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교 詩, '비 내리는 언덕 위에'를 읽다

2019년 10월 3일 저녁, 서울. 김해인 주주통신원l승인2019.10.04l수정2019.10.0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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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리데기, 가장 일찍 버려진 자이며 가장 깊이 잊혀진 자의 노래

그날은 아마도 비가 내렸지, 수고하며 짐진 자들아, 내게로 오라 은빛 빗방울들이 지상을 향하여 몸을 던지고 있었어, 가슴 속까지 비에 젖으며, 우리는 그 오솔길로 올라가고 있었지, 십자가를 든 신부와 세 딸과 어린 한 아들, 길은 길게 질퍽거렸어, 풀들이 비를 맞으며 몸을 뒤틀고 있었어, 삽살개 한 마리 앞으로 뛰어가고 있었어, 엷은 안개가 길목에 서 있다가 일행에게 인사했어, 오솔길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드디어 울음을 터뜨리며 주저앉았어, 신부님이 중얼거렸네, ‘수고하며 짐진 자들아 내게로 오라’

흰 날개 펄럭이며

아버지, 비 내리는 언덕 위에

서 계셨네

- 강 은교, ‘비 내리는 언덕 위에’

2.

And Jesus, looking at him, loved him, and said to hime, "You lack one thing : go, sell all that you have and give to the poor, and you will have treasure in heaven ; and come, follow me." (Mark 10:21)

'가라사대‘라는 말을 쓰지 않도록. 그들은 예스러운 문구를 좋아지만 내게는 낡은 수레에 싣고 싶어하는 권위일 뿐이니까.

스스로를 성도 聖徒 라고 호칭하는 것을 참아내도록. 내게는 상스러운 무리들에 지나지 않아 보이지만 서로 추켜세우는 그들만의 놀이에 불과하니까.

밧줄 kamilos 이 아닌 낙타 kamelos 가 왜 바늘귀를 통과해야 하는 이해할 수 없지만 받아들이도록. 애초부터 그들에게는 통과할 생각이 없었으니까.

예수는 분명히 말했다.

가진 모든 것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나를 따르라, 그러면 그것들은 하늘의 보물이 될 것이라고. 하나 이곳에는 땅에 보물을 쌓아두고서 예수를 따르노라고 합창하는 것들이 넘쳐난다. 여호와의 이름을 말하기만 하면 ‘권능’을 나눠받아 대한민국을 수호하겠노라, 세속의 권력은 전능함을 부여받은 자신의 발아래 놓여야 한다고 확신한다.  오래전 죽은 아론 Aaron 이 부활했으니 ‘가난함’은 예전에 사라진지 오래고 검소함과 소박함 또한 그 흔적을 찾기 어렵다.

이곳에서 그들의 하나님은 분노하지 않은 채 자신의 이름을 팔아 세력을 확장해나가는 것을 즐기는 듯 하다. 그는 원래 유대민족만의 신이었고 “I am who I am (Exodus 3;14)" 이라는 대답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감추었다.

이곳에서 그는 폐쇄적인 공동체의 우두머리로 자신을 재정의했다. - "I am who you want?" - 구원이 있다한들 코를 붙잡고 뛰쳐나간지 오래일 것이다.

3.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할 수 있다고 믿는가.

예수를 따르기 위해 가난한 이에게 - 교회가 아닌 -가진 모든 것을 나눠주겠는가?

당신의 하나님은 온전히 존재하는가, 혹은 누군가가 만들어낸 신념의 허수아비가 당신의 하나님인가.

나는 당신이 기독교인임을 끝내 믿지 않을 것이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심창식 편집위원

김해인 주주통신원  logca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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