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리 꽃                                 

                                                         

▲ 어청도 갯바위 참나리 꽃(1)

토양도 필요하지 않았어

그저 마음만 있으니 거기에만 필거야

시장기를 달래려 유리새 꽃술 먹기 전

영롱한 자태에 취해 그만 돌아가 버렸어

 

수분도 필요하지 않았어

그저 시간만 있으니 거기에만 필거야

밀려갔다 밀려오는 반복의 순간들로

하루종일 안개비, 과학은 밑창을 깔아버렸어

 

▲ 어청도 갯바위 참나리 꽃(2)

착한 햇살만이 필요했어

그저 한적한 갯바위, 거기에만 필거야

이성은 차디찬 골방의 연기 수준

광섬유 뿌리가 바위를 부숴버린 노동이었어

                          

파도 부숴지는 공간만이 필요했어

그저 누가 와서 올려다 보는 거기에만 필거야

생명의 힘은 이미 다 알아버린 수험생의 진실

이제 나도 분홍 얼굴하고 섬마을 역사를 기록할거야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박명수 주주통신원  kosen21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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