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은 금기어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생활 주변에서 ‘마약’이라는 단어가 무수하게 많은 명사에 접두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것도 먹는 음식에서 더욱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심각하게 생각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현상에 대해서 우려하고, 지적하는 경우를 과문한 탓인지 보지 못했다. 그냥 우스개로 보는 듯하다.

‘마약’은 사전적 정의로는 “마취나 환각 등을 일으키며, 습관성이 있어 여러 번 쓰면 중독이 되는 약물”이다. 그래서 마약에 중독되면, 그 중독 증상에서 헤어날 수 없게 되고 결국 사람을 몸과 마음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폐인으로 만든다.

‘마약’은 사람의 몸과 영혼을 갉아먹는 물질이다. 그래서 사람들을 마약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의약품으로 필요할 때에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마약에 접근하고 있다. 호기심과 괴로움을 일시적으로라도 모면하기 위하여, 심지어는 박수 받는 무대에서 내려 왔을 때의 헛헛함을 벗어나려 마약에 손을 대고 있고, 현재 이러한 사례는 미디어를 통하여 우리 모두에게 수시로 전해지고 있다. 전과는 달리 마약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좀 더 풍요로운 세상에 살다보니, 조금 더 자극이 필요한 것일까? 아마도 사회학자들이 그러한 원인들을 분석해서 결과를 내 놓을 것이지만 생활인의 한 사람으로서의 생각은 이렇다.

그동안 금기어인양 써 왔던 ‘마약’이라는 단어가 일상 생활환경 곳곳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것에 한 원인이 있다고 본다. 일상적으로 먹는 김밥이 ‘마약김밥’이 되고, 맛있는 빵에도 ‘마약빵’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 ‘마약’이 도처에서 누구나 다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밥이던, 빵이던 맛이 있다는 표현으로, 이것을 먹게 된다면 중독이 될 만큼 빠져 들게 될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이렇게 일상적으로 ‘마약’이라는 용어를 만나게 되다보니 어느새 우리는, 어느 것이 우리 몸과 정신을 망치는 마약인지, 어느 것이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 주는 마약인지를 구분하는 경계를 잊어버리게 되었다. ‘마약’이라는 용어를 함부로 사용한 결과이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약’이라는 용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특히 우리가 매일같이 먹는 음식 류에는 ‘마약’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아니 이것은 합의도 필요 없다. 그냥 상식적으로 그런 용어를 스스로 사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양치기 소년의 늑대’를 기억한다.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 진짜 마약의 위험에 노출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대비해야 한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박봉우 주주통신원  pakbw@k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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