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처음 제주를 갔던 건 40여 년 전. 그때 제주 바다에 대한 잊지 못 할 기억이 있다. 버스가 해안가를 끼고 돌았다. 해서 바다를 실컷 바라볼 수 있었는데 가는 곳마다 바다 빛깔이 다 달라서 무척 경이로웠다. 파란빛, 쪽빛, 옥빛, 에메랄드빛, 잿빛, 엷은 핑크빛, 보랏빛, 심지어 진주 빛을 띠기도 해서 빛이 마법 같은 오묘한 색들을 빚어내는 일이 신비롭기만 했다. 모든 것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봄이여서였을까. 봄빛은 스스로 내놓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쏟아내는 듯 했다. 이번 제주 여행에서 다채로운 색의 향연을 다시 보게 될까 내심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6일 동안 제주 날씨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지만 대체로 구름이 많았다. 다섯 번째 날 신도 포구 바다를 향해 달렸다. 포구 근처에 가까워졌을 때 길이 고지대에 나 있는지 바로 눈 높이에 구름이 잡힐 듯 바라보이고 왼편 아래론 드넓은 바다가 은갈치 비늘처럼 반짝이며 광활하게 펼쳐져 있었다. 게다가 상쾌한 바람까지 더해져 온몸으로 대자연을 향유하는 느낌이었다.

신도 포구는 돌고래가 출몰한다는 일명 우영우 바다다. 돌고래가 언제 모습을 드러낼지도 모르고 돌고래를 보겠다고 오랜 시간 머물 수도 없어 돌고래 보기는 단념하고 차에서 내려 바다 구경을 하였다. 바다 위 하늘은 온통 구름으로 뒤덮혀 있었다. 구름 사이 사이로 빛이 쏟아져 내렸고 그 빛을 안고 바다는 반짝반짝 빛나는 윤슬로 가득했다. 기대한 바다 색의 향연 대신 빛내림이 연출되는 바다가 기다리고 있었다. 장관이었다.

좌측에 돌고래 출몰지를 알리는 표시판이 세워져 있다.
좌측에 돌고래 출몰지를 알리는 표시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으신 최성수 샘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으신 최성수 샘
신도 포구 바닷가 빛내림
신도 포구 바닷가 빛내림
서귀포 서복 전시관 뜰에서 마주한 빛내림
서귀포 서복 전시관 뜰에서 마주한 빛내림
서귀포 서복 전시관 뜰에서 마주한 빛내림
서귀포 서복 전시관 뜰에서 마주한 빛내림


이어 대평리 난드르로 향했다. '난드르'는 제주어, 넓은 들 (대평大坪)이라는 뜻이다. 이곳은 '박수기정'이라는 기암 절벽, 소녀상이 있는 빨간 등대, 색색 모자이크 방파제가 볼거리다. 해질녘 멋진 노을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소녀상이 있는 빨간 등대와 색색 모자이크 방파제
소녀상이 있는 빨간 등대와 색색 모자이크 방파제
난드르 포구 바닷가 - 박수기정
난드르 포구 바닷가 - 박수기정
빨간 등대의 소녀상
빨간 등대의 소녀상
빨간 등대의 소녀상
빨간 등대의 소녀상

 

난드르 포구 근처 그리스풍 피자 집에서 화덕 피자와 커피로 제주 바다에서의 여유로움을 만끽하였다.

그리스풍 화덕 피자 집
그리스풍 화덕 피자 집
피자 집 벽면에 그려 넣은 해녀 그림
피자 집 벽면에 그려 넣은 해녀 그림


신도 포구 제주 바다

고적해 보이는 돌 형상
고적해 보이는 돌 형상
파도가 밀려와 바위에 부딪쳐 물보라를 일으킨다.
파도가 밀려와 바위에 부딪쳐 물보라를 일으킨다.
대 자연, 작은 인간
대 자연, 작은 인간

허니문 하우스 카페 앞 제주 바다도 멋졌다.


영화 <건축학개론>에 나오는 '서연의 집' 앞 바다. 서연의 집은 현재 카페가 되었다. 계단이 많아 들어가질 못 했지만 카페 안에서 바라보아도 좋았을 거 같다.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서로 그리운 듯 마주하고 서있다.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서로 그리운 듯 마주하고 서있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양성숙 편집위원  ssooky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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