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과는 말이 아닌 실천으로 증명하여야 한다-

 2018년 8월 14일 오후 5시 경기도 양주시의 옥정동 옥정중앙공원에서 '양주 평화의 소녀상'(이하 '평화비') 제막식이 거행되었다.

 8월 14일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27년전 고 김학순 할머니가 죽기보다 더 치욕스럽고 고통스러웠던 일본군에 끌려가 성노예로 고초를 겪었던 사실을 용기를 내서 세상에 알린 날(=8월14일)을 기억하고 잊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2012년 12월 타이완에서 개최된 제1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8월 14일을 ‘세계 위안부의 날’로 지정한 것이다.

 양주 평화비는 경기북부권역(의정부,양주,동두천,포천,연천)에서 2015년 11월 7일의 의정부시 평화비. 2018년 3월 1일의 동두천시 평화비에 이어 세 번째로 건립된 것이다. 또한 아직 건립되지 못한 연천과 포천 지역에서도 빠른 시일에 건립되었으면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사진1]옥정중앙공원 풍경과 식전행사

 옥정중앙공원에 4시경 도착하여 분수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에 청량감을 느끼면서 양주 신도시 옥정지구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이곳에 양주시의 발전을 촉진하는 4만세대 10만명의 주민이 입주 예정이라고 하는데,  자그마치 700만 평방미터(약 230만평) 대지에 건설될 양주의 미래의 모습에 기대와 희망에 부풀어 오른다.

 양주 평화비가 건립되는 옥정동은 ‘옥같이 맑고 찬 우물물이 나오는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의미이다. 북쪽으로는 칠봉산과 동남방향으로는 천보산 능선이 활처럼 뻗어 있고 서쪽에는 불곡산이 병풍처럼 옥정동을 품고 있었다. 또한 천보산에서 발원한 청담천과 회암천이 옥정중앙공원을 가로질러 양주와 동두천의 젖줄이 되고 있는 신천으로 흘러가 연천군 한탄강과 합수한다. 계속해서 서쪽으로 다시 흘러서 도감포 두물머리에서 임진강을 만나 파주와 고양을 적시며 서해로 흘러가고 있다.

 또한 양주 평화비가 건립되는 옥정동은 1905년 일제에 의해서 국권이 상실되고 망국으로 가는 길목의 마지막 의혈투쟁이었던 정미년 의병활동의 주활동지역에 속한다. 1907년(=정미년)에 해산된 대한제국 군인과 고종의 강제폐위에 분노한 유생과 양반. 해산된 군인이 중심이되어 결성한 의병 연합부대가 ‘13도창의군’이다. 1908년 서울 탈환을 위한 진공작전 실패 후 13도창의군은 해산되었지만, 이은찬 의병장 중심으로 윤인순, 정용대 의병부대가 연합하여 ‘창의원수부’를 결성하였다. 이후 경술년 국치에도 흔들림없이 1911년까지 치열하게 의병투쟁을 전개한 곳이 양주를 중심으로하는 경기북부지역이다. 사료에 의하면 1908년 12월 7일 옥정리 이웃 마을 '고주내면 광숭리동에 잠복하고 있던 윤인순 의병부대가 양주의 일제 헌병과 순사들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곳'으로 역사적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예술마당 ‘살판’의 축하 길놀이가 흥겹게 진행되고 있었고, 갑자기 내린 소낙비를 피하기 위해서 천막안에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으나, 행사 관계자들의 손길이 바쁜 가운데서도 모두들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다.

 시작전에 제막식 행사에 참석한 시민에게 평화비와 제막식에 대해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양주평화비 건립은 어떻게 알고 참여하게 되었나요?" 첫번째 질문에 “의정부 평화비를 통해서 우리 지역에 평화비 건립의 소식을 알게 되었고, 양주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이하 추진위)로부터 연락을 받고 양주 덕계고, 덕현고, 덕정고, 양주고 학생대표 회의를 통해서 추진위에 참여하게 되었어요."란 응답이 돌아왔다.

 "일본정부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은?"이란 물음에는, "일본군의 주도하에 강제로 소녀들을 징집했던 증거가 있는데도 왜곡과 망언을 하는 일본 정부를 이해할 수 없고 형식적인 사과와 반성이 아닌 진정어린 사죄가 있어야 한다." 

 "그럼 진정어린 사과의 형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일본의 역사교과서를 통해서 독도와 더불어 일본군성노예 범죄를 사실 그대로 교육하고, 반성과 사과의 증거로 일본정부와 시민에 의해서 일본 도쿄에 ‘평화비’가 건립되면 좋겠다”는 대답을 하였다. (=덕계고 양민수 학생)

 인터뷰에 주저하던 '하윤이 엄마'란 분에게 "양주 평화비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요?"라고 질문하자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과거의 상처에 대한 치유를 위해서 반성과 사죄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자유롭고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날아가면 좋겠다.”는 응답을 해주었다.

▲ [사진2] 제막식 내빈.공동대표.축사

 5시에 사회를 본 문희정 아나운서의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국민의례와 홍일남 상임대표의 내빈소개 및 최근혁 사무국장의 경과보고와 상임대표의 인사말과 축사가 이어졌다.

 첫번째, 이성호 양주시장은 "무더위에 참석해준 내빈과 시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있는 증언이 어둠을 밝히는 빛이 되었듯이 기림일을 잊지 말자. 그리고 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되새기고 미래세대에게 교훈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범시민운동으로 전개하면 좋겠다. 하늘에서도 슬픔을 승화시키기 위해서 소낙비를 내려주어서 기쁘다."는 덕담으로 축사를 마쳤다.

 두번째, 정성호 국회의원은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전임대통령의 잘못된 판단으로 한일위안부합의를 졸속으로 처리하여 피해 할머니와 국민에게 더 큰 상처를 주는 일은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지역주민과 함께 평화비를 건립하는데 많은 노력을 한 이성호 시장과 관계자분들에게 칭찬과 격려의 덕담을 전한다”고 말하였다.

 세번째, 이희창 양주시의회 의장은 “양주 평화비 건립을 위해서 노고를 아끼지 않은 추진위 관계자와 동참한 시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앞 시위를 기억하고 함께하면 좋겠다. 아픈 역사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발언하였다.

▲ [사진3] 평화비 제막식

 뒤이어 평화비 제막식과 양주 ‘청소년 평화선언문’을 이영훈, 윤요한, 양민수 학생대표가 낭독하였고, 축하공연으로 양주시소년소녀합창, 줌앤타 난타공연, 정원진 가수의 노래와 상임대표의 폐회사를 끝으로 제막식이 종료되었다.

▲ [사진4] 청소년평화선언문.어린이.시민.관계자 기념사진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양주 평화비(김택기 작품)는 일본 대사관을 부릅뜬 눈으로 바라보는 평화비(김운성, 김서경 작품)와 외형상으로 뜯겨진 머리카락이나 조선의 소녀를 상징하는 흰색 치마 저고리와 맨발이 상징하는 것은 같다. 그러나 다른 점은 서서 35개의 나비를 날리는 형태이며 그 의미는 '35년간의 치욕과 고통의 일제강점기를 잊지 말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자유롭고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훨훨 날아가는 염원을 담은 의미'라고 한다.

▲ [사진5] 양주 평화비 형태와 의미. 평화선언문

 이후의 계획에 대하여 추진위에서는 "500여권의 백서를 발간하여 전국 도서관과 추진위원에게 배포할 계획이며, 9월경 해산 총회를 열어서 총모금액 결산 후 잔액에 대한 처리 방안 등을 보고한 후에 해산할 예정이다. 그리고 평화롭고 인권이 살아 숨쉬는 살기좋은 양주시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라고 발표하였다.

2018. 8월 15일

리포터 : 한겨레온 주주통신원 김재광

 

- 편집 : 허익배 객원편집위원

김재광 주주통신원  gamkoodae@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