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남단의 한 섬
어느 염전에서 만난 그다.
거친 비바람에 휘청대기도 하고
짜디 짠 소금기에 절여지기도 한 모습이다.

염전에서는 쇠붙이가 견뎌낼 수 없다.
염전에서 사용되는 용품들을 보관하고
수고의 결실인 소금을 쌓아두는 창고는
나무로 지어져 있다.

나무 창고의 기둥과 널빤지는
바람과 소금기에 시달려 시꺼멓게 찌들어 있다.
거기에
그는 이런 모습으로 내 눈길을 끌어 잡는다.

그의 모습이 우리 세대의 자화상은 아닐까?
일제 지배에서 벗어났으나
한국전쟁의 참화를 겪었고
개발시대의 현장에서 피와 땀을 흘렸던 그가
이런 모습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 2016년 1월 신안 태평염전에서 촬영

 

 

 

 

 

 

 

 

 

 

 

 

 

 

 

 

 

 

 

편집: 양성숙 편집위원

최성수 주주통신원  choiss3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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