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006년 05월 10일(수) 경남도민일보 [논술] 「사설로 보는 논술-폭력으로 얼룩진 ‘평택사건」이라는 기사에서 ‘대한민국은 주권국가인가’라는 부제의 기사를 썼던 일이 있다. 비록 전시작전권(전작권)이 전쟁시에 미군사령관에 있어 주권국가논쟁이 그치지 않고 있지만 평시에는 국군통수권이 국가원수에게 있는 나라에 군대를 동원해 조상에게 물려받은 땅을 지키겠다는 평택주민들을 연행하고 내쫒은 ‘평택사건’을 보고 쓴 기사다.

최근 미국의 트럼프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협상이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협박을 들으면서 평택사건이 생각난다. 일찍이 유길준은 <서유견문>에서 “나라 위에 나라가 없고, 나라 아래 나라가 없다”며 약소국 조선이 다른 나라처럼 완전한 독립을 가진 주권국이 되기를 소망했다. 주권을 빼앗긴 강점기 36년을 지나고 일본으로부터 해방이 되었지만 한반도 조선의 비극은 현재 진행형이다. 1948년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되었지만 주권의 문제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나 전시작전권문제를 놓고 그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필자가 2006년 ‘대한민국은 주권국가인가’라는 논술주제로 글을 썼던 이유는, 평택에 미군기지 건설과 관련하여 평택 대추리 주민들을 공병과 경찰특수기동대, 용역깡패 등 1만2000명과 헬기와 살수차, 물대포까지 동원해 300여명 전원을 연행해 갔기 때문이다. 자국국민들을 지키고 보호해야할 대통령이 미군 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계엄령이 선포되지 않은 상태에서 군인들을 동원해 자국국민을 적군 대하듯 하는 통치 행위가 주권이 있는 나라에서 가능한 일인가?

▲ 여중생 효선이 미선이 추모 촛불집회. 광화문/임종진 기자 <한겨레> 자료 사진.

국가가 자행한 폭력 사건은 ‘평택사건’이 처음이 아니다. 제주항쟁을 비롯해 여순항쟁이 그렇고, 제주해군기지건설을 위해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자행한 폭력이며 미군이 저지른 효선이 미선이 사건에서 저항하는 국민을 윽박지르던 국가폭력을 국민들은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미군이 주둔하다 떠난 용산기지는 환경오염을 정화하는데 국민의 혈세 1조원의 예산을 투입해야할 정도다. 미군기지촌 윤금이 살인사건을 비롯해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면서 저지른 범죄는 일일이 거론하기도 힘들 정도다. 미군이 한국에서 저지른 범죄는 현장에서 체포하더라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미군기지로 돌려보내야 하는 소파협정은 주권국가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닌가?

전두환정권시절, 운동권 학생들이 ‘대통령에게 국군통수권이 없는 나라는 주권국가가 아니다’라며 식민지이론을 제기 했던 일이 있다. 대한민국헌법 제74조 ①항은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현실은 전시가 되면 헌법에 명시한 국군통수권을 미군사령관이 차지하여 무용지물이 된다. 미국의 필요에 의해 한국에 주둔한 미군을 위해 77%의 주둔비를 지원하는 나라, 강대국의 패권전쟁에 한반도가 사드를 배치해 국익을 침탈당하고 있다면 그것이 어떻게 주권국가로서 할 일인가?

2010년 6월 한미정상회담에서 MB는 한미 FTA의 쟁점사안들을 양보하는 빅딜까지 해가며 전작권 환수 연기를 미국에 요청했던 일이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4년 10월 전작권을 연기할 당시 한미는 한미연합사를 대체할 미래사령부(가칭)를 창설키로 합의했던 일이 있지만 미군은 창설 이래 소규모 부대를 제외하곤 타국군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는 '퍼싱 원칙'을 불문율로 갖고 있어 트럼프 정부 하에서는 가능할지 의문이다.

문재인대통령은 건군 69주면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면책이 허용되지 않는 절대 의무다.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한 우리에게 평화보다 더 귀중한 가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문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의 조기환수가 정부의 목표”라며 “우리가 전시작전권을 가져야 북한이 우리를 더 두려워하고, 국민은 군을 더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전작권회수 협박을 들으면서 주권국가로서 오명을 씻고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주권국가로서 부끄럽지 않은 길은 헌법이 명시한 ’국군 통수권‘을 되찾는 길이다.

관련기사 : [논술]사설로 보는 논술-폭력으로 얼룩진 ‘평택 사건’ http://www.idomin.com/?mod=news&act=articleView&idxno=186042&sc_code=&page=&total=

편집 : 심창식 부에디터

김용택 시민통신원  kyongt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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