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행동하는 양심에 올리는 헌사(필명 김자현)

김자현의 詩 사랑방!

 

 

 

 

 

 

 


 

오늘도 우리는 죽을 쑨다

잡귀를 쫓느라 우선 붉은 통팥을 듬뿍넣고

물을 동이째 붓고

광화문 광장에 연못만한 가마솥을 걸고 죽을 쑨다

 

우리의 염원 개언론의 주둥이를 넣고

개검의 개수작을 넣고

방통위의 허파를 뽑고

민주당의 십이지장과 간, 오장육부에 숨어 사는

민주당 기생충과

친미 친 아베에 복무하는 수구 적폐 모두를 넣고 함께 끓인다

 

 

 

 

 

 

 

평화로운 날이 언제 였던가

수면 밑에 가라앉은 시대의 숙제를 밀어둔 채

그녀와 노닐던 대성리

그이와 노젓던 강촌의 젊은 날들은 가고

입영을 앞 둔 남학생, 담배 타들어가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우리의 곁을 지나갔던 녹슨 청춘들

광화문에서 강남에서 팽목항에서 인천에서 

언 발을 끌고 와 죽솥을 젓네  

 

 

 

 

 

 

 

개혁의 팔

민주의 팔

정의의 팔

평화의 팔, 팔뚝들이 남북통합의 솥을 젓는다

골고루 골고루 평등과 화평의 노를 젓는다

악귀와 악종들이 눌어 붙거나

앙금으로 남지 못하게

형체도 없이 녹아 없어지도록 죽솥을 젓는다

 

촛불의 역군들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일어난 깨시민들 죽을 쑨다

봄비에 우후죽순, 일어나듯이

임란과 병란의 의병들 동학혁명에

지리산 비트에서 환자트에서 들었던 죽창 대신

열길도 넘는 주걱으로 죽솥을 젓는다

죽 쒀서 개주는 역사를 다시 쓰지 않기 위해

개 같은 것들을 모두 잡아다

팔뚝이 떨어지도록

어제도 오늘도 죽솥을 젓는다

말갛게

파란 정맥 들여다 보이는 가느단 팔목의 깨시민들 일어나

오늘도 내일도

이 땅의 오로지 사랑을 심는

들풀과 같은 민중이 염원의 죽을 쑨다  

 

 

 

 

 

 

 

작은 해설------------------------------------------------------------------------

추운 들판에서, 길고 지루한 동면의 밤을 뚫고 오로지 이 땅에 정의를

쟁취하고 서로서로 사랑과 자유와 평화를 심기 위해 각처에서 오지에서

헌신하는 깨어있는 시민들! 행동하는 양심들께 드리는 헌사올시다!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김승원 주주통신원  heajo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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