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에 위치한 토포하우스는 작품 감상에 최적화된 관람공간에서 박경순 사진작가의 담쟁이(담 유화) 사진전시회를 9일까지 열고 있다.

8년 동안 촬영한 사진 25점을 공개하는 이번 전시회는 작품 하나하나에 작가의 단상을 담은 포, 포임 형태의 사진집 '담 유화'도 첫선을 보였다. 담쟁이가 벽을 타고 유랑을 한다. 하늘을 향해 좌우로 굽어지고, 땅을 향해 낮은 곳으로 휘어지며, 마음이 닿는 대로 붓은 담쟁이를 추적한다.

"인생은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거야"라고 훈계하듯 하늘과 맞닿은 자유로움을 우리에게 전해 준다. 박경순 작가는 "오랫동안 바라보며 찾아낸 형상들은 마치 우리들의 얼굴 같다. 연초록의 이파리가 붉게 물들어 앙상한 줄기만 남으면 한 생도 저물 듯이, 생의 흔적이 궤적을 남기는 동안 그 뿌리는 더 깊이 묻혀 새봄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평택지부장을 역임하고 현재 같은 협회 이사로 역임 중이다.

▲ 박경순 사진 담유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작가 노트>

사랑하면 닮아간다고 한다. 교감하는 순간들을 파인더에 담으며 닮아가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불굴의 의지, 악착스러운, 고집불통의 쟁의의 기질, 끝까지 기어오르려는 기상, 어느 시인의 미문처럼 함께 가려는 협동심과 투지, 그런 것들일까? 계절과 계절 사이 담장과 담장 밖 너머로, 옹벽에서 흙벽으로 질기고 억척스러운 근성이 어머니의 젖줄에 닿아 있다. 줄기와 이파리의 축축한 습지와 그늘은 그 자식들의 이면이다.

담쟁이와 벽의 밀착 관계에서 발견하는 형상들은 마치 우리들 얼굴 같다. 오래 바라보며 찾아낸 그 표정들이 천태만상이다. 연초록의 이파리가 붉게 물들어 앙상한 줄기만 남으면 한 생도 저문다. 생의 흔적이 궤적을 남기는 동안 그 뿌리는 더 깊이 묻혀 새봄을 기다릴 것이다. 그것이 우주의 순환의 원리이자 흔들려도 뿌리째 뽑히지 않는 인류의 근원이 아닐까?

▲ 미완의 얼굴에서 해탈을 보다

 

▲ 하나의 상에서 갈라져 나오는 상상이란'

 

▲ 작가와 지인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편집 : 김태평 편집위원

권용동 주주통신원  kownyongd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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