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야

    - 이주 노동자들을 생각하며 -

 

               - 이 기 운

 

소야,
안반데기 비탈 밭에서
밭가는 소야
어젯밤에도 아침에도
우물우물 여물 먹더니
날마다 밭 갈아 힘드나
어찌 그리 말라서
갈비뼈가 앙상하니

 

소야,
돌 구르는 소리에도
눈만 껌뻑껌뻑
이랴 이놈의 소
주인이 야단쳐도
눈만 껌뻑껌뻑
착하기만 한 소야

 

추수 끝나 빈 밭에 서리 내리면
쉴 수 있겠지
대관령에 눈 덮여
온 세상 하얗게 되면
쉬고 있겠지
소야
일만 하는 소야
그때는 틀림없이 쉬고 있겠지

 

네 커다란 눈을 보면
엄마 생각이 나
돈 벌러 먼 나라에 간 내 아들 잘 있나
언제나 날 기다리는 엄마
두 눈에 눈물 가득한
엄마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이기운 주주통신원  elimhi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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