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외국인

대한 외국인이란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사는 외국인을 가리켜 대한 외국인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면 한국인이라는 기준은 과연 어떤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아마 얼마 전에 경험한 황당하면서도 마음 아픈 일 때문일 것이다. 2019년 새해가 금방 지난 어느 날 나는 사무실에서 조금 황당한 경험을 하였다.

아마 한 회사의 경리로 보이는 30대 후반의 한 여성이 내가 일하는 부서로 들어왔다. 나는 그 여인에게 여러 가지 업무에 대하여 안내하고 그가 잘못 요구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하여 원칙을 요구하였다. 그런데 전혀 뜻밖의 답변이 나왔다.

“말하는 말투를 보니 한국 사람 아닌 것 같은데 여기 직원 맞아요? 아르바이트로 여기 왔죠?

이전에도 이렇게 했는데 원칙을 따지는 분이 없었거든요. 직원은 그렇게 야박하게 요구하지 않아요. 여기 직원 아니죠? 아르바이트죠? 말하는 말투는 분명히 한국 사람 아닌데 직원을 데리고 오세요. ”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의 반복,

말하는 언어가 달라서 한국 사람이 아니다.

왜 전라도 사람, 경상도 사람, 제주도 사람들도 각각 자기들만의 사투리가 있는데 북한도 한민족이라고 말은 하면서 북한 사투리를 하면 한국 사람이 아닌 외국인, 외계인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하도 한국 사람이 아닌 아르바이트라고 그 여인이 말을 하니 옆에 있던 직원들이 황당해 아무말도 못하고 그 여인을 보기만 하는 나를 대신해주었다.

“그분 직원 맞습니다. 이번 인사이동으로 새로 부서에 온 9급 직원 맞습니다.”

그 여인은 언제 다 바뀌었냐며 당황한 말을 얼버무리면서 업무를 보고 나가는 마지막까지 나에게 사과도 하지 않고 가버렸다.

옆에 직원들이 저 분은 참 인성이 나쁘다며 나를 위로 하였지만 집으로 돌아와서도 또 지금까지 그 여인의 말을 털어버릴 수 없다.

고향이 북한인 사람들은 왜 고향의 말을 버려야만 사회에 융화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취업은 고사하고 가는 곳 마다 외국인 취급을 당해야 하는가?

고향의 말을 버리지 않으면 물 위의 기름방울처럼 사회에 떠도는 존재가 되는 것이 우리 탈북자들의 숙명인가? 이것이 진정한 통합이고 통일을 지향하는 것일까? 참 씁쓸하고 울적한 기분이 든다.

언어도 아니고 억양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사람이 아니다? 그 말의 뜻은 결국은 3만 여명의 탈북자들도 한국사람들이 소위 생각하,는 언어가 다른 대한 외국인에 포함 시켰다고 나는 감히 생각한다.

우리 3만여명의 탈북자들은 과연 어느나라 사람일까?

정말로 대한 외국인이란 말인가?

우리 3만 탈북자들은 언제면 이런 대한외국인의 아픈 상처를 받지 않을까.

 

편집 : 김혜성 객원편집위원
김혜성 객원편집위원  cherljuk1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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