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우리 같이 삽시다
어둠 속에 잠자는 그대여!
장막을 거두고 어서 일어나시오
우리가 하나였던 게 언제였던가요
세월에 덮여 기억조차 희미하구려
밝게 빛나던 천중의 새벽달도
밤새 기다리다 지쳐
빛을 잃어가지 아니하오
우리의 그리움도 사랑도
그렇게 사라질까 두렵소
지금 가장 확실한 것은
우리 아직 살아 숨 쉼이요
본향으로 간다는 것이잖소
또 하나 있다면 그것은
그대가 내 곁에 있는 것이외다
시간과 세월은 멈춤이 없고
붙잡을 수 없음이 세상이치이니
회한의 우수에만 젖어 있지 말고
그대여!
우리 기다림의 애절함을 저리하고
헤어진 시간들을 이젠 끝장냅시다
견우와 직녀는
은하수도 건너 만나는데
손 뻗으면 닿을 지척의 우리가
밤낮 그리움에 애태우던 우리가
함께 살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오
이제 만사를 물리치고
우리 같이 삽시다
편집 : 김동호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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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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