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중립화를 향한 ‘실천적 영성’ 

실천적 영성(practical spirituality)은 좁은 의미의 영성(spirituality)과 구분된다. 좁은 의미의 영성은 예수님 안에서의 구원과 관계된 것이고, 실천적 영성은 세상에 나와서 덕을 실천하는 삶에 대한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영성’과 ‘실천적 영성’을 종종 같은 뜻으로 사용한다.) 실천적 영성과 홍익 정신은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뜻에서 같은 의미라 볼 수 있다. 

실천적 영성의 실행 

마셜 B.로젠버그 저서 표지
마셜 B.로젠버그 저서 표지

미국의 마샬 로젠버그 박사(Marshall B. Rosenberg, 1945-2015, 국제적 평화단체인 비폭력대화센터 (CNVC, the Center for Nonviolent Communication) 설립자)는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평안을 회복하는 삶을 살도록 돕기 위해서 “비폭력 의사소통 (Non-Violent Communication, NVC)법”을 고안해 내었고, 그것을 ‘실천적 영성’이라고 명시했다. 로젠버그는 인간의 기본적인 영적 욕구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의 행복에 기여하는 것이고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 안에 있는 신성과 연결하고, 공감과 연민의 세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했다. 

실천적 영성 지수

‘실천적 영성’은 현대에 성공한 기업들이 기업 경영의 모토로 하고 있는 것이다. 수상 경력에 빛나는 영국의 여행사, Wayfairer Travel는 고객의 여행 교육을 돕고 폭넓은 관심을 촉진시키기 위해서 ‘세계 영성 지수(Global Spirituality Index)’ 라는 것을 발표했다. ‘세계 영성 지수’는 세계에서 가장 영적인 국가 순위(Ranking the World’s Most Spiritual Countries)를 측정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 모든 국가의 데이터를 분석했고, 세계 영성 지수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 나라는 캐나다이다. 그들이 발표한 ‘세계 영성 지수’는 한국인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것이다. ‘실천적 영성’에 대해 알고 나면 ‘세계 영성 지수’라고 한 것은 실제로는 ‘실천적 영성 지수’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에서 가장 영적인 나라로 선정된 국가는 이탈리아, 세 번째는 인도, 그 다음이 일본, 영국, 멕시코, 오스트레일리아, 필리핀, 미국, 독일이다. 한국은 19 번째로 등재되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영적인 국가 순위를 결정하는데 그들이 사용한 기준은 초월적 존재와의 합일이나 자기 초월을 추구하는 식의 영적인과 관련된 것이 아니고, 사회적인 여건들이다. ‘종교적 다양성,’ ‘종교의 자유,’ ‘종교적 관용,’ ‘안정된 사회,’ ‘국민들의 건강,’ ‘마음 챙김,’ ‘복지,’ ‘자연 풍광,’ 등,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 걸쳐서 국민들의 삶의 질과 관련된 포괄적인 종목들이 고려 대상이었다. 

한국의 영성 지수

한국인들은 영성이 발전한 민족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민족이다. 한국인의 생활은 의식주에서부터 언어와 문화의 이르기까지 모두 영적으로 관계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이다. 자고로 한민족은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에서 고차원의 진동을 일상적으로 체험하며 살았고 산과 들에서 자라는 각가지 약초 성분의 나물과 뿌리들을 캐서 먹고 살면서 그 속에서 순수 의식을 키워갔다. 그런 한국이 세계 영적인 국가 순위에서 19등 밖에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 유엔의 2022년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행복 지수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146개국 중 59위를 차지했다. 또, 한국은 OECD 38개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고 출산율이 가장 낮다. 경쟁 사회 한국의 교육 문제와 인권 문제 (여성, 노인, 장애인, 이주민, 소수인종,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LGBT) 들의 인권)는 캐나다나 북유럽 국가들에 비해 많이 뒤떨어져 있다. 한국이 상위에 가 있지 못한 이유는 궁극적으로 분단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한국의 영성 지수를 올리기

대한민국의 저명한 문학 평론가이며 정치 평론가인 백낙청 교수는 지금의 교착되어 있는 남북관계가 풀리기 위한 두 가지의 해법을 제시했다. 하나는 남북이 연합체재를 이루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시민참여운동이다. 남북이 두 주권국으로 연합체재를 이루는 것은 정부차원의 일이고 시기적으로 요원한 일이다. 그러나 시민참여운동은 가능한 일이다. 

세계 체제와 맞물려서 분단되고 분열되어 있는 한국사회를 통합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시민운동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는 한반도 중립화 운동을 국제네트워크로 성장시킬 구상을 하고 있다. 스위스-오스트리아의 중립 전문가들 및 지지자들과 연대하는 길이다. 그 중에 한 분은 스위스 바젤(Basel)대학 정치학 교수 로랑 궤첼(Laurent Göetschel)박사이다.

스위스 중립 학자의 조언

아래는 조선일보 ChosenBiz (2023.3.6.) - [혁신 1위 스위스]⑤에 실린 로랑 궤첼 박사에 대한 기사이다.

“강대국에 둘러싸인 韓, 외교 다변화하고 창조적 역할 해야” 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에서 궤첼 박사는 자신이 사무총장으로 종사하고 있는 스위스 평화연구 기관 <SwissPeace>를 소개하고 한국이 좀 더 나서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 말했다.

“SwissPeace는 스위스에서 가장 큰 평화연구 기관이다. 냉전 종식 무드가 한참 무르익던 1988년 설립됐고, 이후 줄곧 수도 베른에 본부를 두고 운영하다가 지난해 바젤로 옮겼다. ‘평화’는 각 나라와 국제기구에만 맡겨두기엔 너무 엄중한 사안이며,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학술 연구와 실생활을 연결하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설립의 토대가 됐다. 민간 조직이지만 스위스 외교부는 물론 다른 나라 정부와도 협력하고 있다. 스위스피스 의장은 항상 스위스 고위 외교관 출신이 맡는다. 스위스 외교부 평화·인권 조직의 수장은 SwissPeace의 당연직 이사다.”

“한반도는 강대국으로 둘러싸여 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매우 선진적이며 혁신적이고 역동적이다. 큰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더 창조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외교도 다변화해야 얻을 수 있는 게 많아 보인다.” 

세계 평화 연구가 궤첼 박사가 제안하고 있는 한국의 ’더 창조적인(more creative)’ 역할이 무엇일까? 한국이 급변하는 주변 상황 속에서 진취성을 발휘하여 더 창조적인 역할을 하고 다변화할 것을 권유하면서 “남북 교류가 다시 활성화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다시 활발히 교류할 경우에 대해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했는데 그것이 무엇일까? 한반도의 평화를 강구하는 길에서 국제적인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로 풀이 된다.

마침 우리 INNK 스위스 방문단은 6월 17일에 베른(Bernn)에서 궤첼 박사와 미팅을 갖게 된다. 그 때 그 분과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기 위하여 준비 중이다. 한반도 중립화 운동이 유럽의 중립 평화 전문가들과 연결하고 세계평화를 위하여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가고 있다. 이것을 한류의 물결 속에서 보면 다음과 같다.

실천적 영성 철학을 담은 한류 4.0 - 5.0

한류는 4.0의 시대에 진입했다. 사람들에 따라 한류에 대한 인식은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앞으로의 한류는 초국가적으로 융합과 상생을 지향하는 것이다. 신한류의 특징은 한국인 고유의 감성과 영성으로 지구촌 곳곳의 현지인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담고 버무리고 녹여내면서 상호 상승하는 것이라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한류는 한반도 북쪽에 있는 조선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와 그들의 문화를 담아내지 못했다. 한국 영화계는 북한이 관련된 영화를 여러 편 만들었지만 분단으로 막혀 있는 현실에서는 조선은 외부 사람들의 의식 속에 실존하지 않는 곳 같이 흐려져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한류 4.0은 막혀있는 의식의 장벽을 실천적 영성의 힘으로 뚫는 가능성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일을 해 낼 때 신한류는 지구촌 여러 곳에서 잊힌 채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류의 손길이 미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막혀있는 남북의 장벽을 한류의 실천적 영성의 힘으로 뚫을 것을 꿈꾼다.

한반도의 분단체제는 세계체제의 부분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그래도 우리는 조선을 국가 운명체로 인정하고, 조선의 자주적 결정권을 존중하는 쪽으로 사고의 전환을 도모할 것을 제안한다. 이것은 민간 차원에서 영성 철학을 실천하자는 말이다. 한류가 기존의 이념의 장애물을 뛰어 넘고 새로운 눈으로 남북을 바라보고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려는 생각을 담고 녹여 내어 창조적인 작품으로 만들어 가는 각본을 쓰자는 말이다, 우리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한류 4.0 물결에 의식적으로 동참할 것을 제안한다. 그러면 세상은 분명히 전에 없던 반향을 보일 것이다.
                                                   - 김반아 영성운동가, INNK 준비위원장, 생명모성 연구소 소장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반아 주주  vanakim777@gmail.com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