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이 한창 익어가는 계절이다.

지난 추석 땐 햇과일로 차례를 지냈다. 과일이 우리에겐 영양의 섭취를 위해서 먹고, 우리의 명절 때나 다른 사람 집을 방문 할 때는 선물로 사 들고 가는 것이 일상화가 되어 있다.

그런 과일이 '김영란법'이라는 것이 생겨서 과일 선물조차도 하기 어렵게 되어 농민들의 시름을 더 깊게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들은 과일을 사면서 비싸다는 말을 상투적(?)으로 쓴다.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값에 비해 그렇게 비싸게 파는 것인지 한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과수농사를 지으신 분들에게 한 번 물어본다면 아마도 모두가 그렇지 않다고 말할 것이다. 물론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봄부터 꽃을 솎아주고, 열매로 솎아주고, 봉지를 씌우고, 농약을 하고 쉼 없이 일을 해야 가을에 수확을 할 수가 있다.

그것도 천재지변에 의해 수확을 할 수가 없을 때도 있다.

이제 얼마 있지 않아 수확이 끝이 날 것인데, 다음 수확시기까지 그냥 놀지를 못한다. 과수 농들이 겨울 보내는 것을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엄동설한에 방함모를 쓰고 나무 가지를 자르는 것이 수확 후 첫 번째 일로 알고 있다. 나뭇가지를 자르려고 보면 유난히 탐스럽게 자란 가지가 있다.

정말이지 자르기 아까운 가지가 있는데 이것은 수확이 끝나고 준 비료를 먹고 욕심나게 자란 가지다. 그러나 그 아까운 가지를 농민들은 자른다.

왜 그렇게도 탐스럽게 자란 가지를 자를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다음해에 좋은 과일을 수확하기 위해 자르는 것이다.

이 가지는 탐스럽게 자라기만 했지 다음해에 주인에게 안겨주는 것이 하나도 없이 비료만 먹고 말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것을 알기 때문에 농민들은 아까워도 자른다.

그런데 요즘의 세태를 보면서 꼭 주인이 잘라버린 가지 같은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 사람에게 비료를 주었던 주인은 자라나는 것만 보고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사람인 것은 보지 못한 것이다. 수확시기가 되어서야 쭉정이가 된 것을 우리는 늘 보면서 사는데 왜 그 주인은 수확을 해야 할 때가 되면 여전히 빈 자루만 들고 나오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잘 자라서 아깝더라도,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을 생각 못한다면 과수농사를 지으신 분에게 어떤 것을 솎아내야 하는가 한수 배웠으면 좋겠다.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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