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쪽으로 난 고즈넉한 돌담길

 언제부턴가 서소문에서 정동으로 넘어가는 길을 즐겨 찾게 되었다. 배재 공원에서 경사길을 내려오면 벌써 공기가 다르다. 완만하게 굽은 길 양 옆 푸른 가로수들이 포근히 감싸안는 느낌이랄까. 향긋한 오월의 꽃향기가 아닌 나무 향내로 마음이 차분해진다. 정동 제일 교회 앞에 다다르면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 가사가 절로 떠오른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오다보면 교회 맞은 편에 이문세의 수많은 히트곡을 작사 작곡한 이영훈의 펼침막과 노래비가 보인다.

광화문 연가

 

이제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 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향긋한 오월의 꽃향기가 가슴깊이 그리워지면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

이렇게 다시 찾아와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 길엔 아직 남아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 정동 제일 교회

서울시립미술관 앞 분수대에서 길이 4곳으로 갈라지는데 두 길이 덕수궁 돌담을 끼고 있다. 두 길 다 운치 있다.

나는 북쪽으로 난 고즈넉한 길을 선택하곤 한다. 덕수궁 돌담길은 혼자 걸어도 좋고, 그 누군가와 같이 걸어도 좋은 길이다.

▲ 시청 방향 돌담길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양성숙 주주통신원  ssooky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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