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정권교체의 숨은 의인’을 보고

김미경 편집위원l승인2017.05.17l수정2017.05.18 11:44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지난 11일 <한겨레> 지면에서 김의겸 기자가 쓴 ‘[편집국에서] 정권교체의 숨은 의인’ 기사를 보았다. JTBC가 태블릿 PC를 발견한 건물 관리인 기사다. 인터넷 기사는 좀 더 상세히 나왔지만 그 글은 삭제되고 없다. Daum에 나온 기사도 언론사 요청으로 삭제되었다고 나온다.

삭제된 관련기사 :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bar/794204.html

다음에서 삭제된 관련기사 : http://v.media.daum.net/v/20170510180609556

김의겸 기자의 청와대 대변인설이 돌자 한겨레에서 기사를 내렸다고 한다. 행여나 청와대 대변인이 된다 해도 별 상관없을 기사 같은데 무슨 이유에서 내렸을까? 김의겸 기자는 대변인 요청을 고사했고, 지금 청와대 대변인은 박수현씨가 임명되었는데 왜 아직도 기사를 복원하고 있지 않을까?

▲ 김의겸 기자(사진 출처 :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6815 미디어 오늘 김도연 기자)

이 기사는 JTBC가 태블릿 PC를 발견한 건물 관리인 노광일(60세)씨에 대한 인터뷰 기사다. <한겨레>와 <경향>도 그 건물에 갔지만 건물 관리인은 JTBC에 문을 열어주었다. 이유는? 손석희 사장을 믿었고 신문보다는 방송의 파급효과를 생각해서 라고 했다. 너무 선명하고 정확한 판단이라서 <한겨레>나 <경향>이 섭섭하지 않을 것 같다. 그는 예전에 ‘조아세(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시민모임)’ 활동가였다. 노사모 초창기 멤버이기도 하다. 현재는 뉴스타파, 민언론 등 언론사나 언론단체에 매월 후원하고 있는 것으로 활동을 대신하고 있다.

기사 마지막에 기자가 이렇게 묻는다.

-참 우연이다. 최순실 사무실이 있는 곳에, 그것도 결정적 증거인 태블릿 피시가 있는 곳에 선생님 같은 분이 근무하고 있었다는 것이. 

그는 이렇게 답변한다.

“나도 곰곰이 생각해 본다. 어떻게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났을까하고. 아마도 하늘에 계신 우리 노짱님(노무현 대통령)이 이걸 하라고 기회를 주신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이 내용 때문에 삭제 했을까? 이 기사를 보면서 ‘하늘이 무심치 않구나!’ 하는 옛말이 생각났다. 영화로 찍어도 될 스토리가 있는 기사였는데 삭제되어 아쉽다.

이 기사에서 김의겸 기자는 숨은 의인을 노광일씨라고 했다. 의인까지는 못되지만 어떤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 공신 셋을 가볍게 소개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엄마의 성당 친구 이야기다. 친구 중에 엄마가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안 먹히던 할머니 한 분이 있었다. ’문재인은 빨갱이‘라는 생각을 바꾸지 못하는 할머니였다. 엄마가 쓴 모자가 예쁘다고 해서 엄마 모자 샀던 곳에 함께 가면서까지 이야기를 했는데도 통하지 않아 엄마가 포기했다고 하신 할머니였다. 그런데 선거 전 일요일 성당에서 만났더니 사전투표에서 ’문재인‘을 찍었다고 했다. 20대 손자가 전화를 했는데 ’홍준표‘만은 뽑지 말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해서 손자의 부탁을 들어줬다는 거다. 손자손녀에게 제일 약한 사람이 할머니다. 그래서 첫 번째 숨은 공신은 20대 손자손녀다.

두 번째는 서예선생님 이야기다. 지난 주 월요일 선거 전날, 서예수업시간에 선생님(60대)께서 내게 누굴 뽑아야 하냐고 물으셨다. 늘 자신은 보수라고 하셨는데 ‘홍준표’는 뽑기 싫은 듯 했다.

나 : 선생님 맘대로 뽑으셔야죠. 제가 어떻게 권해요?

선생님 : 뽑을 사람이 없어. 누구 뽑아?

나 : 선생님 보수라면서요? 유승민 뽑으세요.

선생님 : 유승민도 싫어. 문재인 뽑아?

나 : 그럼 문재인 뽑으세요

선생님 : 아~~ 나 왜 문재인이 싫지? 괜히 이유도 없이 싫어.

나 : 그럼 심상정 뽑으세요

선생님 : 아~~ 심상정은 더 맘에 안들어. 아참 미경씨는 거기 지지자라 했지?

나 : 따지는 게 아니라요. 정말 궁금해선데요. 왜 심상정이 맘에 안드세요?

선생님 : ......................(아무 말씀 없으심)

한참 있다가 수업이 끝나가는 시간에 선생님이 마음을 정하지 못하셨는지 또 물으셨다.

선생님 : 미경씨, 나 누구 뽑지?

나 : 하하하. 그럼 문재인 뽑으세요. 선생님 천주교 신자잖아요? 문재인도 어려서부터 천주교 신자래요. 같은 신자끼리 도와주세요.

선생님 : 그려?

그러자 회원 중 안철수를 지지한다고 했던 천주교 신자가 얼른 와서 자신도 얼마 전에 홍준표가 문재인 막 공격하던 중 '천주교 신자라면서 고백성사 해라'고 해서 알았다면서 은근 박자를 맞춰주었다. 선생님은 "알았어"라고 답하고 수업을 끝냈다. 그래서 두 번째 숨은 공신은 천주교다.

세 번째는 모르는 할아버지 두 분의 이야기다. 딸의 일터 선배가 해준 이야기인데 버스에서 앞에 앉은 할아버지 두 분이 열심히 말씀하셔서 할수 없이 듣게 되었다고 전해주었다.

할아버지 1 : 문재인은 빨갱이여. 절대로 빨갱이가 대통령 되서는 안되지.

할아버지 2 : 그래서 누굴 뽑았어?

할아버지 1 : 아 그거야 당연히 1번이지. 난 계속 1번이여.

할아버지 2 : 에잉~~~ 1번은 문재인인데?

할아버지 1 : ???????

하하하. 그래서 세 번째 공신은? 기호 1번.

다시 김의겸 기자의 기사로 돌아가서 내용이 참 감동적인데 한겨레에서 왜 복원을 안해줄까? 자꾸 궁금하다. 삭제된 인터넷 한겨레 기사주소를 들어가보면 기사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겨레가 응답해주었으면 한다.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미경 편집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김진표 2017-05-17 23:05:31

    저도 궁금하네요 ^^ 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일등공신은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는 1천7백만 촛불과 묵묵히 지지해온 온 국민들이었겠지요 ^^신고 | 삭제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116-25) 한겨레신문사 주주센터  |  대표전화 : 02)710-0128  |  팩스 : 02)710-0129
    등록번호 : 서울 아03523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김광호  |  에디터 : 이동구  |  부에디터 : 안지애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광호
    편집위원 : 김경애, 김미경, 박효삼, 서기철, 심창식, 양성숙, 정혁준  |  객원편집위원 : 이미진, 유회중, 이다혜, 천예은
    Copyright © 2017 한겨레:온.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