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직후 부산시 민주공원에서 조국 신당 창당을 선언한 조국 교수(사진 출처 : 한겨레21 2015년 9월 22일 김진수 기자)
설 연휴 직후 부산시 민주공원에서 조국 신당 창당을 선언한 조국 교수(사진 출처 : 한겨레21 2015년 9월 22일 김진수 기자)

설 연휴 직후 조국 교수가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무도하고 무능한 검찰 독재정권의 종식을 위해서 맨 앞에서 싸우겠다”고 했다. 국민의 힘을 비롯해 조중동 주류언론들은 일제히 ‘후안무치’(국민의 힘), ‘뻔뻔한 정치범 코스프레(중앙일보)’, ‘정치로 사법을 한번 뒤엎어 보겠다는 헛된 기대(동아일보)’, ‘조국 출마는 사법 농락(조선일보)’이라고 맹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조국 신당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이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조국 신당 창당을 지지한 소식을 듣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술회했다. 진보언론 한겨레와 경향신문조차 사설을 통해 조국 신당 창당을 매섭게 비판했다.

유시민 작가는 유튜브 방송에서 조국 신당 창당을 인간적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긍정했다. 반면에 이동형 작가는 단칼에 평가절하했다. 21대 총선 당시, 비례정당 열린민주당의 사례를 들며 한 자릿수 낮은 지지로 끝날 것으로 예측했다. 글쓴이는 ‘조국 신당’에 거는 희망과 기대가 크다. 그 이유 내지 근거를 몇 가지 제시해 보고자 한다.

먼저, ‘조국 신당’은 개혁 입법에 굼뜬 더불어민주당을 채근하고 견인해 내는 구실을 수행할 수 있다. 물론 ‘조국 신당’이 더불어민주당 지지표를 일정 부분 잠식하는 현상은 사실이다. 지난해 11월 여론조사 기관의 발표는 이를 잘 보여준다. 더불어민주당 지지표 가운데 일정 부분이 이준석의 개혁신당으로, 그리고 조국 신당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중요한 것은 ‘조국 신당’ 창당이 한국 정치 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21대 총선에서 국민이 180석을 몰아줬는데도 더불어민주당은 개혁 입법을 통해 제대로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했다. 다수 국민은 크게 실망했고 오늘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낮은 결정적 이유이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힌 이유가 결코 이재명 사법 리스크 때문은 아니다. 생각건대 개혁의 조타수 ‘조국 신당’의 창당과 활동에 대한 기대는 앞으로 더불어민주당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 것임에 틀림없다.

둘째로 ‘조국 신당’은 기존 정의당을 대체할 수 있는 진정한 진보정당으로 우뚝 설 가능성이 높다. 이 점은 창당을 선언한 조국이 명백히 밝힌 점이다. “검찰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고 선언한 뒤, 이어서 “사회경제 개혁을 통해 불평등 현실을 개선하고 사회권적 기본권을 강화해 복지사회를 지향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조국 스스로 ‘조국 신당’ 인재영입위원장을 자처했다. 진보적 민주주의자로서 자신의 정치노선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로 채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21대 총선 당시 비례정당으로 의회에 들어와서 변질한 인물들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나아가 더불어민주당을 능가하는 충만한 개혁 의지로 맨 앞에서 행동하는 진정한 진보 정치인을 발굴하겠다는 생각이다.

세상 사람들은 조국에 대해 강남 좌파로 규정한다. 조국 스스로 젊은 날 80년대 말 군부 독재체제에서 「남한 사회주의 노동자동맹」(약칭 사노맹) 사건에 관여한 적이 있다. 그는 자유주의자를 넘어서서 사회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인물이다. 따라서 다수의 자유주의자 내지 보수주의자, 그리고 극히 일부 진보주의자로 구성된 더불어민주당과는 결을 달리한다.

마지막으로 ‘조국 신당’ 창당은 한국 정치사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가져오는 계기로 작동할 수 있다. 변화와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은 절대다수다. 2000년 민주노동당으로 출범해 20년 넘게 이어온 진보 정치는 분열과 분열을 거듭해 쇠락의 끝점을 향하고 있다. 진보정당의 맏형, 정의당이 선거연합 전술을 표방하며 녹색당과 합의해 선거연합 정당, 녹색 정의당을 탄생시킨 것은 이를 대변한다. 정의당 일부는 제3지대 이준석의 개혁신당으로 들어갔다. 노회찬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몸을 던졌음에도 정의당은 진보정당의 맏형 노릇을 제대로 하질 못했다.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잠들어 있는 노회찬(출처 : 하성환) 그는 2018년 김경수 경남지사 드루킹 특검 당시 유탄에 맞았다. 50년대 진보당 조봉암 선생을 잇는 사민주의 대중정치인이다. 그는 투신 전  정의당을 위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목숨을 던졌다. 100년이 지나도 나오기 힘든 참된 정치인이자 진보정치인으로 한국 진보정치사에 길이 남을 인물이다.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잠들어 있는 노회찬(출처 : 하성환) 그는 2018년 김경수 경남지사 드루킹 특검 당시 유탄에 맞았다. 50년대 진보당 조봉암 선생을 잇는 사민주의 대중정치인이다. 그는 투신 전  정의당을 위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목숨을 던졌다. 100년이 지나도 나오기 힘든 참된 정치인이자 진보정치인으로 한국 진보정치사에 길이 남을 인물이다.

글쓴이는 2019년 검찰개혁의 중책을 맡은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해 ‘조국 사태’를 초래하며 난도질한 주체가 윤석열 – 한동훈 특수부 정치 검찰 사단이라 생각한다. 2020년 정대협 ‘윤미향 사태’는 ‘조국 사태’의 2020년 버전이고 2022-2023 ‘이재명 사법리스크’ 역시 ‘조국 사태’의 2022-2023 버전이라 생각한다.

조국 신당이 강소정당으로 검찰 독재를 혁파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데 선두에 설 것을 의심치 않는다. 나아가 사회경제개혁을 통해 불평등 사회를 혁파하고 복지사회를 지향할 것 또한 명확하다. 그런 의미에서 노회찬을 잇는 진보 정치인으로 정치인 조국의 변신에 거는 희망과 기대가 크다.

편집 : 하성환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장

하성환 편집위원  ethics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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