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안식을 위하여

지난 9월 16일 초남이 성지에 갔다. 초남이 성지는 전북 완주군 이서면 남계리 367-1에 있다. 가톨릭 사도 유항검, 그의 아들 중철 요한과 이순이 루갈다 동정부부가 살았던 곳이다. 신유박해(1801년)때 몰살되고 파가되었던 이곳은 1987년도부터 복원하기 시작하여 현재 모습이 되었다. 

▲ 초남이 성지
▲ 초남이 성지

지난주에 개인적으로 변고가 있었다. 작년 9월에 결혼한 딸이 이번 8월 27일에 아기를 낳았다. 산후조리원에 있었는데, 9월 10일 의료사고로 아기를 잃어버린 것이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고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일이 우리 영혼을 꿰뚫었다. 태어난 지 불과 2주 만에, 순간 과실로 우리는 따뜻한 심장을 영원히 잃어버린 것이다. 아기는 아빠의 선산 배롱나무 밑에 묻혔다.

▲ 배롱나무

초남이 성지에 가도 그들은 보이지 않는다. 2백여 년 전에 그들은 부르심을 받았다. 자의든 타의든, 분명한 것은 그들 원의가 우리가 믿고 바라는 바에 합당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무엇을 위하여 삶을 버렸던가. ‘침묵’하시는 신께서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순종, 순명, 영원한 생명.

지난 역사에서 신앙의 신비로 치명에 이른 분들을 찾아뵙고 싶었다. 물론 그들은 지금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기억 속에, 우리의 마음속에, 우리가 생각 속에 함께 살아있다는 것이다.

▲ 한국 도로공사 수목원

돌아오는 길에 아기꽃(배롱나무)이 만발한 수목원에 잠시 들렀다. 삶에서 소망하지 않으면 신앙할 수 없다.

편집 : 김혜성 객원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박종운 주주통신원  tsm123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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