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칼럼] 나는 식민(植民)이 아니다.

"식민지역사박물관" 개관을 보며 김진표 주주통신원l승인2018.10.02l수정2018.10.0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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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9일 경술국치 108년을 맞는 날에 ‘식민지역사박물관’이 개관 되었다.

▲ 식민지역사박물관 개관 초청안내장

민족문제연구소 주도로 한.일 시민 1만여 명으로부터 16억원을 모아 8년만에 건립되었다고 한다. 정부가 진작 나서 했어야 할 일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 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임에 틀림 없다. 박물관은 개관식 참석 초청 안내에서 “국내최초 일제강점기 전문 박물관”임을 강조한다.

그런데 작은 글씨로 기억과 성찰, 그리고 큰 글씨로 “식민지 역사 박물관”이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거슬린다. 영문 안내문으로는 “MUSEUM OF JAPANESE COLONIAL HISTORY IN KOREA” 라고 쓰여 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식민지’의 뜻이 맞나? 하고 사전을 찾아봤다.

‘식민(植民: 강대국이 본국과 종속 관계에 있는 나라에 정치적·경제적 목적을 위하여 자국민을 이주시키는 일 또는 그 이주민)’

‘식민지(植民地: 강대국이 본국과 종속 관계에 있는 나라에 정치적·경제적 목적을 위하여 자국민을 이주시킨 땅’, 어원은 라틴어의 ‘콜로니아’로, 인간집단이 오래 거주하던 땅을 버리고 새로운 곳으로 이주한 곳의 토지를 말한다. 더 나아가 파생된 의미로서 ‘타국에 지배되어 종속적인 위치에 선 지역’을 가리킨다.

2015년 11월 14일 민족문제연구소에서 ‘한국측 발표문’으로 게재한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 결성집회>”를 보면, 기조발제를 한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은 인사말에서 “일본에서는 혹시 우리 연구소를 배타적 민족주의나 국수주의를 지향하는 단체로 보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우도 가지게 됩니다. 우선 명칭이 주는 선입관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민족문제연구소 앞에 관형어처럼 따라붙는 슬로건이 인권, 평화, 미래를 생각하는 역사행동입니다. 즉 우리연구소가 폐쇄적 민족주의와는 거리가 있는 조직이라는 표지입니다.” ~ 중략 ~ “요지는 우리 연구소의 토대가 급진적 민족주의나 모험주의적인 좌파와는 거리가 있는 대단히 건전하고 합리적인 시민들이라는 점입니다” 라며 연구소의 정체성을 누군가에게 자세히 설명을 하고 있다. 또 발의배경에서 “연구소는 극우세력이 집요하게 추진하고 있는 역사쿠테타가 조직적이며 체계적이고 전방위적이라는 점을 일찍부터 직시하고,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효과적인 대응 방안의 하나로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운동을 시작하였던 것이다”라고 역설하였다.

또한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의 필요성과 전망에서 “믿기 힘든 놀라운 사실이지만 한국에는 ‘일제침략을 주제’로 하는 박물관이 없다”  ~ “그래서 식민지역사박물관은 한국의 유일한 일제강점기 전문 역사박물관을 지향한다. ~ “  

요약하면 한.일 극우세력들의 역사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일제침략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는 ‘일제강점기 전문 역사박물관’을 만들겠다 정도로 이해된다. 그런데 왜? 일제침략을 주제로 하면서 가장 중요한 명칭을 <식민지역사박물관>으로 정했을까? 

관계자들의 해명에 의하면 “독립투사들이 풍찬노숙 하면서도 국치일 추념식을 가졌습니다. 왜 순국선열과 독립군은 한없이 부끄럽기만 한 ‘국치일’ 추념식을 거행했을까요?  그 깊은 뜻을 후손들이 가볍게 판단하고 있지 않은지 오늘을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비유가 적합하지 않다.  독립투사들은 당연 ‘국치일’을 잊지 않기 위해 추념식까지 치러가며 이를 갈았을 것이다. 그 주체는 독립투사들이고 우리다. 국치를 당한 것도 우리이니 당연히 그 복수를 위해 이를 갈며 그 날을 잊지 않으려 몸부림 친 것이다.

이에 비해 “식민지역사박물관”의 명칭에서 어떤 ‘비분강개’가 느껴지는가? 나만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이 용어에서는 ‘가해자 일본 우익들이 과거 영광의 향수를 되새김질하는 전시장’이라는 느낌이 가장 먼저 든다.  식민의 주체가 일제 군국주의이기 때문이다. 졸지에 나와 이 땅에 사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식민(植民)이 되어버린 것 같아 기분이 아주 Dirty 하다. 나는 식민이 아니다.

왜 명칭이 “식민지역사박물관”이 되었을까? 그 단서를 추정할 만한 것이 민족문제연구소 홈페이지(https://minjok.or.kr)의 시민역사관 > 소개 > 추진경과에서 2015년 11월 <식민지역사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일본건립 후원회) 발족 이후부터 “식민지역사박물관”이란, 용어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 이전에는 2007년부터 2015년 9월까지는 “역사관”이라는 용어 이었었다.

▲ 민족문제연구소 홈페이지에 게시된 추진경과 안내

그렇다면 ‘일본건립 후원회’의 후원금과 “식민지” 용어와의 연관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추정 가능하다. 2016년 3월 12일<북해도정교분리뉴스 제 73호에 게재된 소개기사>, 야노히데키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의 사무국장의 글에서 그 배경을 추정할 수 있을 듯 하다.

▲ 2016년 3월 12일<북해도정교분리뉴스 제 73호에 게재된 소개기사>, 야노히데키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의 사무국장의 글 - 홈페이지에 게시
▲ 2016년 3월 12일<북해도정교분리뉴스 제 73호에 게재된 소개기사>, 야노히데키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의 사무국장의 글 - 홈페이지에 게시

 

“<언론 NPO/(일본), 동아시아연구소/(한국)의 합동의식조사>(2015년 5월)에 따르면, 일본에 ‘나쁜 인상’을 갖고 있는 한국인은 72.5%에 이르며, 한국에 ‘나쁜 인상’을 품고 있는 일본인도 5할을 넘고 있다. 무었때문일까? 그 이유로는, 한국인의 74%가 ‘한국을 침략한 역사에 대해서 올바른 반성을 하지 않기 때문’을 꼽았고, 일본인의 74.6%는 ‘역사문제 등에서 일본을 지속적으로 비판하기 때문’을 꼽았습니다.  역사문제가, 한일의 시민의 우호, 신뢰를 손상시키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실제, ‘위안부’문제, 독도영유 등을 포함한 한일시민의 의식차이나, 식습관의 차이뿐만이 아닙니다. 일본은 이전에 조선을 식민지로써 지배하였습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붐비는 경복궁(조선왕조왕궁)에 히노마루(일본기)가 게양되었던 곳, 일본어를 사용하도록 강요하고, 이름을 일본풍으로 고치도록 한 것(창씨개명), 많은 사람들을 전장이나 공장에 동원한 것, 식민지하에서는 이런 것들이 자행되었습니다. 조선의 농촌으로부터 많은 쌀을 수탈하고, 그에 따른 식량부족으로 매년 수천 명의 사람들이 아사한 사실도 있습니다."~ (중략)

“위안부문제와 강제연행 문제만이 한일의 ‘역사문제’가 아닙니다. 작년 8월14일 아베수상은 ‘전후70년담화’를 발표 하였습니다. 아베수상은 확실하게 이 담화내용에, ‘무라야마담화’의 키워드로 불려지는 ‘침략’, ‘식민지지배’, ‘통절의 반성’, 등을 넣었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대만, 조선을 식민지 지배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자기 비판하는 것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조선의 지배권을 둘러싼 러일간의 전쟁이었던 러일전쟁을 “식민지지배의 근본이었다. 많은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라는 등의 자찬을 하고, 한국. 조선인들의 감정을 거스르게 된 것입니다. 이 것이 일본지배층의 식민지지배인식입니다. "~ (중략) “식민지지배를 둘러싼 한일의 상극을 극복해가기 위하여 식민지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한일의 역사를 제대로 배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

~ (중략) “한일, 조일의 우호를 바라는 모든 분들에게 호소합니다. 한일 시민의 우호, 연대의 장으로써 ‘식민지역사박물관’을 함께 만들어나갑시다. ‘식민지역사박물관’건설에 돈이 필요합니다. (건설기금목표액: 50억원(일본 엔으로 약 5억엔), 1월말현재, 약30억원을 모집완료” 건설기금의 찬동금을 부탁드립니다. 자료를 충실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한일의 근대역사-식민지지배에 관한 자료와 과거청산운동에 관한 자료(전후보상재판자료 등)을 제공, 기증해 주십시오 ~ (후략)

▲ 2016년 3월 12일<북해도정교분리뉴스 제 73호에 게재된 소개기사>, 야노히데키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의 사무국장의 글 - 홈페이지에 게시

정리하면 한국인의 74%가 일본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가지는 이유는 “침략 역사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지 않기 때문”, 일본인의 74.6%가 한국에 대해 나쁜 인상을 자기는 이유는 “역사문제 등에서 지속적으로 일본을 비판하기 때문”으로 설문조사를 근거로 들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역사관”이 “식민지역사관”으로 바뀌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즉, 일본측 시민단체와의 연대, 찬동금 지원, 한국에 나쁜 인상을 가지는 일본인들 74.6%에 대한 배려(?) 그리고 일본측 개인, 단체로부터의 자료기증 등 복합적인 상황을 고려한 변경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물론 일본측의 일반 시민들과의 연대, 협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자기비하를 할 정도의 과도한 배려는 오히려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본질을 흐리게 된다.

74.6%의 일본인들을 지나치게 배려(?)한 듯한 ‘식민지역사관’ 명칭은 74%가 넘는 한국인들에게 자괴감을 심어 주었다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이름은 어떤 사물이나 사건의 본질과 정체성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제침략이 주제라면 그 주체가 <일본제국주의>가 되는 것이고 일제가 저지른 <잘못과 만행>이 그 본질이어야 한다. 그에 따른 <한국민의 피해>가 고스란히 나타나야 한다. 베트남 하미 마을의 <한국군 증오비> 처럼…… 비록 연꽃으로 가리워져 있지만 그 진실은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어야 한다. 명확한 사실의 바탕 위에 사죄와 반성 그리고 화해나 용서, 협력, 연대가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식민지역사박물관>이라는 명칭에는 일제침략의 만행이 드러나 있지 않다. 오히려 일본우익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과거의 영광>을 떠올리게 한다. 철저히 <가해자 용어>이다. 오히려 박물관의 명칭만 본다면 ‘일본정부에서 식민지였던 한국에 세운 박물관’이 된다. 식민의 주체가 일본 정부이기 때문이다. 

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죄하고 처벌을 받고 재발을 약속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개인간에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피해자 스스로가 피해사실을 명확히 밝혀내고 가해자의 사죄와 처벌을 요구하는 것이 또 다른 방법이다. 그러자면 제목만 봐도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지 무슨 피해를 봤는지 어떤 처벌을 요구하는지가 명확이 들어 있어야 한다.

“내용을 봐야지 제목만 봐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보다 적확한 이름이 있다면 굳이 이름과 내용이 다르게 쓸 이유가 없다. 이름에는 그 본질과 정체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심코 쓰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라는 용어, 일본군의 강제성의 의미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오히려 ‘자발적’의 의미마저 포함된 영어로 ‘Comfort Women’ 인 철저히 가해자 용어를 나도 모르게 쓰고 있다.  그러니 일본정부나 일본군부가 반성이나 사죄가 있을 리가 없다.

▲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중인 - 야노히데키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의 사무국장

2018년 6월7일 방한한 야노히데키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의 사무국장이 성금1억여원을 민족문제연구소에 전달하기 위해 왔다며 6월 9일자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성금모금을 위해 만든 팸플릿을 들고 있다. 그 헤드라인이 “함께 만들자 식민지역사박물관 in Seoul” “식민지주의의 청산과 동아시아의 평화를 지향하여” 이다. 그 배경으로 쓰인 사진에는 1915년 일본 제국주의 식민통치를 선전하는 “시정5년 기념물산 공진회 기념사진”으로 조선총독부 초대 총독인 데라우치 마사타케의 치적과 일본의 식민통치 5주년을 기념하는 박람회에 쓰였던 경복궁 근정전에 일장기가 달려있다.

▲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에서 모금을 위해 배포한 팜플렛

팜플렛의 아래쪽에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植民地歴史博物館」と日本をつなぐ会: https://rekishimuseum.jimdo.com/)이라는 단체명이 보인다.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았다. 2017년 11월 8일 기준 12단체에서 798명이 10,345,000엔을 기증한 것으로 나와 있다.

▲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건설찬동금보고 현황

<식민지역사박물관 뉴스레터>에서 이이화 위원장은 “2018년 8월 29일, ‘일본제국주의가 한국강제병합을 세계에 선포한 날’ 우리가 일을 수 없는 이 <역사적인 날>에 식민지역사박물관을 개관하게 되었습니다.”라며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 이이화 위원장의 뉴스레터

그런데 “식민지역사박물관전시실의 모니터링을 개시하였습니다”라는 신청안내문에서는 “2018년 8월 29일, <한국병합에 관한 조약>이 공포된 <역사적인 날>에 식민지 역사박물관을 개관하였습니다”라며 모니터링 관람신청을 접수하는 방법을 지도와 함께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신청접수는 식민지역사박물관 홈페이지(http://historymuseum.or.kr)에서 받고 있었다.

▲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 "식민지역사박물관전시실 모니터링을 개시하였습니다"라는 모니터링 참가 신청안내

아무리 성금에 동참한 일본측 단체들을 배려한 것이라 하더라도 쓰여진 용어들이 지나치게 저자세이다.

“모니터링”은 무엇인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확인을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또한 일본측에 모니터링 참가 요청하는 신청안내서에 일본인들에게 <역사적인 날>은 <한국병합에 관한 조약>을 세계 만방에 공포한 자랑스러운 날로 읽힌다.  애초에 이들에게 <반성>과 <사죄>를 기대하고 “식민지주의 청산”과 나아가 “동아시아 평화를 지향”한다는 것은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가해자는 반성, 사죄 할 것이 없고, 피해자가 반성해야 동아시아의 평화로 갈 수 있는 이상한 출발이다.

이이화 건립위원장의 연합뉴스와의 인터뷰 - 그것도 8.15일에 민족문제연구소 이름으로 홈페이지에 올려진 글과 대표 사진들을 보니,  ''한국의 통치권을 예전부터 친하고 믿고 의지하고 우러르던 이웃나라 대일본 황제폐하께 양여한다'' 는 친절한 내용 설명과 함께 <순종의 칙유> 사진과, <병합기념 조선사진첩>을 올려 놓았다. “전시 자료에 기증된 소중한 기증품이 수만 점”이라면서 하필 '순종칙유' 와 '병합기념 조선사진첩' 이라니, 이는 “강제 합병한 것이 아니라 조선민들이 원해서.” 라고 주장하는 일본 우익의 음흉한 전략과 매우 닮았다. 그들은 “언제까지 과거에만 매달릴 것인가? 과거는 빨리 잊고 화해와 미래를 향해 가자” 면서도 자신들의 핵심가치는 절대 놓치지 않는다. 그 것은 바로 <명분>, <용어>이다. 한자를 사용하는 그들의 본 뜻이 헷갈릴 리 없다. 숨기고 싶은 부끄러운 과거 용어는 그 본질을 흐리는 애매한 용어로 사용하고, 자신들의 영광스런 과거를 드러내고 싶은 용어는 더 화려하고 명확한 용어를 사용 할 뿐이다.

▲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이이화 위원장(촬영 성서호) - 2018년 8월 15일자 민족문제연구소 홈페이지 게재 자료
▲ 이이화 위원장이 연합뉴스와 인터뷰한 내용 - 순종의 칙유(민족문제연구소 제공 = 연합뉴스) 2018년 8월 15일자 민족문제연구소 홈페이지 게재
▲ 이이화 위원장이 연합뉴스와 인터뷰한 내용 - 병합기념 조선 사진첩(민족문제연구소 제공 = 연합뉴스) 2018년 8월 15일자 민족문제연구소 홈페이지 게재
▲ 이이화 위원장이 연합뉴스와 인터뷰한 내용 - 2018년 8월 15일자 민족문제연구소 홈페이지 게재

그들이 선택한 <가해자 용어>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증거’가 되고 또 다른 ‘사실’이 되고 ‘역사’가 되어 간다. 그래서 더더욱 그들은 장기간의 전략에 맞춰 <용어>와 <명분>에 집착한다. 한글의 원형이라고 주장하던 <신대문자> 사기사건, 셀프 매립 <고대유물> 사기사건, 학계에서는 이미 근거가 희박한 것으로 알려진 <임나일본부>설을 수 백 년 동안 “고토회복”의 명분으로 침략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나, 끊임없이 국방백서를 통해 ‘독도도발’을 일삼는 행태 모두 의도가 있는 그들의 선택이다. 

이 대표사진과 교묘한 편집이 연구소 내부의 의견이라면 일본우익들 입장에서는 상을 주어도 모자람이 없이 감사한 일일 것이며, 민족문제 연구소의 의견과 상관없는 연합뉴스의 편집자의 판단이었다면 애초 식민지박물관을 개관하는 목적으로 내세웠던 취지와 부합하는 선택이었는지 신중하게 확인했어야만 했다.  일본정부와 우익들은 '용어' 와 '명분'에 무섭도록 집착한다. 대표적인 것이 가해자 용어인 '위안부'이다. 가해주체를 숨기고 피해자에게 잘못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일본군 성 노예 피해자’로 명확히 적시했어야 했다. 항간에 명성황후 시해 장소 근처에 있던 ‘일본인들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되고 시신이 불태워지는 모습의 벽화’가 건천궁 복원 과정에 일본자금과 로비로 없어졌다는 이야기도 신빙성 있게 들린다. 그들은 <명분>과 <용어> 하나만 지킨다면 그 어떤 비용도 감수한다. '식민지' 라는 용어도 그런 연장에서 줄을 댄 게 아니길 바랄 뿐이다.

지난 8월1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이화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위원장은 ''우리의 지향점은 과거를 반성하고, 진실을 밝히고 화해하는 것”이라며 “일본과 친일파들이 반성하도록 하고 이후 화해하자는 뜻” 이라며 “특히 청소년들에게 참신한 방법으로 식민지 역사를 알리기 위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힌다.  과연 어떤 참신한 프로그램이 나올지 기대가 된다.

하지만, 그 전에 우선 제대로 된 이름으로 바꾸기를 강력히 권장한다. 나는 식민(植民)이 아니다. 또한 이 땅은 식민의 땅(植民地)이 아니다. 우리는 이 땅의 주인으로서 저항하였고 고난은 있었으나 끝내 이겨낸 승리의 역사이다. 다시 말한다 나는 식민(植民)이 아니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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