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풍물 조직위원회 경계를 허무는 문굿

서민들의 희비애락을 늘 같이했던 놀이이자 음악인 풍물, 그래서 풍물은 민중들이 억압받고 어려움에 부닥치면 늘 같이한다.

허리가 두 동강 나고 전쟁의 비극과 오랜 분단에 신음하는 겨레의 아픔에 풍물인 으로서 그 극복을 위해 애쓰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작년만 하더라도 한반도에 드리운 전쟁위기에 걱정이 커서 8·15 때 천북으로 전쟁반대를 외쳤었는데 올해 남북 정상이 만나 판문점 선언이 나오고 역사적인 북미 정상 만남 등 민족의 앞날이 환해지는 것을 느낄 때 평화정착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었다.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되고 금강산이 열릴 때 신나게 길놀이 하자. 제재가 풀리고 철도가 연결되기를 학수고대하며 축하풍물 쳐볼까 기대도 했지만…….

분단선을 지금 넘기가 어렵다면 판문점 선언이 나왔던 길, DMZ를 풍물로 열어보고 싶었다.

▲ DMZ 내 도라산역

민통선을 담당하는 군부대에 전화를 걸어 임진강역에서 통일대교를 건너 도라산역까지 내 발로 풍물 치며 걷고 싶다고 신청하며,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었더니 담당 군인은 그런 전례가 없었다며 난감해하였다.

분단 철책 넘어 코앞에 '적'이 있는 상황에서 안전도 문제지만 풍물 소리와 행사 중 필요한 음향 소리에 '적'들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고려할 사항이 많을 거 같다는 대답이었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적”이라는 말이 여전히 여기는 무장지대로서 DMZ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답사를 준비한다.

언젠가는 봇물 터지듯 터지겠지만 지금은 전례가 없는 길을 간다는 것, 우리 전통 북을 울리며 평화를 외치는 하나하나의 작업이 두 개의 조국을 하나로 이어주는 주춧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편집 : 김동호 객원편집위원

임인출 시민통신원  chool22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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