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에 배경음악을 넣기 위해 부드럽고 편안한 음악을 찾았는데 곡들이 마땅치가 않았다. 적당한 곡이 없을까 고심하던 중 까마득히 잊고 있던 '랄프 바흐'의 곡이 불현듯 떠올랐다. 

예전에 내가 알던 사이트에서는 글쓴이들이 자신의 글에 배경음악을 넣곤 했는데 그의 곡 'A heaven full of violins'을 자주 사용하였다. 글이 주가 되어야 하기에 음악은 글 분위기에 어울리는 잔잔하고 조용한 곡을 깔았다. 영상물에도 어울릴 것 같아 사용해 보기로 하고 랄프 바흐의 음악들을 몇 곡 소개해 본다.

'A heaven full of violins'은 제목과 같이 바이올린이 천상에 가득차 울려 퍼지는 분위기를 전해주는 곡이다. 차분히 밀려드는 선율에 몸을 맡기면 잠시나마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A heaven full of violins : https://www.youtube.com/watch?v=cYJcyPAGRCE

'랄프 바흐(Ralf Bach)'는 독일 바바리아 출생의 뮤지션이다. 원래 이름은 'Ralf Eugen Barttenbach'이지만 보통 'Ralf Bach'라 줄여서 부른다. 그는 바이올린 연주자인 아버지 영향 하에 음악적 배경을 가진 가정에서 성장하였다. 또한 청소년기에는 페이팅 기술을 익히기도 했는데 내면의 감정을 그림에 담아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기타리스트로 출발한 그는 키보디스트로 전환하며 오르간, 피아노, 트럼펫, 플롯, 타악기, 아코디언 등 다양한 악기를 다루게 된다. 랄프 바하의 음악을 들어보면 한 곡 안에 여러 악기가 등장해 조화를 이루는 것을 알 수 있다. 트럼펫이 들어가 있어도 다른 악기와 잘 매치되어 자칫 날카로울 수 있는 금속성 소리가 튀지 않을 뿐 아니라 각 악기들이 서로 잘 스며들도록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 점이 그의 음악적 특색이라 할 수 있다.

'A heaven full of violins'도 기타, 피아노, 플롯, 트럼펫 등 여러 악기가 어우러져 연주되는데 플롯이 주 선율이 되어 흐를 때 기타나 피아노는 작고 조용히 주 선율을 받쳐주는 아름다운 곡이다. 하지만 나는 'Devotion(헌신)'이란 곡에 더 끌렸다. 자연 안에서 살아가는 뭇 생명들이 존엄한 생 앞에 겸허해짐을 선율로 그려냈다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헌신'이 주는 어감 때문에 그리 들렸는지도 모르지만... 

Devotion : https://www.youtube.com/watch?v=yclUcPSI4VI

그는 곡에다 자연의 소리를 집어 넣기도 한다. 실제로 그는 전원생활을 하고 그린피스 활동도 지원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음악 자체에서 맑고 깨끗한 자연의 향기가 흐르고 자연의 소리(주로 새소리)까지 넣으니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편안해지고 정화되는 느낌이다. 음악과 나와 자연이 어느새 한 공간에 함께하는...

'Dance of the moon goddess'도 빼놓을 수 없이 좋아했던 곡이다. 밝고 예뻐서다. 조용하고 차분한 곡을 계속 듣다보면 역으로 경쾌하고 발랄한 곡에 솔깃해지는 법. 그래서 빠져버린 ㅎㅎ. 달을 여신으로 표현하고 달 신이 춤을 춘다면 저런 이미지일까 상상해 보게 되는 곡이다.  

Dance of the moon goddess : https://www.youtube.com/watch?v=jtPDW51IOG4

마지막으로 Loving cello는 이제까진 몰랐던 곡인데 그의 곡들을 뒤지다 발견하였다. 꼭 소개하고 싶을 정도로 깊이 있고 멋진 곡이다. 첼로, 기타, 피아노, 트럼펫이 조화롭게 서로 대화하듯 이끌어가는 선율에 매료된다. 

Loving Cello : https://www.youtube.com/watch?v=RvNe3KwJS_A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양성숙 편집위원  ssooky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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