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힘든 일이 있었다. 이미 일어난 일, 되돌릴 수 없는데도 생각하고 또 생각나는 그 일은 마음을 무겁게 가라앉혔다. 노상 무거운 곡만 듣는 엄마가 안쓰러웠는지 딸이 “엄마~ 이것도 좀 들어보세요." 하고 피아노곡을 보내주었다. 작년 봄에도 소개해주어 수차례 들었던 밝은 선율의 곡이다. 하지만 밝은 곡을 듣는다는 것이 왠지 내키지 않아 선뜻 다시 듣지 못했다.

어느덧 그 일이 일어난 지 두 달이 되어간다. 2월 말부터 베란다 화분 분갈이를 하나씩 하나씩 하면서 묵은 겨울과 함께 기억을 털어내려 했다. 창틀 화분걸이에 다시 화분을 내놓으니 꿀벌도 오고 참새도 날아온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의 소리 때문일까~ 모진 자책에서 벗어나 마음이 서서히 진정되는 것 같다.

이제 딸이 보내준 ‘Alexis Ffrench‘의 피아노곡인 'Bluebird'와 'Wishing'도 매일 들으려 한다. 

 

 

알렉시스 프렌치(Alexis Ffrench)는 1970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즉흥적으로 연주하기 시작했고, 5살 때 첫 작품을 썼으며, 7살 때 지역 교회에서 수석 오르간 연주자가 될 정도로 음악에서 천재성을 보인다. 이후 정규음악교육을 받기 시작한다. 장학금을 받아 젊은 음악가를 위한 왕립 음악아카데미 등에서 정통 클래식교육을 받았지만, 내면에 흐르는 자유로움은 그를 클래식 영역에만 머무르게 두지 않았다. 재즈와 소울, R&B와 힙합까지 두루 섭렵한 그는 독특한 스타일로 음악계에 혜성과 같이 등장한다.

그의 첫 앨범은 2006년 <Piano Diaries>다.  현재까지 10여개가 넘는 앨범을 냈다. 이후 2018년 앨범 <Evolution>과 2020년 <Dreamland>로 음악계를 뒤흔들어 놓는다. 

그의 첫 번째 앨범 Piano Diaries 전곡

<Evolution>은 영국 공식 클래식 아티스트 앨범 차트 1위, 영국 공식 앨범 차트 30위를 기록했다. 맨 위에 소개한 ‘Bluebird'는 앨범 <Evolution>에 수록된 곡이다. 앨범 출시 전 먼저 싱글로 음원이 소개됐다. 당시 국내 지니뮤직 클래식 차트에서 74일 동안 1위를 차지했고, 유튜브 동영상은 6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현재는 조회수 127만이다. 

앨범 Evolution 전곡

<Dreamland>는 2020년 영국에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다. 앨범이 나오기 전 2019년 12월 유튜브에 먼저 소개된 곡 'Dreamland'는 4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맨 위에서 두 번째 소개한 'Wishing'도 앨범 <Dreamland>에 수록된 곡이다.

 

2020년 싱글 ‘Walk With Us’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벌어진 BLM(Black Life Matters)운동을 위해 만들었다. 수익금 전액을 이 운동 단체에 기부했다 한다.


가장 최근 앨범은 2020년 11월에 제작한 <Home>이다. '코로나 성탄'을 맞아 서로 만날 수 없는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앨범이 아닐까 한다.  

 

알렉시스 프렌치의 곡은 편안하다화사하면서도 과하지 않고, 반복 음이 단순하면서도 섬세하고 세련되었다. 드뷔시와 루도비꼬 에이나우디의 동시 출현이라고나 할까? 그의 곡을 듣고 있으면 머릿속에 어떤 장면이 펼쳐지면서 '음악이 이렇게 아름다운 거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조용히 혼자 있고 싶을 때... 그의 음악은 그 어떤 것보다도 더 마음을 포근하게 안아준다. 나에게 음악은 친구다. 그 중 프렌치 음악은 '힐링친구'다.    

알렉시스 프렌치 자신이 뽑은  26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  양성숙 편집위원

김미경 부에디터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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