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김선태 주주통신원

백양사에 가셔서 자세하고 철저한 안내를 원하신다면 단언코 수안스님을 찾으세요.

우리 일행이 점심공양을 끝내고 잠시 커피타임을 갖고 있는 사이에 우리 팀을 안내하는 문화원의 원장님을 비롯한 인솔자들은 이미 다음의 과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을 체험장(이곳은 식당의 윗 층 이어서 사실은 일정이 없는 시간에는 이곳이 스님들의 공양간 노릇을 하는 곳으로 보였음)으로 안내가 되었다. 우리를 안내할 스님이 나오셔서 일단은 백양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백양사는 본래 백제 무왕시절에 창건이 된 절로 1400년의 역사를 지닌 고찰이며, 현재는 전국에서 8총림(해인사, 통도사, 범어사, 동화사, 쌍계사, 수덕사, 송광사, 백양사) 중의 하나로 총림이란 승려들의 참선수행 전문도량인 선원(禪院)과 경전 교육기관인 강원(講院), 계율 전문교육기관인 율원(律院) 을 모두 갖춘 사찰을 지칭을 일컫는 말이란다.

백양사는 창건당시엔 백암산 백암사라고 부르다가, 정토사라고 불리웠다.

백양사라는 이름이 생기게 된 연유를 백학봉 중턱에 약사암이라는 암자가 있어서 영천 굴속에 법당을 조성하고, 법화경 법회를 하는 100일 동안 빠지지 않고 스님의 설법을 들은 흰 산양이 마지막 날 사람으로 환생을 하여서 ‘자신의 전생에 죄지은 바 있어서 축생으로 태어났으나 스님의 법문을 듣고 사람으로 환생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제자로 받아주기를 청한 일이 있었다는 한양스님의 일화가 있어서 백양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고 하였다.

고불총림에 관한 이야기도 해주면서 ‘이뭣고’에 대한 설명을 하시는 것 같았는데 그만 사진 찍고 다른 생각을 하느라고 놓지고 말았다. 이렇게 백양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끝내고서, 스님은 이제 백양샤를 안내할 텐데 자주 오시는 분이나 별로 관심이 없는 분들은 여기에 계시다가 체험활동에 참여하셔도 좋다고 하면서 앞장을 서셨다.

체험장을 나서서 일주문을 지나 처음 절간에 들어서는 방향으로 안내를 하시면서, 백암산을 가리키며 아까 말씀드린 백암이라는 암자가 있는 산으로 저 산이 저렇게 생겨서 옛날에는 산양이 살았었다고 하였다. 대웅전과 적멸보궁이라는 이름으로 붙여진 곳이 있는데, 대웅전은 석가모니불을 모시는 곳이고, 적멸보궁(?)은 여래를 모시는 곳이라고 하였던가? 그렇게 구별을 하여서 설명을 하여주셔는데 당시에는 귀에 쏙쏙 들어왔지만 적지 않으니 금세 잊고 마는 노령이어서 다시 찾아보아야겠다.

절의 뒷산에는 천연기념물인 비자나무 숲이 있는데, 여기에서 나오는 비자는 기생충을 구제하는 약으로 쓰이고 있어서 상당히 비싼 값으로 팔린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비자림하면 장흥의 보림사가 가장 오랜 비자나무 숲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거기에도 아마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어서 불탑을 구경하게 안내를 하였다. 이 불탑은 진신사리가 봉안이 된 것으로 7층 석탑인데 진신사리가 어디에 봉안이 되어 있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고 하면서, 혹시 여기에서 한 번 찾아보자고 제안을 하였다. 탑을 설명하면서 탑신의 4층을 보면 이끼가 끼지 않아서 혹시 여기 사리가 보관이 되어 있지 않을까 하고 있다는 말을 해주었다. 그렇게 보니 다른 층은 모두 이끼가 끼었는데 그 층만 앞쪽 부분이 이끼가 끼지 않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만 그것은 혹시 속이 비어 있으니까 이끼가 끼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해보면 이곳에 진신사리가 보관이 되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을 해주었다.

이어서 당간지주에 가서 이것은 무엇에 쓰는 것인지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다. 당간지주가 있는 곳은 무엇을 하는 장소이냐 하면 이곳에 큰 법문을 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곳인데, ‘그것을 무엇이라 하느냐?‘는 질문에 나도 모르게 ‘야단법석’하였더니 그렇다면서 이곳이 바로 야단법석을 마련하는 자리인데, 이곳에 부처님을 모셔야 하지만 그 크고 무거운 부처님을 여기 모시기는 어려운 형편이므로 이 당간지주에 커다란 장대를 세우고 거기에 커다란 괴불상의 탱화를 모시고 법회를 하기 위해 이 것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다음으로 산신각을 들러서 왜 여기 산신각이 들어서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그 곁에 있는 칠성전이며 진영각에 대해서 설명을 하시면서 초기 도입당시에 민간 신앙을 모두 받아들여서 절의 한 켠에 모시게 하였기에 민간 신앙인 칠성님을 모시는 전각이 들어서게 되었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해설을 하시는 바로 옆 건물의 기둥이 여태까지 본 기둘 중에서 가장 이상한 기둥이었다. 적어도 사찰의 기둥으로 이런 기둥은 처음이어서 물으니,

“이 기둥을 나무가 굽어져서 다른 건물들에서라면 쓰지 않는 게 보통인데, 이 절에서는 그런 나무도 다 이용하여 집을 지었습니다. 기둥이 너무 비뚤비뚤하여서 저렇게 기둥 옆까지 칠을 하여서 똑바르게 보이도록 만들어 두었습니다. 너무 묻는 분들이 많아서요.“하시면서 웃음을 자아내었다.

이어서 백양사의 보물인 600년 된 매화나무를 소개 하셨다. 나무가 많이 늙어서 줄기부분을 더 이상 썩지 않게 보완을 해주고 받쳐주는 등 간신히 지탱을 할 정도이지만 지금도 봄눈이 채 녹지 않을 시기에 빨간 매화꽃을 미우고 열매도 꽤 많이 열린다고 하면서, 혹시 홍매화를 보시려면 2월 말쯤에 전화로 확인을 하고 오셔야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아려주셨다.

나무아비타물을 한자로 풀이하는 식자가 있는데 이것은 한자로 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를 불경 본래의 산스크리스어의 음을 나타내는 글자를 빌어 쓴 것일 뿐이어서 한자용어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사유를 분명히 밝혀 주셨다. 어찌나 이야기를 재미나게 해주시는지 모두를 함박웃음을 웃으면서 불경에 대한 것이며 불교에 대한 것들을 알게 되었다.

모두 함께 “나무이비타불, 관세음보살”을 외치기도 하면서 신나는 백양사 탐방을 끝내었다.

혹시라도 단체로 백양사를 찾으시려면 포교국장을 맡고 계시는 수안스님께 안내를 부탁하신다면 틀림없이 후회 없는 산사체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김선태  ksuntae@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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