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제주 식물 탐사 때 찍었던 겨울 열매 사진들

▲ 서귀포 겨울 시내는 온통 먼나무 축제를 한다. 가는 곳마다 풍성한 빨간 열매 먼나무 열매, 서귀포 KAL호텔 앞 정원에서 찍은 먼나무의 빨간 열매들

2011년 설 때 내 고향 제주 서귀포 일대에서 찍은 꽃보다 아름다운 열매들

1월 29일 송홍선 박사와 이희천 선생 부부 등과 함께 제주 서귀포 이중섭 미술관 주변과 칼호텔,  걸매생태공원, 호근동 학수바위 일대에서 식물 탐사를 하였다. 당시에 찍었던 겨울철 제주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열매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 먼나무의 풍성한 열매가 겨울을 밝히고 있다. 열개가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는 나무가 아닌가 생각된다.
▲ 옛날 서귀포 읍사무소 앞에 심어져 있는 먼나무, 이 나무는 제주 4.3 때 군경이 무장대 토벌을 갔다가 한라산 중턱에서 캐 와서 심었다고 한다.
▲ 서귀포 칼호텔 앞마당 연못가에도 풍성하게 먼나무 열매가 달려서 여행객들을 반기고 있다.

제주 가로를 빨갛게 물들이고 있는 '먼나무'

바닷가 숲에 자라는 상록 큰키나무이다. 줄기는 높이 5-10m이다. 어린 가지는 어두운 갈색이고 털이 없다. 잎은 어긋난다. 잎몸은 가죽질이며,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이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5-6월에 암수딴그루로 피며, 햇가지의 잎겨드랑이에서 취산꽃차례로 2-7개씩 달리고, 붉은빛이 도는 녹색이다. 꽃잎과 꽃받침잎은 각각 4-5장이다. 열매는 핵과이며, 난상 구형으로 붉게 익는다. 정원수로 이용한다. 우리나라 남해안과 제주도에 자생한다.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에 분포한다.

▲ <콩자개덩굴> 콩짜개덩굴, 콩짜개덩굴은 양치식물이라서 포자가 달려있는데, 포자가 달리는 포자엽이 사진과 같이 따로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겨울 제주를 가면 온통 가로수가 먼나무 열매로 가득하다. 육지에서 관광을 내려간 사람들이 빨간 나무 열매가 풍성하고 예뻐서 "저것이 뭔 나무여?" 하고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이 "그것이 먼나무여." 하면, 질문을 한 사람이 다시 "이 나무 이름이 무엇이요?" 하고 다시 물으면 "그 나무 이름이 '먼나무'지요." 하면 한바탕 웃는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어른들이 저 나무의 껍질을 벗겨 잘 으깬 다음 새들이 많이 앉는 나무 가지에 발라주면 그 나무의 접착력이 강해서 새를 붙인다는 말을 듣고 자랐던 나무이다. 나는 직접 그런 실험을 해 보진 못했다. 나무줄기의 높이는 5-10m이다. 잎은 어긋나며 타원형으로 감탕나무과에 속한다. 먼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나무로 '감탕나무'가 있는데, 감탕나무는 잎의 톱니가 뚜렷하지만 먼나무는 그렇지 않아서 구분이 된다. 먼나무는 꽃이 1년생 가지에 핀다. 잎자루는 1.2-2.8cm이며 꽃은 암수딴그루이다. 취산꽃차례로 2-7개씩 달리고, 5-6월에 붉은빛이 도는 녹색꽃이 핀다. 꽃잎과 꽃받침잎은 각각 4-5장이다. 수술은 4-5개이다. 열매는 빨갛게 익으며  9-12월 익는다. 열매가 꽃처럼 예쁘고 풍성하여 제주도나 남해안 지역에서는 가로수로 많이 심고 있다.

▲ 야생하는 딸기들과 별로 다를 바 없다. 취과의 열매가 달리지만 열매가 먹기에 풍성한 것은 아니다. 오직 제주 서귀포 일대에서만 자생하는 특별한 식물이다.

겨울에 빨갛게 익는 야생의 '겨울딸기'
나는 제주에서 나고 자랐지만 우리 동네 뒷산인 학수바위 주변에 그렇게 많은 '겨울딸기'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자랐다. '겨울딸기'라고 하여 온실에서 재배하여 겨울에 먹는 딸기를 이르는 말은 아니다. '겨울딸기'는 장미과의 목본성 식물로서 다른 야생 딸기들은 보통 늦은 봄에서부터 여름철에 열매가 익지만 '겨울딸기'는 겨울에 열매가 빨갛게 익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 것이다. 나는 '겨울딸기'라는 식물이 있다는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송홍선 박사와 제주 서귀포의 학수바위 주변에서 식물탐사를 하다가 열매가 빨갛게 익으며 여느 딸기들처럼 줄기에 가시가 많고 작지만 빨간 열매가 꽃받침에 폭 쌓여 열매를 맺고 있는 모습이 아주 신기한 식물이었다.

▲ 겨울딸기의 잎은 심장저이며 5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앞뒷면에 털이 많고, 줄기에는 가시가 많다. 야생 딸기들의 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다.

꽃은 6 ~ 8월에 흰색으로 핀다. 총상꽃차례로서 가지 끝 또는 잎겨드랑이에 달린다고 한다. 꽃받침조각은 피침형으로, 꽃잎과 길이가 비슷하며, 작은 꽃대는 털이 있다. 잎은 심장모양을 하고 있으며 톱니가 발달하였다. 일반 야생 딸기와 같이 '수과'의 열매가 빨갛게 익는다. 따서 먹으면 새콤달콤하다.

▲ <백량금> 서귀포시 호근동 학수바위 밑에서 찍었다. 백개(백량) 가량의 금 같은 열매가 달린다고 하여 백량금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남해안 어느 곳에서나 흔하게 보이는 겨울 열매들

▲ 백량금과 겨울딸기가 공존하고 있다.
▲ 보리밥나무 열매, 금도금을 한 것과 같이 은은한 빛깔이 눈길을 끈다. 저게 5,6월이 되면 빨갛게 익는다. 우리 어릴 때 많이 따 먹었는데, 그 맛이 떨떠름하면서도 달콤하여 간식이 귀한 어린 시절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새롭다.

덩굴성 식물인 보리밥나무, 보리장나무, 숲속 그늘에 자라는 백량금, 자금우 등이 겨울을 풍성하게 하는 나무이다. 그 외에도 열매가 노랗게 익는 멀구슬나무, 직박구리 등 새들의 겨울 좋은 식량이 되는 '참식나무' 등 겨울 제주에는 많은 열매들을 만날 수 있다.

▲ <까마귀쪽나무> 제주도에서는 '구럼비나무'라고도 부른다. 강정해군기지가 들어온 곳 해안에 이 나무가 많아 '구럼비해안'이라고 부른다. 까마귀쪽나무 열매, 제주 바닷가에 많이 자생하고 있다. 일본 큐슈에서도 바닷가에서는 많이 볼 수 있었다.

제주 강정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과정에서 마을 사람들끼리 많은 논란과 반목을 가져왔던 '강정해안'에 많이 자생한다고 붙여진 제주 방언 '구럼비낭'을 상징하는 '구럼비 해안', 이 나무의 우리 이름은 '까마귀쪽나무'이다.

▲ 강정천 하구에서 바라보는 해질녘의 바닷가의 모습. 안 그래도 검은 색 현무암이 낙조와 어우러져 더욱 까맣다.

편집 : 박효삼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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