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 칼럼] 트럼프는 왜 연애편지를 좋아할까?

전선에 배달된 편지 한 통 한성 시민통신원l승인2018.08.03l수정2018.08.0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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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신문에서 펌

미 주류언론 워싱턴포스트(WP)가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비판을 끊임없이 높혀가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면에서 맞서는 날선 싸움이 한창 진행 중이다. 폭염만큼이나 뜨겁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에게서 친서를 받았다는 것을 알려 국제 뉴스가 되고 있다.

WP는 지난 7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없는 것에 발끈해 분통을 터뜨리며 진전 상황을 매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출처는 정확치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참모와 미 국무부 관리 등 6명을 인용한 것이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트위터를 통해 ‘가짜 뉴스’라고 일갈했다. “9개월 동안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핵시험도 없었다”면서 “아시아를 비롯 일본이 행복해하고 있다”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들은 항상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다”는 지적도 했다.

WP가 그 대응카드로 내놓은 것은 몇 일 뒤인 7월 30일이었다. 북이 평양 외곽에 있는 산음동의 한 대형 무기공장에서 액체연료를 쓰는 ICBM을 제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는 보도를 한 것이다. 정보기관이 내놓았다는 위성사진을 그 근거로 댔다. 정보기관이나 민간연구기관들이 획득한 위성사진이 갖는 정보라는 게 참고만 될 뿐 결정적이지 않다고 일부 전문가들이 지적했지만 WP는 ‘익명의 소식통’이라는 수사 뒤로 또 몸을 숨겼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나섰다. "우리는 정보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별도로 코멘트하지 않는다"고 했다. 카니타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이 나서서는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의 합의사항을 존중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했다.

WP는 항상 그랬었다. 계기만 있으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WP의 반트럼프 중에 핵심은 북미관계정상화에 대한 부정이다. 6.12북미공동성명에 있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이라는 대목이 맘에 들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1970년대 닉슨 대통령의 미중관계정상화 로드맵에 미 주류세력들의 반발에 그대로 닮아있다. 싱크로율 100%라는 말도 돈다. ‘트럼프 흔들기’이고 ‘북한 때리기’인 셈이다.

WP와 트럼프와의 싸움을 어떻게 볼 것인가. 그들의 싸움에 우리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가 아니다. 그들이 한반도 문제를 가지고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민족적 관점으로 바라봐야하는 결정적 이유다. 4.27판문점선언 1항에 ‘민족자주의 원칙’이 명시돼 있고 6.12북미공동성명 3항에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라는 글귀가 있어서 더욱 그렇다.

WP는 아마존의 CEO인 베조스가 2013년 2억 5000달러를 들여 인수했다. 미 제국주의적 이해관계를 중시 여기는 미 주류세력을 대표하는 미 주류언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주류세력이 아니다. 미 비주류정치세력을 대표하면서 미 제국주의적 관점 보다는 국내적으로 경제 위기 안보위기 타개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과 무역전쟁에 집중하는 것이 미 국내 경제위기 타개책이라면 북미관계정상화는 미 안보위기 타개책이라고 할 수 있다.

WP는 트럼프 대선 후보 시절 때부터 트럼프를 아예 대놓고 비판했다. 2016년 3월 31일 트럼프 후보와 인터뷰를 한 뒤 내용을 알리며 “우리는 트럼프가 대통령 자리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트럼프가 인터뷰에서 NATO에 대해 ‘처음 생길 때 좋았지만, 지금은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별로다’라고 말 한 것을 문제 삼았다. WP는 동맹관계문제에 안보가 아니라 돈을 중심에 놓고 접근하는 트럼프의 관점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트럼프가 한국에 주한미군 주둔 비용 100% 부담을 언급했던 것도 그 인터뷰였다.

동맹관계를 안보 즉, 미 세계 패권 유지 차원에서 사활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WP의 입장은 미 주류세력이 갖는 대표적인 관점이다. WP가 그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맹 관계에서 미국이 얻는 것은 없냐”고 공격을 했던 이유다. 그때 트럼프는 “개인적으로 없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트럼프는 그리고는 “미국이 엄청나게 힘이 세고 돈이 많은 나라라면 이야기가 다르다”며 “하지만 지금 미국은 가난한 나라다”라는 말까지도 했다. 단순한 발언이 아니었다. 세계가 주목했다. 경제에서 미 경제우선주의인 보호무역주의, 외교에서 미 안보우선주의인 고립주의에 기초한 의미심장한 정치발언이었다. America First였던 것이다.

트럼프의 America First는 종전 이후 수립된 미국 중심의 세계 안보 경제질서가 약화되고 있는 현실에 기반해 세워진 독트린이다. 군산복합체, 이들과 이해관계를 함께 하는 미 주류정치세력 그리고 주류언론들로 구성된 미 주류세력이 반트럼프 전선을 치게 되는 결정적 배경이 이것이다. 미주류세력들은 미 패권질서와 체계를 어떻게 해서든 유지하기 위해 반트럼프 전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WP와 트럼프의 싸움은 이처럼 명백하다. WP로 대표되는 미 주류세력과 트럼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미 비주류세력 간의 치열한 정치투쟁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실험이 감소했다고 축하했지만, 조용하다는 것(silence)이 북한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WP는 8월 1일 '북한으로부터의 위험 징후가 협상을 더욱 절박하게 만든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그렇게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단지 몇 주가 지났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능력과 의도에 관한 미 정보기관 보고서에서 새로운 의문점들이 제기됐다"고 말하면서다.

WP가 사설을 통해서까지 ‘트럼프 흔들기’와 ‘북한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미 주류세력들의 위기의식이 얼마나 높은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를 잘 보여준다.

미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류세력과 비주류세력과의 이러한 싸움에 대해 북은 모르지 않을 것이다. 양상은 물론 본질까지도 정확하게 꿰차고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어느 정도 장악까지도 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일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며 좋아하는 사진을 트윗에 올린 것은 매우 흥미롭다.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보낸 친서가 1일 수령됐다"며 "두 정상 간에 진행 중인 서신(교환)은 싱가포르 회담을 팔로업(follow up·후속 조치)하고 북미 간 공동성명에서 이뤄진 약속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왜 친서를 보냈는지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그 의미를 잘 아는 사람들은 웃었다. 사람들은 사진을 찍어올린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연애편지를 받고 좋아하는 귀여운 남자를 읽고 있다. ‘귀요미’하면서 말이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한성 시민통신원  hansung6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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