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겸재 정선의 '청간정'

예전에 ‘간송 문화전’에서 겸재 정선이 그린 ‘청간정(淸澗亭)’을 보았다. 바위가 너무도 아름다웠다. 나도 저 바위를 그릴 수 있을까? 오랫동안 마음속으로만 그려보았던 바위를 용기 내어 그려보았다.

먼저 먹으로 그리고 먹이 완전히 마르기 전에 물을 칠해 먹이 살짝 번지게 한 다음 색을 입혔다. 아들이 그림을 보더니 “엄마, 바위가 너무 외로워요.“ 해서 앞에 작은 바위를 하나 더 넣었다. 그래도 외로운 것 같았다. 

외로워 보이는 것이 싫어 하늘을 좀 야하게 칠하고 하늘과 바다 경계를 좀 분명히 했다. 바위에 색을 더 입히고 포말도 진하게 넣어 좀 역동적 느낌이 나도록 다시 그렸다. 아무리 다시 그려도 바다 위에 올올하게 솟아있는 바위가 좀 외로워 보인다. 나는 전혀 외로운 사람이 아닌데... 할 수 없이 그림 제목은 ‘고암(孤巖)이 되었다. 이렇게 그려 겸재 정선이 싫어하면 어쩌지?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김미경 주주통신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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