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하늘만 하염없이


기상청에서는 며칠 전부터 서울에 폭설이 내린다고 야단이다.
겨울 내내 눈 구경하기 힘들었는데 2월 중순에 폭설이라니
야단법석을 칠만도 하지.
실제로 서울에는 어제부터 눈이 많이 내렸단다.


올 겨울에 눈 구경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아쉬웠던 참이라
가슴이 두근거린다.
새하얀 눈이 뒤덮인 들판에 갈매기 모이 쪼는 모습을 그리면서.

 

2020. 02. 17.
아침 늦으막에 잠깨어 창문을 열어보니
우리 아파트 단지에는 눈이 쌓이지 않았다.
창고 지붕 위에만 약간의 눈이 덮여있을 뿐이다.


그러나
들판에 나가면 눈이 새하얗게 쌓여있겠지 상상하면서
옷을 주섬주섬 걸치고 자동차 시동을 걸었다.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잔디밭에는 눈이 하얗게 쌓여있으리라'
 

자유로를 달린다.
주변을 살펴보니 눈이 별로다.
임진각 가까이에 갔을 때에는 그늘에도 눈이 쌓여있지 않다.

 

주차장에 들어서면서 안내양에게 물어보니
눈발이 날리기는 했으나 땅에 떨어지면서 다 녹아버렸단다.


눈발은 날렸으나 쌓이지는 않았다?
아니다. 아예 눈이 내리지 않은 것이야.


가슴 설레며 찾아온 평화누리공원의 설경!
꿈속에서만 그려본 풍경이로다.


기가 추~욱 빠져버린 채로 어슬렁대며
북녘 산과 하늘만 하염없이 바라본다.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최성수 주주통신원  choiss3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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