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 하트 '개매기' 365개 말목으로 설치

~ 250년 전 못 다한 사랑 이야기

완도군 청산도에는 250년 전 남녀의 애절한 사랑 얘기를 담은 하트 모양의 개매기(=개막이)가 복원되어 이색적인 볼거리로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개매기란 물 빠짐이 뚜렷한 바닷가에 돌담을(석방렴) 쌓아 썰물 때 물고기를 가두어 잡거나, 말목을 박아 간조에 그물을 깔고 만조 시간에 그물을 올려 물이 빠지면 물고기를 잡는 전통 방식이다.

청산도의 하트 개매기 체험장은 슬로길이 시작되는 도락포구에 설치되어 있으며 가로 50m, 세로 50m의 크기로 1년을 상징하는 365개의 말목을 박아 설치했다.

하트 개매기에는 250년 전의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 하트 모양의 개막이

얘기는 조선조 영조 46년(17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제주 사람 장한철이 기록한 해양 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 표해록(漂海錄)에 기록되어 있다.

기록에 의하면 장한철은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제주도 사람 29명과 뭍으로 항해를 하다가 큰 풍랑을 만나 표류를 하게 되었는데, 류큐 열도와 호산도 및 완도, 소안도를 표류하다 청산도에 이르렀을 때 생존자 몇명만 육지로 올라올 수 있었다고 그의 표해록에서 밝히고 있다. (기록을 보면 뭍으로 올라왔던 곳이 청산도의 화랑포일 것으로 추측된다.)

생존자 8명은 청산도 주민들의 극진한 간호를 받으며 섬에 머무르게 되고, 장한철이 운명처럼 만난 여인은 자신이 의식을 잃고 있을 때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이 꿈속에 나타나 물을 건네준 여인이었다고 한다.

단, 하루의 사랑이었으나 두 남녀는 과거를 보고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떠났건만 장한철은 과거에 낙방하게 되어 섬을 찾지 못한다. 훗날 그가 급제하여 제주도에서 벼슬을 하였을때, 그날의 약속을 지키려고 청산도를 찾았으나 그 여인은 행적을 알 수가 없었다는 애절한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하트 개매기'는 그때 떠난 장한철이 그리워 바닷가에 나가 하염없이 눈물을 훔쳤을 한 여인의 절절한 사랑이 250년 뒤에라도 이루어지길 바라는 의미를 담아 만들었다고 한다.

말목 위에는 낮에는 햇빛이, 달밤에는 달빛이 반사될 수 있도록 반사판을 부착하여 시각적인 효과를 더하고 있다.

하트 개매기는 물이 빠지면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하루에 두 차례 볼 수 있다. 그리고 간조 때는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는 체험도 할 수가 있다고 한다.

하트 개매기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면, 청산도 서편제 길의 '봄의 왈츠' 세트장에서 내려다보면 하트 형태가 가장 선명하고 뚜렷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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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허익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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