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보고 있자니 그날의 함성이 들리는 듯- 새 정부가 이 촛불정신 잊지 말기를

광화문 남쪽 광장에 서 있는 촛불이 새로워!

때 : 2017년 7월26일 11시20분

장소 :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광화문 남측광장

무엇 : 지난 겨울을 불태웠던 촛불집회 상징 촛불조형물

▲ 그날의 함성이 들리는듯 한 희망촛불 모형

며칠만에 광화문 광장엘 나왔는지 새롭기만 하다. 불과 2주 만인데도 이상하게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아마도 날씨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엄청 따가운 햇빛 속에서 무더위에 시달리다가 갑작스레 날씨가 선선해져 버렸기 때문일까? 그러나 아직은 삼복중인데 가을바람은 아니고, 아침 바람이 상당히 선선했던 때문인지 광장 주변의 나무 빛깔이 달라져 보이는 것만 같았다.

세종회관 앞에서 차를 내려서 광장으로 들어서 일단은 세월호 천막이 있는 곳으로 가보기로 하였다. 전번에 전달하였던 나의 시 [1000날을 기다렸는데...]를 인터넷 주소까지 명시하여서 다시 인쇄를 하여서 주기로 하였는데 그만 얼마나 지나 버렸는지? 그래도 혹시라도 무슨 추모 문집 같은 것이라도 만들면 삽입을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고, 이왕 그들을 위해 만든 시이니 전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을 하여서 준비를 해두었다가 이제야 전달을 하게 된 것이다.

“수고 하십니다. 이 시를 써두었다가 전달하려 했는데 언제 나오지 못해서 좀 늦었습니다. 늦게나마 전달하려고 왔습니다.” 하면서 전달을 하고 돌아서서 KT 건물로 가려다가 충무공 동상 앞의 지하철에서 광장으로 나오는 지하도 위에 우뚝 서 있는 촛불을 발견하였다.

지난겨울 내내 광장을 울리던 그 많은 함성, 그리고 촛불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물건이어서 감회가 새롭다. 더구나 대부분은 어두운 저녁에 왔기 때문에 저런 조형물이 여기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고, 당시에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도 없는 물건이었지만, 지난겨울을 다시 생각케 해주었다.

▲ 광화문 남쪽 광장을 지키고 있는 촛불모형

그 날의 그 수많은 발자국들, 함성들 그리고 그 수많은 촛불들이 다시 눈앞에 아른 거린다.

나는 얼른 카메라를 들이대고 사진을 찍어 보았다. 너무 밝은 광장에서 사진을 찍어서 확인을 하려니 햇빛이 너무 강하여서 뷰파인더의 영상이 잘 보이지도 않는다. 가리고 보려다가 ‘그러지 말고 그냥 마구 찍어서 집에서 골라 쓰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다시 몇 장씩이나 다시 찍고 또 찍었다.

나는 23회째의 많은 주말 집회에 1/4도 못 나왔으니, 좀 미안한 생각이 들곤 하였는데 그래도 저 촛불을 보니 그런 날들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맨 처음 나만 혼자 나와서 참석을 하던 날은 상당히 추운 날씨 이었지만, 광장을 시민들의 함성과 꼬리를 무는 촛불의 행렬에 조금씩 동화되어 나도 함께 함성을 지르고 잠시나마 함께 하였다. 혼자서 나왔기 때문에 아무래도 오래 있기가 어려웠고, 열기가 넘쳤는데 혼자만 가만히 있을 수도 없어서 잠시 함께 행진도 하고 함성도 지르다가 슬그머니 돌아오고 말았었다.

11차 촛불 때이었던가? 두 처남들과 함께 세종회관에서 내재동 사거리까지 그리고 청와대로 가는 경복궁 담벼락을 따라 절반까지 갔다고 되돌아 와서 메인무대의 진행을 잠시 보고 돌아왔다. 광주에서 온 몸이 불편한 둘째 처남 때문에 오래 있기가 어려웠다. 하는 수 없이 일찍 돌아오고 말았다. 그 뒤로 아내와 함께 나가서 광화문 광장을 한바퀴 돌면서 여기저기 구경도 하고 차 때문에 돌아서 다니던 길을 마음대로 걸으면서 광장민주주의의 현장을 경험하게도 해주었다.

▲ 삼각산보다 더 높이 보이는 톳불모형

바로 그런 날들을 밝혀 주었던 촛불이 여기 이렇게 남아서 서 있다는 것이 정말 반갑기도 하고 지난날들을 기억하게 만들어 주어서 좋았다.

아마도 저 촛불은 우리나라가 지난겨울에 어떻게 살았으며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지켜보았던 증인들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장미대선으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까닭을 알고 그것들을 증거하여 줄 자랑스런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보고 또 보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진정 고맙다. 촛불아!”

"새 정부가 이 촛불정신 잊지 말기를..."라고 속으로 되뇌어 본다.

편집 : 안지애 부에디터

김선태 주주통신원  ksuntae@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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