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아시아미래포럼] 일의 미래는 우리의 미래다

리처드 프리먼 기조연설 ' 4차 산업혁명시대, 일의 미래 김종선 주주통신원l승인2017.11.23l수정2017.11.23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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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으로 새로운 세계가 도래하리라는 꿈을 꾸었지만 그 미몽에서 깨기도 전에 우리 앞에는 이미 4차 산업혁명(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이 도래하였다고 한다. 2016년 3월 9일 13시에 시작되었던 알파고와 이세돌이 가진 바둑대결은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그 결과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알파고 제로 버전은 중국의 바둑천재인 커제에 완승하며 인공 지능의 무한한 능력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이제 인공지능은 우리의 노동과 삶, 그리고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제 8회 아시아 미래포럼의 제 1 기조연설자로 나선 리처드 프리먼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4차 산업혁명시대, 일의 미래’라는 제목을 가지고 강연에 나섰다. 그는 먼저 “미래에는 로봇을 소유한 사람들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우리는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모두를 행복하게 하도록 이를 나누어 소유해야 한다.”고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의 일과 직업’에 대해서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기술발달의 역사를 살펴보면 새로운 기술이 생산성을 높여 사람들의 소득이 늘고, 이는 소비와 투자, 고용의 증대로 이어졌다고 긍정적인 면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노동의 형태나 노동을 둘러싼 사회적인 관계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이런 변화가 왔을 때 노동자들이 여전히 자신의 일에 보람을 갖고 거기에서 적당한 소득을 올릴 수 있는가는 우리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하였다.

인공지능과 산업혁명

인공지능이 가져올 제 4차 산업혁명은 무엇이고 세상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 처음 언급되었으며, 정보· 통신 기술(ICT) 기반의 새로운 산업시대를 대표하는 용어가 되었다. 컴퓨터,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제3차 산업혁명(정보혁명)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혁명으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지능정보기술이 기존 산업과 서비스에 융합되거나 3D 프린팅, 로봇공학, 생명공학, 나노기술 등 여러 분야의 신기술과 결합되어 실세계 모든 제품·서비스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사물을 지능화한다. 즉,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 산업혁명에 비해 더 넓은 범위(scope)에 더 빠른 속도(velocity)로 크게 영향(impact)을 끼치는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은 인간의 미래에 대해 커다란 화두를 던졌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기계류가 인류를 대신할 것인가 등의 현실적인 문제부터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지능을 초월한 초지능을 갖게 될 경우 인간의 존재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던지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리처드 프리먼 석좌교수는 다양한 도표를 사용하며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는 먼저 AI 로봇의 발전이 인간 대 기계의 비교우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로봇경제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들이 점점 낮은 비용으로 인간의 일을 대체하면서 불평등을 지금보다 더 확대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는 로봇에 대하여 “원래 인간이 하던 일들을 수행하는 자동장치”로 정의를 내리고 인공지능 로봇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시·지각이나 음성인식, 언어 번역 및 인간의 학습 능력까지 유사하게 수행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인간보다 뛰어나게 수행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미래의 우리 사회에서는 언제 어느 곳에서나 이러한 인공지능 로봇을 만날 것이고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도 하였다. 그는 2015년 NIPS(해군 정보처리시스템) 및 ICML 컨퍼런스에 참여한 IT 전문가 352명을 대상으로 AI가 각 직종에서 언제 인간을 능가하는가를 설문조사한 결과를 도표로 제시하며, 가까운 미래에 베스트셀러 소설이나 기사를 쓰고 외과의사를 대체하며 어려운 수학연구까지도 수행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2025년에 이르면 환자의 정보처리나 알고리즘에 의한 거래 전략의 성과를 개선하는 작업 등 많은 영역에서 인공지능으로 인하여 수입이 확장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그러면서 로봇 경제학에 대한 3가지 법칙을 제시하였다. 1. 인공지능+증진된 컴퓨터화+생물학에 기반을 둔 로봇공학이 합하여 보다 나은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게 될 것이며 2. 기술의 발전으로 로봇의 가격이 낮아질 것이다. 3. 인공지능은 사람들의 소득에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즉, 좋은 로봇을 소유하는 사람들의 소득은 높아질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소득은 지금보다 훨씬 낮아질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낙관론자들은 AI가 뛰어나게 발전하더라도 산업발전의 과정처럼 인간이 할 일은 또 생겨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AI 로봇의 출현은 기계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사람의 노동력 투입을 줄이게 되어 임금과 일자리가 점점 사라지게 될 수도 있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AI는 이제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기술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온라인 노동의 변화는 디지털 시대에 AI에 힘을 대주며, 향상된 센서로 인해 로봇은 오프라인 세계를 보고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빅데이터, 컴퓨터 파워와 결합된 딥러닝, 신경회로망, 강화 알고리즘은 인간을 넘어서는 경험적 학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는 병용 기술, 클라우드 연결은 학습을 촉진하기 위해 컴표터 및 로봇을 연결한다. 각각의 알고리즘이 과업 또는 작업 단위로 제한적이지만, 여러 프로그램을 결합하여 일반지능을 모방할 수 있고 인간의 데이터 또는 인간의 경험을 어떠한 방식으로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그것은 과거의 접근법에 비해 더욱 강력해졌다고 하였다.

그는 계속해서, 제조업 노동자 1만명당 다목적 산업용 로봇의 수에 대한 증가나 각국에서 급성장하는 로봇 시장에 관한 도표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2016년 인공지능 시장의 수익 및 2025년까지 창출되어질 예상 수익이 약 400억 달러에 가까울 것이라 추정하기도 하였다. 그는 나아가서, '미래에 AI 로봇의 N버전이 인간을 능가할 때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실제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의 영역과 깊이에 대해서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에서 노동자와 사람들이 중요시 해야할 것은 소득과 그 소득이 가져올 우리의 생활이라고 하였다. 우리가 직면할 위험은 실직 자체보다는 로봇과 자본가들만 이익을 보고 나머지 사람들은 손해를 보면서 발생하는 임금소득의 감소와 불평등의 확대를 방치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에 대한 가장 올바른 해결책은 인공지능으로부터 얻는 소득을 우리 모두가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그는 계속해서, 로봇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AI로봇이 인간을 위해 일을 한다고 생각해야 하며 우리가 로봇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소유권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두 가지의 방법을 제시하였다. 1. 인센티브를 활용해 노동자 소유로 가는 방법으로, 우리사주 신탁제도(ESOPs, 미국)를 만들거나 종업원들이 주식을 구입하는 제도(영국), 이윤공유 의무화(프랑스)와 스톡옵션 등이 있으며, 2. 시민소유로 가는 길이 있으니, 연금기금이나 민간(미국, 호주), 민간투자 공개 의무화(스웨덴), 그리고 국부펀드(노르웨이, 알래스카) 등 현재 여러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며 자국에 맞는 제도나 정책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로봇과의 경쟁 속에서 우리가 로봇을 이길 수 없다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하였다. 인간을 강화하는 기술로 사용하는 방법, 즉 사이보그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인간의 수행력 향상을 위한 IT 나노 기술, 생물공학이나 인지과학의 적용, 신경 보철(의수, 의족) 등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일의 미래는 우리의 미래다

국제로봇연맹(IFR)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 노동자 1만 명당 로봇 수(531대)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이고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제조업체의 사업장이 대부분 자동화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전문성을 차츰 상실하고 로봇의 보조자가 되었으며 자동화되지 않은 노동은 저가의 하청으로 돌려져 노동시장의 격차와 이중구조를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는 이런 변화 앞에서 연대해 대안을 제시해야 함에도 자신들의 역할을 잘 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디지털화·지능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2025년엔 한국 제조업 생산인력의 40%를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고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예측하기도 하였다. 기술의 변화에 모든 나라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대화와 합의로 일하는 사람과 기계의 협업을 조직하며 4차 산업혁명이란 큰 변동에 우리의 방식으로 우리의 정책을 개발하고 찾아내야 한다.

리처드 프리만 석좌교수는 인공지능 로봇의 전 세계적인 보급은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아직은 우리의 미래와 사회에서 준비할 시간을 가지고 있으니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인간을 대체할 로봇과 인공지능을 가진 소수의 집단에게 예속되는 대신에 누구나 신기술의 혜택을 받고 그 결과물을 나눌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고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인공지능이 도래하는 시기에 우리가 맞이하는 세상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떠한 미래사회를 꿈꾸고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노동의 미래와 우리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니 평안한 낙관이나 심한 비관에 빠지지 말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촛불 혁명을 통하여 민주화와 사회적 합의를 이루고자 하는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이 공감대를 토대로 일의 미래와 소득의 평등,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이루어내야 한다. 일의 미래는 우리가 오늘 무엇을 준비하는 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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