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우리 같이 삽시다

▲ 출처 : 한겨레, 이젠 우리 같이 삽시다.

어둠 속에 잠자는 그대여!

장막을 거두고 어서 일어나시오

우리가 하나였던 게 언제였던가요

세월에 덮여 기억조차 희미하구려

 

밝게 빛나던 천중의 새벽달도

밤새 기다리다 지쳐

빛을 잃어가지 아니하오

우리의 그리움도 사랑도

그렇게 사라질까 두렵소

▲ 새벽달 : 긴긴 밤 지새도록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쳐 하얗게 희미해져가다

지금 가장 확실한 것은

우리 아직 살아 숨 쉼이요

본향으로 간다는 것이잖소

또 하나 있다면 그것은

그대가 내 곁에 있는 것이외다

 

시간과 세월은 멈춤이 없고

붙잡을 수 없음이 세상이치이니

회한의 우수에만 젖어 있지 말고

그대여!

우리 기다림의 애절함을 저리하고

헤어진 시간들을 이젠 끝장냅시다

▲ 출처 : 한겨레. 오작교가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은하수 건너 만나는 경우와 직녀

견우와 직녀는

은하수도 건너 만나는데

손 뻗으면 닿을 지척의 우리가

밤낮 그리움에 애태우던 우리가

함께 살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오

이제 만사를 물리치고

우리 같이 삽시다

 

편집 : 김동호 객원편집위원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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