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미국에서 3세와 공부하는 한국어

김반아 시민통신원l승인2020.05.19l수정2020.05.20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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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2세인 내 딸은 일찍부터 아이들의 언어 습득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딸이 한국말을 잘하지만 아이들과 대화는 부득이 영어로 한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바로 상하이로 가서 살게 되면서 주위 문화에 중국어까지 겹쳤다. 한국어를 가르쳐보려고 갖은 노력을 다 했지만, 집안에서 프랑스인인 아빠는 아이들에게 프랑스어를 하고 자기는 아이들에게 한국말로 하는 것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에 살고 계신 외할아버지가 유아용 한글공부 책 세트와 테이프세트를 박스로 보내주셨지만 혼자 힘으로는 써보지도 못했다. 그러다가 5년 전에 미국 엘에이 부근으로 이사 와서 나와 함께 살게 되자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최근에 미국이 전국적으로 LOCK DOWN(봉쇄)되면서 학교가 휴교하고 두 아이는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게 되면서 급작스런 변화가 왔다. 즉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하고 내가 두 아이의 한국어 수업을 맡게 된 것이다.

우선, 교재선정부터 창의성을 발휘하는데서 시작했다. 아이들이 전에 학교에서 한국어 시간에 사용하던 교재인 '새기탄 국어책'을 들여다보니 도저히 우리 감각에 맞지 않았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아이들의 주의를 끌 수 없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한국어 공부를 하는 시간을 재미있고 유익하게 만들기 위해서 방법을 고안해보기로 했다.

“한국말 단어는 모르는 것들이 많아도 흥미로운 내용의 유튜브를 찾아서 보고 얘기를 나누는 식으로 하면 어떨까? 한국 유튜브에는 건강, 운동, 맛있는 음식 만들기 등, 정말 뭐가 많아. 이런 것들을 함께 찾아서 보고 얘기 나누면 요즘의 한국 사회를 알게 되고 동시에 한국어 듣기와 말하기 실력이 늘게 될 거야. 어때? 좋아?”

이렇게 동의를 이끌어내고 유튜브를 찾다가 발견한 것이 대한민국청와대가 어린이날을 위해 유튜브에 올려놓은 문재인 대통령의 어린이날 메시지였다. ‘Ding! A Virtual Invitation Has Arrived!’ | South Korean Presidential Office Visit on Minecraft.

14살 손주에게는 한국적인 정서가 이럴 수도 있다는 것에 잠간 호기심을 내보이기는 했지만 거기까지였고 곧 달아났다. 하지만 11살 손녀에게는 훨씬 감정을 유발하는 내용이었다. 한아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을 비교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공책에 두 사람의 “국민사랑” 정도를 그라프로 그려가면서 설명을 했다. “트럼프는 너무 많이 먹어서 속에 다른 게 들어갈 자리가 없어요.” 하하!

너무 재미있어서... 너의 생각을 글로 써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보면 어떨까? 라고 했더니 그건 힘들다고... “그러면 내가 써줄 테니까 네가 말해줘!” 라고해서 쓴 것이 아래 내용이다. 이것을 유튜브에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 할아버지, 저는 미국 엘에이 살고 있는 11세 김한아입니다. 엄마는 2세, 오빠와 저는 3세. 오늘 문재인 대통령 할아버지와 김정숙 할머니가 어린이날을 위하여 만든 이 비디오 메시지를 보고 답을 쓰고 싶었어요. 저는 두 분을 존경합니다. 왜냐하면 두 분은 EQ가 높고 똑똑한 분인 것 같아요. 코로나 어린이날 비디오를 만들어서 우리 어린이들에게 전해주신 것을 보고 그렇게 느꼈습니다. 저는 빨리 한국으로 가고 싶습니다. 몸조심하시고 안녕히 계세요.“

하루 지나고 들어가 보았더니 댓글이 하나 붙어있다.

“오~ 멋있습니다.”

한아를 불러서 보여주었더니 얼굴이 함박꽃!!!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김반아 시민통신원  vanakim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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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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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호 2020-05-21 11:21:28

    교육학 전공자이시고 다양한 국가, 다양한 민족, 그리고 3대에 걸친 많은 경험을 갖고 계신 김반아 통신원!

    우리가 흔히 지나친 애정은 자식교육을 망친다고 하는데, 그건 욕심, 욕망이지요.
    사랑과 관심은 많을수록 좋습니다.

    너무 오래 한국을 떠나 계셔서 표현이 어색할 수 있지만 김반아 통신원의 지혜와 철학 그리고 실천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지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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