무궁한 배달의 민족 하나가 되어보자고 우리의 염원을 빌고 빌어봅시다.

(쉿- 이 경자년은 대표 기레기 매국 언론, 조선일보 폐간을 외치러 갑니다. 아고- 숨차. 고작 일 년 후 방을 빼야는데, 이러다 경자년 가랑이 찢어지는 건 아닌지...)

편집  : 객원편집위원 김혜성(cherljuk13@nate.com)

김승원 주주통신원  heajo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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