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광화문 곳곳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오후 2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한국전력노동조합 주최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고객센터 파견 및 용역 노동자의 직접고용 정규직화 요구를 거부한 한국전력은 대통령과 정책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고 규탄했다. 

 

[ 입장문 ] 한전 고객센터 근무하는 상담사는 전국적으로 1,000명에 이른다. 국내 최대의 공기업이고 유일하게 전기를 판매하는 독점기업이기에 고객 응대도 일일 수만 건에 이른다. 많게는 하루 200여 건의 상담업무를 하면서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는 상담사들은 2년마다 계약이 갱신되는 파견 용역직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비정규직은 아니었다. 원래 고객센터 업무는 한전 직원이 해왔으나 외환위기 이후 광범위하게 진행된 공기업 민영화와 기능 조정으로 인해 회사에서 밀려났고 지금에 이르렀다. 문제는 사측이 정규직 전환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한전은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직접 고용에 대해서는 고용 승계 방식을 까다롭게 하고 현재 근무 인원보다 적은 수가 전환 대상이라며, 사실상 노조가 수용할 수 없는 안을 내놓고 있다. 자회사로 전환할 경우에는 현 근무자 전원을 채용하겠다면서도 우리는 정권과 정책에 따라 언제고 다시 민간의 손에 떠넘겨질 수 있는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다. 원래 한전 직원이었고, 지금껏 한전 직원들의 일을 해왔다면 한전의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뒤틀린 고용체계로 인한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첫걸음이다. 같은 일을 하면서 정규직은 높은 임금과 안정된 고용을 누리고, 비정규직은 최저임금과 고용불안에 떨어야 하는 지옥 같은 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 다 대한민국 최대의 공기업이자 상징과도 같은 한국전력공사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실천하고 정부의 정책을 성실히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의무와 책임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비정규직의 숙원인 직접 고용 요구를 저버리는 지금의 행태를 우리 노동조합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지난 24일 한전의 영업운영처장은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노조 위원장에게 '직접 고용은 절대 불가하니, 노조가 실력행사해보세요'라며 사실상 거부하였다. 비참함과 울분을 가슴에 새기고, 우리 고객센터 1천 조합원은 오늘부터 완전하고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쟁취할 때까지 총파업도 불사하는 단호한 투쟁에 나설 것이다. 지금껏 우리를 이토록 무시하고 깔봐왔던 한전사측 작태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죽기 살기의 각오로 실력행사에 들어가겠다. 우리는 더 이상 참지도, 침묵하지도, 이용당하지도 않을 것이다. 누구보다 뜨거운 투쟁으로 우리의 숙원을 반드시 쟁취할 것이다.      (한전노동조합)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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