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거기 있은 지 언제부터요

순백의 순결한 그대 모습에

별 빛은 어둠 속으로 자취 감췄고

달빛도 구름 뒤에 숨어버렸소

태양조차 얼굴 내밀지 못하지만

나 어찌 그대를 못 본체

지나간단 말이오

▲ 난 진즉 알았지요. 그대 여기 있음을. 하지만 이젠 가만히 있지 않을 테요.

아니 되오 아니 되지요

그대를 그냥 두고 갈순 없지요

우린 그런 사이가 아니지 않소

속절없는 비는 계속 내리는구려

흠뻑 적은 그대 모습 비길 바 없고

입새에 맺힌 투명방울은 이쁘기 그지없소

촉촉이 젖은 그대 매무새 고혹하고

내 가슴엔 이미 폭풍우가 휘몰아치오

 

쉼 없이 떨어지는 빗방울소리는

건반 위를 스치는 그대 손길처럼

때론 웅장하게 때론 미풍처럼

내 심신을 때리며 메아리쳐 온다오

마음은 이미 소리파도에 함몰되었고

가슴은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이라오

그대여! 그대여!

이젠 더 이상 나를~ 나를~

본체만체 하지 마시오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김태평 편집위원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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