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수희 의장으로부터 듣는다

10월 13일 일요일, 기자는 전남 광양에서 펼쳐진다는 빨치산 위령제를 취재하고자 현장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로수희 의장을 만났다.

아침 8시에 사당역에서 출발한 버스에는 약 42명이 탑승하였는데, 대부분 빨치산과 깊은 깊은 사연을 갖고 있는 어르신들이었다. 마침 범민련 로수희 의장과 같은 자리에 앉게 되어 빨치산의 이모저모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필자: 빨치산이란 무엇인지요?

로의장: 1945년 해방 이후부터 1950년 6.25전쟁때까지 경상남도 하동군에서 활동했던 공산당 비정규군입니다. 즉 해방 후 남로당 활동에서 유격투쟁을 배합하여 저항하였는데, 이는 1948년 남한 단독 정부수립을 반대하는 투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미군정 당국은 1947년 8월 15일 기념대회의 옥외 개최를 금지시키고, 이를 구실삼아 남로당 부위원장 이기석 등 수많은 빨치산간부들을 구속하였으며, 모든 좌익계 신문을 폐쇄하였습니다. 미군정당국이 남로당을 비롯한 좌익 활동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과 주요핵심 인물에 대한 검거 열풍이, 남로당이 폭력전술로 노선을 바꾸게 한 주요 요인이 된 것입니다.

필자: 남로당 여순-순천사건이란 무엇인지요?

로의장: 남로당은 1948년 '5.10선거' 반대 투쟁을 통해 무장 투쟁 전술을 채택해서 비폭력적인 정치 투쟁을 지원합니다.

4.3 제주 항쟁의 여파로 1948년 10월 19일 전라남도 여수와 순천에서 남조선국방경비대 반란 사건이 일어납니다. 14연대는 반란 후 지리산으로 들어가서 11월 하순에 유격거점을 마련합니다. 각 지역의 남로당조직은 14연대 반란군이 주축이 된 지리산의 반란군과 합세해 곳곳에서 관공서를 습격합니다.

오늘 가는 전남 광양을 비롯하여 전북 남원, 무주, 장수와 경상남도 거창, 함양, 산청, 진주로 번져갑니다. 1949년 3월 육군본부는 호남지구 전투사령부를 중심으로 토벌작전을 벌이면서 반란군 홍순석 지도자가 사살되며 주력이 와해됩니다. 그러나 잔여 반란군이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민간인 출신 유격대원들이 충원됨으로써 유격대들은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할때까지 유격 투쟁을 전개합니다.

필자: 이승만 정부는 어찌 대처하였는지요?

로의장: 이승만은 1949년 10월부터 국민보도연맹 자수 기간을 설정하여 물리적 공격과 감시 체제에 나섰습니다. 국민보도연맹은 30만 조직원을 포괄하고 국가의 지원을 받으면서 반 좌파 투쟁에 동원되었습니다. 그러나 자수와 밀고가 장려되자 많은 좌파들이 전향하면서 좌파조직은 치명타를 받습니다.

필자: 그후 어떻게 되는지요?

로의장: 한국정부는 1949년 9월에 게릴라 근절과 지방 좌파 뿌리를 뽑기에 나섭니다. 매월 300~400명에 달했던 게릴라 사상자는 증가하여 8백명에서 천여명에 이릅니다. 결국 군경합동으로 마지막 동계 토벌숫자는 사살 365명, 생포 187명, 귀순 4,964명이라는 전과를 올리면서 1950년 3월에 막을 내립니다.

필자: 6.25 전쟁 후의 빨치산은 어찌 되는지요?

로의장: 인민군이 퇴각한 1950년 9월 이후 남은 인민군과 구 빨치산 그리고 인공 부역자 등이 모두 입산해 산간지대 인민 유격대의 숫자는 급격히 불어나게 됩니다.빨치산 숫자는 얼마나 되는지요? 전국적으로 5~8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정규 인민군 병력 중 대부분이 북상길을 택한 후 1950년 말에 약 2만5천명이 남게 됩니다. 이들중에는 점령치하에서 인공의 조직에 관여했다가 인민군이 후퇴하자 부역행위가 탄로나 처벌을 받을까봐 두려워 산으로 달아났던 사람이 많았습니다.

필자: 빨치산의 의의를 듣고 싶습니다.

로의장: 빨치산 투쟁은 기본적으로 미군과 한국정부의 좌익 탄압의 결과로 발생한 항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로수희씨는 누구인가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았더니 사진이 몇 장 있었으며, 그는 북에 104일간 머물렀다 귀남하셨다.

▲ 출처: 통일부, 판문점으로 귀환하는 로수희 부의장, 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추모행사에 참석을 위해 방북한 로수희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부의장이 5일 오후 귀남했다.
▲ 출처: 통일부, 판문점으로 귀환하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부의장.
▲ 로의장은 틈틈히 임진강의 임진각 통일전망대를 찾아 북을 향해 머물렀던 곳을 바라 보면서 "곧 통일이 된다!"고 말한다.(왼쪽부터 신인식, 민병수, 로수희, 고순계)

편집 :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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