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3월이 되면 그 어느 곳보다 먼저 봄을 알리는 봄꽃들이 낙원인 안산 풍도에서

▲ 우리나라의 남해안에서부터 전국적으로 분포하며, 만주 시베리아까지 분포한다고 한다. 봄에 올라오는 잎이 마치 노루의 귀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식물이다. 잎에는 솜털이 많이 나 있다. 부끄러워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는 봄꽃 노루귀

해마다 이맘 때, 전국 산야의 계곡 나무 밑동이나 바위틈을 뒤져보라. 어디에서나 고개를 숙이고 부끄럽게 봄을 맞고 있는 꽃이 있을 것이다. 흰색도 있고, 분홍색, 크기도 백 원짜리 동전만한 것에서부터 그보다는 좀 작은 것까지 다양하다.

나는 그 전에는 봄이 올 때면 연례행사처럼 천마산 팔현계곡을 많이 찾았다. 서울 근교에서 그곳만큼 봄꽃이 다양하고 좋은 곳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더 유명한 금대봉이나 태백산 등도 찾긴 하지만...

그런 곳들도 많이 찾다 보니 싫증이 나서 또 다른 곳, 다른 곳을 찾게 된다. 그러던 중 행정구역상은 경기도 안산시이지만 뱃길로는 충남 당진이 더 가까운 서해 바다에 떠 있는 섬 풍도를 몇 차례 찾았다. 이곳은 다른 지역에 비하여 꽃의 종류는 그리 다양하지 않지만 복수초도 그렇고, 바람꽃 종류의 꽃들의 꽃이 큰 특징이 있다.

2013년 3월 어느 토요일 이곳 풍도에서 만났던 노루귀 사진 한 장 가져온다.

▲ 3월이 되어 날이 좀 따뜻해지기 시작하면 바위 밑이나 나무 밑동에서 낙엽을 살며시 밀치고 올라와 봄 볕 한 줌 받아보려는 마음이 참으로 아련하게 다가오는 꽃이다. 울릉도에는 '섬노루귀'가 자라고 남해안과 제주도에는 '새끼노루귀'가 분포한다는데, 육지에서 멀지 않은 당진 앞에 떠 있는 섬 풍도의 노루귀는 유난히 그 기품이 넘쳐나 나그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노루귀

            김 광 철

 

겨울제국의 압제를 뚫고

숲속에 난 작은 길, 오솔길로

숨어 숨어 탈출해 나왔는가

해방과 자유를 향한

환희는 잠시 접었는가

분홍, 하양, 파랑의 옅은 톤이고

아직도 그 사선을 넘으며 조렸을

무거운 마음의 무게 짙게 배어난다

미지의 세상에 던져진 자의 막연한 두려움이런가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긴장감이런가

수줍게 수줍게 겅중 걸음으로 다가오는

내 아가의 순수함이런가

심장 뛰는 소리의 세찬 여진이

넘실거리는 풍도 바다에 이는 파도를 타고 있다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김광철 주주통신원  kkc08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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