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단' 한라에서 임진각까지 2019년 겨울 탈핵 순례 중

▲ 1월 11일에 오른 한라산 백록담의 눈 덮인 모습
▲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를 이끌고 있는 강원대 성원기 교수(오른쪽)과 총무 일을 맡아하고 있는 부산의 양은희 씨

성원기 강원대 전자공학과 교수가 이끌고 있는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단' 20여 명은 지금 이 시간 탈핵을 외치면서 제주 서귀포를 걷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월 10일 제주도청 앞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한라에서 백두를 넘어 핵 없는 세상'을 외치면서 걷고 있는 것이다.

▲ 성판악에서 백록담을 향해 오르고 있는 탈핵 순례단원들

이들이 굳이 이번에 제주를 찾은 것은 지난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천지에 올라 서로 손을 마주 잡고 번쩍 치켜올려 다시 한번 8천만 겨레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을 찾는다면 반드시 한라산에 올라 지난해의 백두산에서의 감동을 재연해 달라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자 하는 것이다.

▲ 한라산 정상 가까운 곳에서 내려다 보는 제주의 오름들

1979년 미국 스리마일 핵발전소 사고와 1986년 구 소련의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 사고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를 보면서 세계인들은 경악했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핵발전 선진국들이 차례로 핵발전소 폭발 사고를 일으켜 그렇게 안전하다고 떠들던 핵의 신화가 무너지면서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방사능에 피폭이 되어 서서히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지금 현재 24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거기에 더해서 박근혜 정부 때부터 짓고 있는 신고리 4호기, 신한울 1,2호기, 그리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 공론화 위원회의 결정에 의해서 지어지고 있는 신고리 5,6호기를 포함하면 전체 29기의 핵발전소가 지어서 가동될 계획이다. 좁은 땅덩어리에 핵발전 밀집도가 세계 최고인 한국은 그중 하나라도 사고가 나면 남한 땅은 전체가 중등도 방사능 오염 지역이 되고 만다.

문재인 정부가 탈핵을 선언했지만 신고리 5,6호기가 완공되어 수명이 다 하려면 2082년이 되어야 가능하다. 그렇다면 그 사이에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도 모르지만 지금도 발전소마다 가득 쌓여 처리에 고심하고 있는 고준위 핵폐기물(플루토늄)은 계속 늘어만 간다. 대책도 없는데 말이다.

▲ 탈핵희망 국토 도보순례의 모습

그래서 탈핵희망 국토도보 순례단은 지난 2013년 6월부터 여름과 겨울을 이용하여 1년에 2차례씩 총 10회 6010.2km를 걸으면서 탈핵을 외치고 있다. 그 날수가 340일에 이른다.

▲ 한라산 정상에서의 '핵 없는 세상'에 대한 기도회
▲ 한라산 정상에서 탈핵을 염원하는 학춤을 추고 있는 박소산 탈핵 순례단원

이들은 지난 1월 11일 한라산 성판악에서 시작하여 한라산 정상에 올라 '한라에서 백두를 넘어 전 세계의 모든 핵무기와 핵발전소의 폐기'를 위한 기도회를 가졌다. 그리고 탐라계곡을 따라 관음사까지 내려오는 것으로 첫날 일정은 마무리를 하고 둘째 날에는 관음사에서 출발하여 산천단에 들러 '핵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마음을 모아 한라의 천지신명께 드리는 축문을 낭독하면서 고유제를 지내기도 하였다.

▲ 삼천단에서 한라산 천지신명께 '탈핵을 염원하는 고유제'의 모습
▲ 탈핵순례길에 참가하여 삼천단에서의 고유제의 축문의 일부, 김광철 기자가 작성한 것이다.

오후에는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제주항까지 내려와 일정을 마쳤다. 삼일 째 되는 날부터는 제주항에서 출발하여 조천, 김녕, 성산, 표선, 남원, 서귀포, 강정, 화순, 고산, 한림, 애월, 제주도청, 제주항까지 전 제주도를 일주도로를 따라 순례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탈핵 순례길에서 '너븐숭이'를 찾기도 하고, 일제 때 있었던 해녀 항쟁의 상징인 기념탑을 찾기도 하면서 탈핵 순례를 하고 있다. 1월 17일에는 강정마을을 찾아 해군기지 반대 투쟁에 앞장섰던 사람들과 간담회도 예정되어 있다.

▲ '4.3평화공원'에서 제주 4.3에 대하여 설명하는 제주대 윤용택 교수
▲ 북촌 너븐숭이에서의 위령 춤을 추고 있는 박소산 씨

1월 10일 제주도청에서의 기자회견에는 마침 제주도청 앞에서 '제2공항 반대'와 '제주 영리병원 반대'를 외치면서 농성 중인 제주 지역 시민단체들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 박소산 씨의 '해녀항쟁기념탑' 앞에서의 학춤

 

▲ 제주도청 앞에서의 기자회견, 제2공항 반대, 영리병원 반대 농성자들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하였다.

우리의 요구

 

1. 우리는 조속한 북미 정상회담의 재개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한라산 등정이 이루어져 '한라에서 백두까지 핵 없는 한반도'의 조속한 실현을 간절히 염원한다.

1. 남북미의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합의를 지지하며, '완전한 비핵화'는 핵발전소도 포함되어야 한다.

1.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하여 미국과 북한은 진정성을 갖고 협상에 나서야 하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만이 아니라 '지구의 완전한 비핵화'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1. 한국 탈핵의 조기 달성을 위하여 문재인 정부가 앞장서서 2030년 대 탈핵을 목표로 탈핵 정책을 수정하라.

1. 삼일 혁명, 임정 수립 100주년을 맞는 올해, 에너지 자립 원년으로 삼고, 제주의 2030 탄소 제로 정책을 적극 지지한다.

1. 핵이 없고, 미세먼지가 없는 생명의 땅 한반도에서 안심하게 대대손손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들은 재생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라.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단은 12일간의 제주 탈핵 순례를 마치면 1월 24일 전남 영광 핵발전소 앞으로 이동하여 전주, 김제, 논산, 공주, 천안, 오산, 성남, 서울 광화문, 파주, 임진각까지 650km의 길을 걸어 2월 24일 겨울 순례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들은 주로 순례길의 성당과 성당을 이어서 걸으면서 숙박을 해결하고, 기도하면서 걷고 있다.

▲ 2019 겨울,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 일정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김광철 주주통신원  kkc08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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